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에 본격 '의료 AI 시대' 열리나
2020년, 한국에 본격 '의료 AI 시대' 열리나
  • 양도웅
  • 승인 2018.05.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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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과기정통부 ‘AI 기반 정밀의료 솔루션’ 사업 출범식 개최 

현재 국내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세계시장보다 약 70.4% 높은 상황이다. 이를 반영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3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AI 기반 정밀의료 솔루션’ 사업 출범식을 가졌다. 사업 목표는 한국형 정밀의료 서비스 ‘닥터 앤서(Dr. Answer)’를 개발하는 것으로, 2020년까지 AI를 접목해 한국인에게 유독 발병하는 질병들에 대한 맞춤형 첨단 의료지원 서비스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3년간 총 35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25개의 의료기관과 19개 기업이 연구개발에 공동 참여할 예정이다. 

사업의 총괄주관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의 김종재 사업추진단장은 “동일질환이라도 개인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유전체정보 등에 따라 증상이 다르므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형 정밀의료의 해법을 찾고 개인 맞춤형 의료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김용수 차관은 “한국형 정밀의료의 새 지형을 그릴 수 있는 메디컬드림팀이 탄생했다”며 “미래형 먹거리인 의료 산업의 혁신뿐만 아니라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닥터 앤서’의 성공적 연구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I의 등장을 말할 때, 2016년은 상징적이다. 그해 3월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시합에서 4승 1패로 완승했다. 8개월 뒤인 11월 AI 엑소브레인이 <EBS> ‘장학퀴즈’에서 우승을 거뒀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12월 AI는 바둑, 퀴즈뿐만 아니라 암을 진료하는 의사에까지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암 치료에 AI가 나선 것이다. 

그 AI의 이름은 IBM사의 ‘왓슨 포 온콜로지(이하 왓슨)’다. 290여종의 의학저널과 전문문헌, 200여종의 의학교과서, 천200만쪽에 달하는 관련자료 등을 학습한 신참 의사였다. 국내에서는 가천대 길병원(원장 이근)이 왓슨을 최초로 채용했고, 이 AI 의사는 복부 통증으로 한 달 전에 내원해 대장암 3기 진단 후 수술을 받은 한 남성을 진료했다. 

왓슨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 재발방지를 위한 치료 솔루션을 찾는 것이었다. 왓슨이 찾아낸 솔루션은 베테랑 선배 의사가 내놓은 솔루션과 100% 일치했다. 당시 백정흠 길병원 AI기반 정밀의료추진단 기획실장은 “한 번 의견을 물었는데 내가 내놓은 의견과 거의 100% 일치하는 의견을 줬다”며 “해당 분야의 전문의뿐만 아니라 배우는 과정에 있는 전임의나 전공의들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신참 의사의 실력과 활용도를 높이 산 것이다.

지난 2016년 12월, 가천대 길병원 의사들이 신참 의사인 ‘왓슨’과 함께 진료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 의료 영역에서 AI가 확대될 경우, 기존의 인간 의사들은 AI와의 협업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보다 정확한 환자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출처=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암센터
지난 2016년 12월, 가천대 길병원 의사들이 신참 의사인 ‘왓슨’과 함께 진료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 의료 영역에서 AI가 확대될 경우, 기존의 인간 의사들은 AI와의 협업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보다 정확한 환자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출처=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암센터

1년여가 지난 현재, 하지만 추가로 왓슨을 채용한 병원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IBM은 꾸준히 입원 실인원수 기준 국내 5대 병원(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에 왓슨 채용을 요구했지만 다섯 병원 모두 난색을 표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작년부터 최근까지 IBM에서 왓슨 도입을 권유했고 내부설명회 개최도 요구했다”며 “하지만 왓슨을 최초로 도입한 길병원도 방문해봤지만 ‘마케팅 효과’ 외에는 뚜렷한 실효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왓슨이 가진 현재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해, 병원들이 의료AI 자체에 기대를 저버린 것은 아니다. 일례로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10월 한국MS와 ‘한국형 AI 정밀의료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병원들의 이런 움직임은 사람들이 AI의 효용성을 다른 분야보다 의료 분야에서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AI의 기초 기술인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개발 업체인 SAS가 미국에서 진행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응답자 500명 중 47%가 수술 중에도 기꺼이 AI의 도움을 받겠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중 50%가, 의사가 IoT(사물인터넷)를 활용해 환자의 생활방식을 분석하고 진단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답했다. 의료 AI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필요성이 대내외에 잠재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사회적 흐름을 고려한 정부의 이번 결정이 산업성장과 함께 보다 정확한 의료 서비스를 과연 제공할 수 있을지, 2020년이 기대된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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