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후보 중 전·현직 교수 47%…폴리페서의 교두보 됐나
교육감 후보 중 전·현직 교수 47%…폴리페서의 교두보 됐나
  • 이해나
  • 승인 2018.04.2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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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교육감선거, ‘대학교수 춘추전국시대’

4월 20일 오전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는 총 64명으로, 이 가운데 47%인 30명이 전·현직 대학교수였다. 교육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 2명 중 1명꼴로 교수인 셈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교육학부)는 “소위 ‘폴리페서’라고 불리는 정치적 야심을 가진 교수들이 정치권 진출을 위해 (교육감 선거를) 거쳐 가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며 “초·중등교사보다는 대학교수가 외부활동이 활발해 인지도를 쌓기 수월하므로 선출직에 나서기 유리한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수도권
現 서울시교육감인 조희연 前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는 지난 20일 예비후보에 등록하며 재선 도전을 알렸다. 예비후보 등록으로 직무가 정지된 조 교육감은 곧바로 진보 진영 단일화 경선에 참여한다. 경선 결과는 다음 달 5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로는 총 6명이 등록했지만, 조 교육감 이외에 교수 출신은 조영달 서울대 교수(사회교육과)뿐이다. 조영달 예비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교육 정책 멘토로도 유명하다. 중도를 표방하는 조영달 예비후보 측은 “진보·보수 어느 진영과도 단일화를 하지 않고 선거를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청연 前 교육감이 구속돼 현재 공석인 인천시교육감선거에는 총 4명의 예비후보가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교수 출신은 보수 진영의 최순자 前 인하대 총장이 유일하다. 그러나 고승의 前 덕신고 교장과의 보수 진영 단일화 과정이 순탄치는 않은 모습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거쳐 간 경기도교육감직을 두고는 특히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6명의 예비후보자 가운데 무려 4명이 교수다. 배종수 서울교대 명예교수(수학교육과)·송주명 한신대 교수(일본지역학)·이성대 신안산대 교수(기계설계과)는 진보 진영, 임해규 백석문화대 교수(유아교육과)는 보수 진영이다. 송주명 교수와 이성대 교수는 각각 김상곤 부총리의 경기도교육감 시절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의 원설계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내달 초 재선 도전을 공식화할 예정인 이재정 現 경기도교육감 역시 前 성공회대 총장 출신의 교수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달주 태안초 교장이 지난달 출마를 포기하면서 후보가 임해규 교수만 남게 돼 사실상 단일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진보 진영에서는 이재정 現 교육감이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해 11월 전교조 경기지부가 단체협약 해지·노조 전임자 복귀 명령 등 법외노조 후속 조치를 통보받으며 이재정 교육감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영향으로 보인다. 배종수 예비후보 역시 독자 노선을 천명해 경기도교육감선거는 진보 후보 다수 대 보수 단일화 후보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강원
전교조 강원지부장 출신의 민병희 現 강원도교육감은 지난 17일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고 다음 달 초 후보 등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민병희 교육감에게 도전장을 내민 예비후보자는 총 3명으로 이 가운데 2명이 현직 교수다.
박정원 상지대 교수(경제학과)는 진보 진영, 원병관 前 강원도립대 총장은 중도 인사로 분류된다. 진보 진영에서는 아직 단일화 관련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 원병관 前 총장은 중도를 자처하지만 신경호 前 춘천교육장과 범보수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다.

충청
前 한밭대 총장으로 역시 교수 출신인 설동호 現 대전시교육감은 재선 도전을 위해 출마 시기를 고심 중이다. 중도보수 성향인 설동호 교육감은 ‘민주진보교육감 후보단일화를 위한 대전교육희망2018’에 의해 진보 진영 단일화 후보로 추대된 성광진 前 전교조 대전지부장과 맞붙게 된다.

최교진 現 세종시교육감의 재선 도전은 아직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지역에서는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진보 인사인 최교진 교육감에 맞서 송명석 한국교원대 초빙교수(영어교육과), 최태호 중부대 교수(한국어학과)와 정원희 前 청주대 교수(일어일문학과)가 나선다. 진보 계열의 송명석 초빙교수와 중도 계열로 분류되는 최태호 교수·정원희 前 교수는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쳐 최교진 교육감에 맞설 계획이다.

충청북도는 현재까지 등록한 예비후보 2인이 모두 교수 출신이다. 보수 성향의 심의보 前 충청대 교수(아동보육과)와 황신모 前 청주대 총장이 진보 성향의 김병우 現 충북교육감에 맞선다. 김병우 교육감은 이번 주나 다음 달 초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두 예비후보는 보수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선출 방식에서 이견을 보여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지철 現 충남교육감 역시 김병우 교육감처럼 진보 성향이며, 재선 도전이 확실시된다. 충남교육감 선거에서는 명노희 충남미래교육연구원장이 단일 보수 후보로 나설 것으로 관측됐지만, 중도보수를 자처하는 조삼래 공주대 명예교수(생물학과)가 지난달 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명노희 후보와 조삼래 후보는 후보 단일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라
광주 지역 교육감 선거에는 3선에 도전하는 장휘국 現 교육감을 포함해 예비후보자 3인까지 모두 진보 성향의 인물이 출사표를 던졌다. 예비후보 3인 가운데 이정선 前 광주교대 총장, 최영태 전남대 교수(사학과) 등 2인이 현직 교수다. 정희곤 前 전교조 광주지부장을 포함한 예비후보 3인은 광주지역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가 추진하는 ‘혁신교육감 시민경선’의 후보 단일화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이정선 예비후보가 경선 과정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즉 장휘국 교육감-혁신교육감 시민경선 단일화 후보-이정선 예비후보 3파전이 펼쳐진다.

前 전북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인 김승환 現 교육감이 일찌감치 3선 도전을 선언한 전라북도 교육감 선거의 열기는 특히 뜨겁다. 현직을 유지 중인 김승환 교육감을 제외하고도 총 6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쳤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절반인 3명이 교수 출신이다. 김승환 교육감과 양강 체제를 구축 중인 서거석 前 전북대 총장과 유광찬 前 전주교대 총장,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사회교육과) 등이다. 이들은 명확히 정치 성향을 밝히진 않았지만 진보 계열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직 단일화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장만채 前 순천대 총장이 전남도지사직 출마를 위해 지난달 교육감에서 사퇴하면서 공석인 전남교육감직에는 3명의 예비후보가 도전했다. 이 가운데 교수 출신은 고석규 前 목포대 총장이 유일하다. 고석규 前 총장은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나,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교육감 출마를 암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상
부산에서는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힌 진보 계열 김석준 現 교육감에 맞서 보수 진영이 단일화 후보를 선출했다. 보수 단일화 후보인 김성진 교수와 김석준 現 교육감은 모두 부산대 교수 출신이다. 중도 계열 함진홍 前 신도교 교사가 가세해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진보-보수-중도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무난히 3선에 성공할 것으로 평가받았던 우동기 現 대구시교육감은 지난해 연말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다.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에 대구시장 출마설도 나돌았지만 아직 그의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다. 우동기 교육감은 前 영남대 총장 출신이다.‘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진 대구시교육감선거에는 지금까지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보수 단일화 후보인 강은희 前 여성가족부 장관을 제외한 김사열 경북대 교수, 홍덕률 前 대구대 총장이 교수 출신이다. 두 교수 모두 진보에 가까운 인사로 평가받지만 중도 계열을 표방하고 있다. 단일화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울산시교육감은 현직이었던 김복만 前 울산대 교수(산업정보경영공학부)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지난해 말 사임하면서 공석으로 남아있다. 지금까지 등록한 예비후보자만 7명으로 17개 시도 교육감선거 가운데 가장 많다. 7명 가운데 교수 출신은 중도 성향의 구광렬 울산대 교수가 유일하다. 구광렬 예비후보는 단일화에 비판적 입장이다.

이영우 現 경북교육감은 ‘3선연임제한’ 규정에 걸려 이번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무주공산을 노리는 경상북도 교육감선거 예비후보 6인 가운데 교수 출신은 4명이다. 김정수 前 한경대 객원교수, 안상섭 前 고려대 겸임교수, 임종식 경북대 겸임교수 등 대부분 후보가 보수를 표방하고 나선 가운데 중도 성향의 장규열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가 눈에 띈다. 장규열 교수는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고 선거 완주 의사를 밝혔다.

경남 지역에서 탄생한 진보 성향 교육감으로 화제를 모았던 박종훈 現 경남교육감은 아직 의사를 확실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재선 도전이 확실시된다. 현재까지 등록한 예비후보 4인 가운데 차재원 前 전교조 경남지부장을 제외한 3인이 범보수 계열로 분류된다. 보수 진영의 박성호 前 창원대 총장과 중도 성향의 김선유 前 진주교대 총장 등 범보수 계열이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단일화 방법 등에서 이견을 빚고 있다.

제주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전교조 제주지부장 출신 이석문 現 교육감과 유일한 예비후보 등록자인 보수 진영의 김광수 前 제주도교육의원의 2파전이 예상된다. 대학교수 출신 예비후보는 없다.

교육행정전문가인 한 교수는 “교육감은 결국 행정전문가”라며 “고등교육에서 특정 교과를 담당하던 교수들이 보통교육의 행정을 처리할 때 아무래도 전문성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고등교육 전문가가 왜 유·초·중등교육을 다루는 교육감직에 나서느냐’는 비판과 유사한 지적이다. 지역의 百年之大計를 다루는 수장을 뽑는 일이 지금처럼 별다른 행정 능력을 요하지 않는 방식으로 치러져도 좋을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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