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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 음악·미술·체육교과 평가방식 전환정책의 문제와 개선방안 토론회
쟁점 : 음악·미술·체육교과 평가방식 전환정책의 문제와 개선방안 토론회
  • 이은정 기자
  • 승인 2003.06.04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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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방살이 실상 거듭 확인 … 도마 위에 오른 교육부

상상력 고갈과 감수성 빈약의 예체능 교육에 대한 비판은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줄 세우기'식 입시정책과 맞물리면서 더욱 시들기 시작한 예체능 교육이 아직도 국어·영어·수학으로 대표되는 중심 과목에 셋방살이하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예체능 교육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왜곡된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예체능 교과 평가방식 전환 정책'은 기름 속에 던져진 불씨였다. 음악·미술·체육교과 평가방식을 등급부여방식에서 설명식 혹은 성패식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정책은 예체능 교과에 대한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고안된 것. 예체능 교육 평가방식 전환에 대한 반대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5월 14일 교육부에서는 올해 정책토론회와 공청회를 열고 내년부터 개선안을 시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음악·미술·체육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준)의 주최로 지난 2일 흥국생명 회의실에서는 '음악·미술·체육교과 평가방식 전환정책의 문제와 개선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미 교육부가 주최한 제1회 정책토론회가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만 달린 채 막을 내린 상태라 이번 토론회에 쏟아지는 관심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교육부, 교수, 교사, 학부모 등 논란의 각 주체들이 함께 자리를 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현 예체능 교육계의 실상과 교육부를 향한 성토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토론에 앞선 발제에서 류태호 고려대 교수(체육학)는 '교육적 가치를 상실한 체육 교육과 낙후된 환경'을 꼬집었으며, 이홍수 한국교원대 교수(음악교육)는 "교육은 기술을 중시하는 예능중심형 교과 체제이나, 평가는 인성 함양을 중시하는 예술중심형 교과 체제"라고 모순 지점을 지적했다. 박만용 부명고 교사는 단순히 예체능 교육에만 국한된 쟁점을 넘어 '교직 구조조정 및 계약직 전환'과 여과 없이 따르고 있는 '미국식 교육과정'의 문제점 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 모든 탓을 교육부의 잘못된 정책에만 돌리는 것도 석연치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논의의 본질은 뒤로 한 채 밥그릇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기 때문이다. 기조발제에서 김종건 한국교원대 교수(교육학과)는 "교육과정 구성이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 구성을 위한 합의의 과정은 치열한 전투의 장을 방불케 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하며 "교과이기주의가 영향을 줄 경우, 합리성과 정당성이 높은 교육과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한다.

곰곰이 들여다보면 전혀 상관없는 상당수의 과목들을 뭉뚱그려 부르는 '예체능 교육'이라는 어휘에는 이미 '예체능'이라 불리는 과목들이 우리의 교육과정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학교 현장의 '예체능 교육'의 실상을 보여주는 데에는 일정 정도 성공을 거둔 듯 했다. 실질적 논의의 물꼬를 틀 구체적인 대안·해결책 마련은 미흡했다. 현실만 가득한 채, 미래는 없는 듯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은정 기자 iris79@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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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대강사 2003-06-11 22:52:05
예체능교육이 국가에 의해서 교단에서 쫏겨나고 잇다. 이렇게 된 이유들 중에 먼저 예체능교육담당자들의 자질 문제가 거론되어야한다. 서울지역 모대학 교육대학원에서 고등학교 "음악교과서분석"이라는 과목을 강의한 적이 있다. 검인정된 5개의 음악교과서를 분석하는 이 과목을 맡으면서 나는 경악을 금치않을 수 없었다: 그 첫째 이유는 교과서의 많은 지식적 오류와 철자법상의 오류때문이며 두번째 이유는 교육대학원생들의 형편없는 자질 수준때문이었다. 예체능교육종사자들과 예체능계대학교수들 그들 자신의 지적 무능력이 이 시대 사회구성원들에게 설득력있게 자신의 전공분야의 교육적/사회적 필요성을 설명하는데 실패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다시 사회의 탓도 있다. 이 분야가 파이가 작은 파이인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파이가 크다면 인재들이 몰릴것이고 그러면 당연히 그 수준이 높아질 것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범재들만 모이는 곳이거나 아니면 극소수의 반사회적 천재들 혹은 가진 자들의 호화로운 2세들이 오락삼아 진입하는 곳이 이곳이다. 그러니 사회의 구성원들이여. 너무 예체능계교육종사자들을 탓하지 마라! 당신들은 모가 그리 잘났는가? 당신들도 고등학교때에 한번쯤 예술의 길을 꿈꾸다가 현실을 생각하여 인기과에 들어갈려고 발버둥치고 또 당신들의 배우자를 그런 인기과출신으로 기대하지 않는가? 혹 당신이 플라톤처럼 철저히 논리적으로 음악의 반사회적 위험성에 대해 고민한 현자라면 모를까, 그도 아니면서 여전히 형편없는 대중가요에 몸을 떠는 사람이라면 예체능계교육종사자들을 탓하지 마라!
그래서 그러는데, 이 글의 결론을 말한다. 인성교육 어쩌구 하는 말 하지 않을련다. 음악과목이 인성을 교육하는 과목인가? 음악과목은 음악산업의 수요자와 공급자의 질을 높히는 과목이다. 음악교육이 고교과정에서 퇴출된다면 한국의 음악산업의 공급자와 수요자의 질은 저하된다. 한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수준있고 까다로운 수요자의 존재는 중요하다. 까다로운 수요자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질좋은 상품이 나오는 것이며 그런 상품은 다시 수출되기에도 좋은 자격을 갖출 수 있다. 멍청한 음악 교육을 받은 한국의 음악수요자들을 열광케 하는 한국의 대중음악이 전세계 음반시장에서 맥을 못쓰는 건 당연하다. 음반시장 혹은 음악시장에서 한국은 수입국이다. 수출국이 되고 싶지 않은가? 그래서 GNP를 올리는데 음악산업이 몬가 기여한다면 어떨까? 교육부관리분들, 이 점을 생각해보신 적은 없는가? 음악미술쳬육교육뿐만아니라 이 분야 종사자들 모두를 산업역군이라 생각한다면 교육부가 아니라 산자부가 주관해야 할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