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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민 한양대 R&SD전략센터장, “‘사람 살리는 연구’를 지원하고 추진할 것”
송기민 한양대 R&SD전략센터장, “‘사람 살리는 연구’를 지원하고 추진할 것”
  • 양도웅
  • 승인 2018.06.04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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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민 한양대 산학협력단 R&SD전략센터 센터장 인터뷰
송기민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교육방법과 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성급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종합하고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와 제천 화재 등을 보며 R&‘S’D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지난 달 30일에 만난 송기민 한양대 R&SD전략센터(이하 센터) 센터장의 말이다. 그는 “한양대는 R&D가 아니라 R&SD”라며 연구 목적과 관련지어 그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까지 연구개발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사회적 재난을 목도하며,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R&SD에서 S는 Solution으로, 사회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연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R&SD에서 엿보이는 한양대의 연구 방향성은, 송 센터장의 이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보건학 박사이자, 학부 때는 법학을 전공했다. 센터에 오기 전엔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에서 의료정책과 고령화 사회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런 이력을 갖고 있는 그에게 2014년 학교가 센터장을 맡아줄 것을 제의했다. 그는 “센터에 오고 난 뒤, 사실 걱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오랫동안 의료정책과 고령화 사회 연구를 한 경험이, 한 분야를 깊게 연구하는 공학 교수님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세계적으로 최근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가 몰리고 있는 분야가 ‘바이오’와 ‘메디컬’ 분야라는 점을 학교가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한양대의 순발력이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송 센터장은 학교의 발빠른 대처 중 하나로, 독일에서 들여온 13억원에 달하는 ‘교육용 기계’를 소개했다. 또한 그는 독일에서 2017년 초까지 갖고 있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전보다 구체화시킬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이 과연 실체가 있는 것이냐’라는 말들이 많다. 하지만 독일의 자동화공장에서 잡아야 하는 물건의 모양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며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로봇들을 보며 생각을 달리 하게 됐다.” 여기서 그는 학생들이 이런 로봇들을 직접 다뤄보고 설계해볼 필요가 있음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뒤에 나가게 될 산업현장은 이미 자동화·지능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그와 관련된 교육을 받지 않고 나가면, 적응하기 무척 힘들 것이다.” 독일에서 돌아온 그의 적극적인 건의로 학교 측은 이 기계를 들여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교육 방법과 내용이 무엇이냐는 구체적 물음에 송 센터장은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우리 사회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4차 산업혁명이 실제로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는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중에 있다고 봐야 한다. 이 상황에서 교육 방법을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들이 무엇을 배워야 할지는 앞으로 결정해야 될 사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교육방법과 내용이 무엇인지 이미 ‘결론’지은 사람들에게는 뼈아픈 지적일 수 있다. 다만 그는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종합하고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 센터장은 사회에 사명감을 갖고 연구하는 연구자들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훌륭한 연구자들이 연구계를 떠날까 두렵다. 그게 가장 우려스럽다. 연구 관련 행정이 지나치게 연구자들의 자율성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연구자들이 연구자 자신만을 위한 연구를 해서는 안 된다. 나도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람을 살리는 연구를 해야 한다. 단 연구자가 연구를 도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줘야 한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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