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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자들의 인권선언, 권리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 강조
과학기술자들의 인권선언, 권리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 강조
  • 양도웅
  • 승인 2018.04.1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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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과학과 인권」을 주제로 제124회 한림원탁토론회 개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이명철, 이하 한림원)이 국내 과학기술계의 인권 의식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 지난 5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과학과 인권’을 주제로 제124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이명철 한림원 원장은 “과학기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 연구환경이나 제도, 문화 등을 살펴보고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위협받을 수 있는 보편인권에 대해 과학기술계가 해야 할 역할을 찾아야 한다”며 “과학기술인들이 스스로 학문의 자유를 지키고 의무를 행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다”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의 「세계인권선언의 의미」, 민동필 서울대 명예교수의 「과학, 인권 그리고 IHRN(국제한림원·학회인권네트워크)의 활동」, 이중원 서울시립대 교수(철학과)의 「과학인권: 개념과 실천」, 송세련 경희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의 「과학기술자 인권선언문」이 순서대로 발표됐다. 위 주제발표들 가운데 송세련 교수의 발표는 한림원 과학인권위원회(위원장 김유신, 부산대)에서 작성한 ‘과학기술자 인권선언문’의 초안을 소개한 것으로 주목을 요한다. 

이번 인권선언문 제정의 배경으로 송 교수는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 지 70주년의 시점에 인권보호가 국제적 화두임과 동시에 국내의 정치사회적 발달 과정의 주요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 “인권과 관련해 국제적인 공조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어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1948년에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 이후, 크게 변화한 과학기술과 정치사회적인 환경을 반영해 다시 한 번 인권에 대해 말할 필요가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이 인권선언문은 △인권에 대한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 △과학기술자의 인권 보호 △한림원의 인원보호 역할 등을 담고 있다. 첫 번째인 “인권에 대한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을 들여다보면,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류 사회의 공동체적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권리 및 기본적 자유와 평등의 실현을 최대한 촉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과학기술의 발전 결과가 인권을 침해하거나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존엄성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다가 올 미래 사회에서도 보편적인 인권에 대한 존중과 신장,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책임감 있게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이상의 성취를 위해 과학기술과 관련된 인권영향평가를 자발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등을 담고 있다. 과학기술인들의 권리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인들의 의무(사회적 책무)를, 인권선언문 서두에서부터 요구·강조했다. 

송세련 경희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인권과 관련해 과학기술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한림원

인권선언문을 발표하며 송 교수는 “인류 사회의 공동체적 발전에 기여하는 과학기술 발전과 다가올 미래 사회의 보편적 인권존중 및 지속적 성장을 위해 과학기술과 관련된 인권 영향 평가를 자발적으로 실시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국제적인 선도적 기준과 실행 양식을 참고하여 연구자 및 연구공조의 교류가 촉진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영향평가를 통해, 이번 인권선언이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과학기술인들의 철저한 이행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한편 김유신 부산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홍성욱 서울대 교수(생명과학부)는 현재의 국제적 연구 환경에서 실질적으로 개인이 책임질 수 있는 한계가 있다며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거버넌스’를 역설했다. 홍 교수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그 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며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는데, 연구의 분업화와 국제화는 연구자 본인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며 “과학기술 프로젝트의 성격도 변해서 국민의 세금에 의해 추진된 연구들이 비즈니스화되기도 하므로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보다는 사회적 거버넌스의 책임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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