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다시, 교육의 현장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학교를 다시, 교육의 현장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양도웅
  • 승인 2018.04.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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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를 찾아서 ⑫ 한국외대 교수협의회 김은경 회장

1987년 〈동아일보〉 10월 13일자에는 “한국외국어대 교수 2백여명은 12일 오후 5시반경 교내 본관1층 회의실에서 한국외국어대교수협의회 창립총회를 가졌다”라는 한 줄의 짤막한 기사가 실렸다. 외대 교협이 창립된 이날은 6월 항쟁의 요구인 대통령 직선제 개헌안을 당시 국회가 가결한 날이기도 했다. 현재 제20대 외대 교협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은경 교수(법학전문대학원·사진)는 “초창기의 교수님들께서는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우선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를 제창하신 뒤 회의를 진행하셨다”며 “그분들은 항상 나라를 먼저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약 30여년이 흐른 지금, 외대는 “교협의 위상이 높고 대학 측에서도 상당히 존중해주고 있다”(김은경 회장)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교협과 대학본부의 관계가 안정적인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일 김은경 회장을 그의 연구실에서 만나봤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 우선 외대 교수협의회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우리 외대 교협은 작년에 창립 30주년을 맞이했어요. 현재 제가 20대 회장을 맡고 있고요. 30주년을 맞아 지난 30년 동안의 자료를 찾아 정리하고 다른 교수님들과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초창기의 교수님들께서는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항상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를 제창한 뒤에 회의나 활동을 하셨더라고요. 그때는 사회 전체가 민주화를 위해 나아가던 시절이었고, 우리 교수님들께서도 거기에 적극 동참하셨던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저는 교협이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회와 학내 민주화가 일정 정도 달성된 지금 교협은, 대학이 교육기관으로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교수들은 어떠한 환경에서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과정에서 재단과 학교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도 하는 것이고요.”

△ 회장을 하신 지 1년이 조금 넘으셨는데, 지난 1년을 되돌아보신다면.
“저는 19대 부회장을 했고, 이어서 20대 회장을 하고 있어요. 대내외적으로 정치적인 변화와 가치관의 변화가 큰 시기에 회장에 취임하게 됐죠. 이런 풍랑의 시기에, 저는 대학을 교육의 장으로 되돌리는 데 교협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학생들이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분들이 여러 문제를 드러내시니, 학생들이 ‘푯대’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혼돈의 시대에 교육의 목표를 바로 세우자’가 취임했을 때의 목표였어요. 하지만 지난해 총장 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그 목표를 제대로 공론화해서 추진시킬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어요. 작년에 교협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정한 총장 선거를 치러냈고 좋은 의식을 가지신 분이 총장이 되셨으니, 올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보려고 해요.”

△ 외대는 총장 직선제가 잘 유지되고 있는 학교로 알고 있는데요.
“맞아요. 이 직선제를 도입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교협이 상당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교협의 위상이 높아요. 학교도 교협의 의사를 매우 존중해주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죠(웃음). 하지만 그 정도의 문제는 시스템이 운영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다고 생각해요. 교협과 학교가 약간의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면이 있고,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원칙은 아니지만, 대학 전체가 발전하는 데 바람직한 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현재 외대라는 대학이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에 대해 교협과 학교 모두 상호존중하고 있죠.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시스템에 대한 상호존중은 보기 드문 모습이기도 한데요.
“총장을 우리가 직접 선출했으니까요. 우리가 선출했기 때문에 학교에 협력할 수 있는 기반 자체가 만들어진 것이죠. 우리가 직접 선출한 총장을 손쉽게 반대하거나 끌어내리거나 해서는 곤란하죠. 잘한 게 있다면 칭찬과 응원도 해주고 못한 게 있다면 직접 이야기해서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총장을 직접 뽑은 우리의 몫이기도 하고요. 또한 총장 본인의 정체성이 교협에서 나왔기 때문에 교협의 의견을 가볍게 생각할 수도 없어요. 학교 구성원 전체가 학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뢰와 존중'이라는 배경이 만들어진 것이죠. 다른 많은 대학에 계신 교수님들께서 강하게 직선제를 요구하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거예요.” 

올해 초 외대교수협의회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양 캠퍼스에 모두 걸었다. 사진 제공=외대 교수협의회

△ 임기가 만 1년이 남으셨습니다. 그 기간 동안 추진하고 싶으신 게 있으신지요.
“저는 교수님들이 지나치게 연구로 내몰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연구가 좋지 않다는 말이 아니에요. 교육과 연구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풍토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죠. 연구에 지나치게 내몰리면서 교육자로서의 교수님들의 자존감이 무척이나 떨어져 있어요. 작년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수법 강연도 진행했고, 학생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자 재학생·신입생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이번 학기 초에 서울·글로벌캠퍼스에 모두 걸었어요. 학생들이 교수님들께 감사의 메시지도 보내주기도 했고요. 교수가 교육자이기도 하다는 것을 교수 자신과 학생들에게 모두 주지시키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교수님들의 자존감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가 제가 남은 임기동안 잘 풀고 싶은 숙제죠.  

△ 1년 뒤 취임할 21대 회장단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우리 교협이 지금까지 큰 무리 없이 30년 넘게 이어져왔다는 것, 그 역사와 전통에 자부심을 갖고 활동해주셨으면 해요. 학교와 재단이 학교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지를 잘 살펴주고, 특정 이익이 아닌 보편적인 이익을 위해 교협이 활동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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