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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총장 직선제 점진적 쟁취 위해 ‘밀당’ 필요한 시점”
“사립대, 총장 직선제 점진적 쟁취 위해 ‘밀당’ 필요한 시점”
  • 이해나
  • 승인 2018.05.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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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내 총장 선출 방식 논의 활발

올해 새 총장 선임을 앞둔 사립대는 고려대·경희대·성균관대 등 총 30여개교에 달한다. 법인이 선임하는 소위 ‘집사’ 총장을 각종 사학비리의 원흉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5월 이화여대(총장 김혜숙)가 개교 131년 만에 첫 직선제 총장을 배출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30일 성신여대(총장 김호성)도 새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게 되면서 대학가에 총장 직선제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직선제 쟁취는 시기상조라고 보는 사립대 교수들은 학내 구성원의 의견 반영 제도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원광대(총장 김도종)에서는 ‘2018 교협 포럼 및 총장후보선출(안) 공청회’가 열렸다. 교수가 대학 발전 주체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모색해보는 자리로, 원광대 교수협의회가 만든 총장후보선출안에 대해 의견을 듣는 시간도 포함돼 있었다. 원광대 교협은 학내 구성원으로 이뤄진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선거를 주관하고, 최다득표를 얻은 2인을 총장후보로 추천해 법인이 최종 선임하는 간선제 방식을 제안했다.

이서울 원광대 교수협의회장은 “총장 직선제에 반대하는 교수도 30% 정도 있고, 사립학교법상 총장 임명권은 법인에 있다”며 “완벽한 총장 직선제는 아니지만 법인과 ‘밀당’(밀고 당기기의 줄임말)을 통해 서서히 (직선제를) 쟁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호인 전주대 총장은 지난해 8월 취임했다. 이 총장의 임기는 4년으로 아직 새 총장 선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전주대 교수회 측은 지난 2일 ‘사립대학의 민주화와 총장선임 방법’을 주제로 연찬회를 열었다. 김창민 전주대 교수회장은 “새 총장 선임까지 여유가 있어 이해당사자의 개입이 적은 지금이 (총장 선임 방법을 논하기에) 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회장은 “법인이 선임한 총장은 학내 구성원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학내 갈등의 주요 요인이 된다”며 “꼭 직선제까지는 아니더라도 구성원의 뜻이나 의지가 총장 선임에 반영이 돼야 학교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학가에 총장 선출 방식 논의가 활발해진 데는 학생을 중심으로 총장 직선제를 쟁취한 이화여대가 도화선 역할을 했다. 그러나 박순준 한국사립대학교수회협의회(이하 사교련) 이사장은 “이화여대는 예외적 사례”라고 말했다. 대학의 본질은 학문을 연구하고 교육이 이뤄지는 곳이므로 이화여대 사례처럼 학생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교수 집단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사교련 민주적총장선출을위한특별위원회는 조선대(총장 강동완)를 이상적인 민주적 총장 선출 사례로 꼽았다. 1989년 이후 조선대 총장 선거는 교수평의회·직원노조·총학생회·총동창회가 모인 대학자치운영협의회(이하 대자협)가 주축이 돼 직선제로 치러져 왔다. 이봉주 조선대 교수평의회 의장은 “지난 2016년 법인 이사회가 총장 선출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하면서 학내 갈등을 빚었지만, 대자협과 지역 사회가 연대해 직선제를 사수했다”고 말했다. 선거권자의 집단별 가중치는 교원 76%, 정규직 직원 13%, 총학생회 7%, 총동창회 3% 기타 학내 구성원 및 지역 인사 1%였다.

정부, 국립대 총장 선거는 자율권 보장…사립대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해 8월 故 고현철 부산대 교수의 추도식에서 “국립대의 총장 후보 선출은 앞으로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며 “정부 재정지원사업 등으로 총장 간선제를 유도해 온 방식도 없애겠다”고 공표했다. 故 고현철 교수는 지난 2015년 총장 직선제 폐지에 항거해 투신했다. 정부와 국립대의 정책 방향이 총장 직선제를 향하고 있다면 사립대에 적용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일까. 私學의 특수성을 존중해 총장 직선제를 바로 도입하지는 못하더라도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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