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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流 파도에 올라타려면 범부처 지원 필요
韓流 파도에 올라타려면 범부처 지원 필요
  • 이해나
  • 승인 2018.05.28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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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학당 16개소 신규 지정
지난해 9월 ‘2017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연수’에 참가한 52개국 132명의 세종학당 학습자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출처=세종학당재단
지난해 9월 ‘2017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연수’에 참가한 52개국 132명의 세종학당 학습자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출처=세종학당재단

한국어와 한국 문화의 영향권이 조금 더 넓어졌다.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와 세종학당재단(이사장 송향근)은 새로 지정된 13개국 16개소의 세종학당 명단을 발표했다. 특히 기존 세종학당이 없었던 핀란드, 에콰도르, 아제르바이잔에 신규 개설되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세종학당은 해외 기관의 신청을 받아 서류심사, 현지실사, 최종심사 등의 과정을 거쳐 지정된다. 올해 공모에는 31개국 56개 기관이 접수했으며, 최종 16개소가 선정돼 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56개 기관 가운데 18개 기관은 국립대·연방대·주립대 등 해외 주요대였다. 문체부는 “해외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보급하는 대표 브랜드로서 ‘세종학당’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11년만 174개 세종학당 vs 14년만 525개 공자학원

세종학당은 국외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보급 사업을 진행하는 교육기관이다. 2007년 몽골 울란바토르에 처음 개설돼 현재 전 세계 57개국에서 174개 세종학당이 운영 중이다.

세종학당 이전에도 재외 한국어 교육기관은 다수 존재했다. 교육부와 외교부의 지휘를 받던 한국학교, 교육부 관할이었던 한국교육원, 외교부가 운영하는 한글학교 등이 수강 대상 등에 따라 구분돼 운영된 것. 그러나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 수요가 늘어나고, 한국어 교육기관을 대표할 수 있는 전문적 브랜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난 2016년 재외 한국어 교육기관명이 모두 세종학당으로 통합됐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 수는 29만638명으로 도입 첫해인 1997년(2천692명)에 비해 108배 증가했다.

세종학당은 흔히 중국의 공자학원과 비교된다. 공자학원 역시 국외에 중국어와 중국 문화 보급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지난 2004년 서울에 최초로 설립돼 지난 2017년 말 기준 전 세계 146개국 525개소에 퍼져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1천개 공자학원 설립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국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공자학원의 수강생은 210만명에 달한다. 세종학당의 수강생은 지난해 말 기준 5만6천202명으로 국력이나 개소 수의 차이를 고려해도 차이가 크다.

“중국처럼 범정부 지원 필요”

중국은 공자학원의 최초 개소 17년 전인 1987년 이미 중국어와 중국 문화 전파를 위한 ‘國家對外漢語教學領導小組’를 만들었다. 실제로 공자학원은 이 기구에서 설립했다. 반면 세종학당은 2007년 최초로 개설됐지만 5년 후인 2012년에야 운영을 총괄하는 세종학당재단이 만들어졌다. 2009년 당시 목표는 ‘2015년까지 500개 세종학당 설립’이었지만 지난해 ‘2022년까지 200개 세종학당 설립’으로 하향 조정됐다.

한광현 세종학당재단 차장은 “공자학원은 최초 개설 비용만 1개소당 한화 4억원 수준”이라며 “세종학당의 예산은 공자학원의 10분의 1 정도”라고 말했다. 올해 세종학당의 예산은 220억6천4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5% 증가했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공자학원 지원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후진타오 당시 주석은 미국을 방문하며 시카고에 있는 공자학원을 방문해 전 세계에 공자학원을 홍보하기도 했다. 당시 후 주석은 “공자가 일반 미국 시민과 중국의 연결고리가 되기를 바란다”고도 말했다. 빠르게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공자학원과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경계해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는 캐나다와 미국의 일부 공자학원이 폐쇄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세종학당재단이 국내 외국인 유학생 1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5%만이 외국에서 공교육을 통해 한국어를 배웠다고 밝혔다. 사교육(34%)과 독학(25%)보다 낮은 순위였던 것. 세종학당의 확장과 홍보가 필요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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