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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자율성 강화는 '환영', 교육부 감사 능력은 '글쎄'
대학 자율성 강화는 '환영', 교육부 감사 능력은 '글쎄'
  • 이해나 기자
  • 승인 2018.03.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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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계획 확정 발표

지난 21일 교육부는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기존 8개 대학재정지원사업을 3개 유형(국립대학·일반재정지원·특수목적지원), 4개 사업(국립대학육성·대학혁신지원·산학협력·연구)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이 개편의 골자로, 대학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대학이 대학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호응이 뜨겁지만은 않다.

주요 개편 내용은 △국립대의 공적 역할 강화 위한 ‘국립대학 육성 사업’ 확대 추진 △대학의 교육역량 강화 위한 5개 사업(ACE+·자율역량강화, CK·특성화, PRIME·산업연계, CORE·인문, WE-UP·여성공학)을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통합 △특수목적지원사업은 산학협력(LINC+)과 연구(BK21 플러스)로 통‧폐합 등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내년 본격 추진에 앞서 올해 10개 내외 대학에 2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범 운영한다.

교육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 예산은 올해 기준 약 1조5천억원 규모에 이르지만 지금껏 사업 목표부터 성과 관리까지 정부 주도로 추진돼 왔다. 지원 정책이 복잡한 탓에 중복 지원이나 예산 낭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대학 자율성이 저해되고 다수의 재정 사업에 선정되려는 소모적 경쟁이 벌어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돈으로 대학 길들이기”라는 비난도 나왔다. 이번 사업 개편 계획은 그간의 비판을 반영한 결과다.

교육부는 이번 사업 개편 계획의 차별점으로 “대학이 스스로 수립한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재정을 지원하고, 사업비의 자율적 집행을 허용하는 것”을 꼽았다. 박순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동의대 사학과)은 “기존에는 지출 기준이 워낙 까다로워 사업비를 대학이 정작 필요한 곳에 쓰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사업비 자율 집행 허용은 환영할 만하지만 재정 운영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대학을 제재할 장치 마련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대학의 부정 비리가 확인되면 지원금 삭감, 지원 중단, 사업비 환수 등 철저한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 현장에서는 교육부의 감사 능력을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교육부 내 회계감사 전문인력이 부족해 문제를 제대로 짚어낼 역량이 없다는 것. 

박 이사장은 “교육부는 재정지원을 받는 대학 수도 늘리겠다고 했는데, 대학당 받게 될 지원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규모가 큰 대학에는 대학 발전이 아닌 연명·유지 수단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지원 정책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교육부의 충분한 고민 필요한 시점”

윤지관 한국대학학회장(덕성여대 영어영문학과)은 “사립대에서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것은 시장 지배 허용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혁신지원사업이 구조조정과 결합한 것도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의 Ⅱ유형(역량강화형)은 정원 감축이나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일부 역량강화대학에 지원한다. 윤 학회장은 “중장기 계획을 대학 자율성에 맡기면 통·폐합, 축소 등 구조조정으로 많은 연구자가 쫓겨나고 학생도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된다”며 “피폐해질 대학 교육 현장을 지키는 데 쓰이는 예산은 없어 교육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교육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은 상충하거나 한 대학이 중복으로 수령하는 등의 경우가 있었다. 재정지원사업을 따내기 위해 대학이 고유 특색을 잃고 교육부의 기준대로 서로 유사해지기도 했다. 이기홍 강원대 교수회장(사회학과)는 “그간 재정지원사업은 대학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여러 재정지원사업을 하나로 묶거나 대학 자율성을 강화하는 이번 정책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책 의도대로 대학재정지원사업이 운영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대학 자율성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교육부는 감시와 통제에만 집중해 대학 스스로 뭘 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성과가 양적으로 늘어났을지는 몰라도 실제 학문 발전이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 ‘先지원 後평가’ 방식이지만 교육부가 기존 평가 관행을 답습한다면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의 목적은 달성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편, 교육부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충남대(총장 오덕성)에서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계획과 올해 대학혁신지원사업 시범 운영에 대해 대학 관계자 대상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학 자율성 강화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교육부에 대한 신뢰는 높지 않은 상황. 현장 의견 수렴 후 구체화될 계획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해나 기자 rhn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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