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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심사장의 교수들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심사장의 교수들
  • 남송우 논설위원
  • 승인 2018.05.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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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봄 학기가 절반이 지나는 동안 개학과 동시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모든 대학들이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로 대학기본역량·진단·대면평가는 끝났지만, 결과 발표를 앞두고 모든 대학들은 또 한 번의 긴장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 평가 역시 지난 번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와 마찬가지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평가지표가 몇 가지 수정되고 그 평가항목별 점수가 조금 달라진 것 외는 그 골격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번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자율개선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으로 확실하게 구분되어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율개선대학에 속한 대학들은 교육부로부터 일반재정지원을 받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대학들은 재정지원 제한뿐만 아니라, 정원감축까지 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각 대학들은 자율개선대학에 속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평가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됐다. 평가 결과가 나쁘면 결국 대학의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이다. 대학의 발전이 궁극적으로는 그 나라의 발전을 견인한다는 차원에서 객관적인 대학 평가는 필요하다. 그리고 온당한 평가는 현재의 한국대학 교육이 지니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반드시 거쳐나가야 할 하나의 과정이다.

그런데 대학평가가 이렇게 일률적인 줄 세우기 형태로만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갈수록 다원화되고 전문화된 시대에 대학 역시 다양성과 특성화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하면,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성과 특성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평가지표가 바뀌어야 하고, 모든 대학을 동일한 하나의 지표로 평가하는 1차원적인 평가는 지양돼야 한다.

이번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의 특징은 권역별로 평가를 한 점인데, 권역별로 묶어서 평가를 하는 것이 지닌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모든 지역의 대학들이 똑 같은 입장이 아니기에 부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국립과 사립대학을 동일한 선에서 평가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수도권 지역의 대학들은 불리할 수도 있다. 다른 지역 대학들도 이런 점은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이번의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역시 교육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 평가 사업의 주관 부서는 한국교육개발원이지만, 실질적인 방향과 내용은 교육부가 주관하고 있다. 대학의 평가가 궁극적으로 대학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평가 역시 대학 스스로가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율적이지 않은 계획과 정책들은 생명력을 가질 수 없고, 실천력을 담보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아직도 대학들이 교육부의 정책과 기획에 휘둘리면서 학교교육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그 동안 대학들이 자초한 결과이다. 대학 스스로의 힘, 자력을 키워오지 못하고, 교육의 논리보다는 자본의 논리에 함몰당한 결과다.

대학기본역량 진단 평가에 대면심사를 받기 위해 심사장에 모여든 대학인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대학의 자율성 확립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를 다시금 절감하게 했다. 90분 동안 계속되는 대면 평가에 대응할 각 대학에서 온 교수들을 심사장에 입실시키면서, 격려를 위해 같이 온 대학교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광경은 낯설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했다. 마치 수험생을 격려하는 듯한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소모적인 에너지를 대학의 교육과 연구에로 전환시킬 수 있는 날은 언제쯤 가능할 것인가?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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