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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자율고 진학 희망 줄어…고교 서열화 해결 징조일까
특목·자율고 진학 희망 줄어…고교 서열화 해결 징조일까
  • 이해나 기자
  • 승인 2018.03.19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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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사교육비, 예체능 및 취미·교양 사교육 비중 역대 최대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지출한 월평균 사교육비는 27만 1천원으로 지난 2007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3년부터 5년간 계속된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김영석 경상대 교수(일반사회교육과)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떠오르면서 수능은 물론 내신 준비를 위한 사교육까지 추가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6일 교육부와 통계청은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천484개 초·중·고교 학부모 약 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월평균 예체능 및 취미·교양 사교육비 지출의 상승폭은 전년 대비 12.9%(8천원)로 교과 사교육비 상승폭 3.4%(6천원)에 비해 가팔랐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27만 1천원 가운데 교과 사교육비는 19만 8천원, 예체능 및 취미·교양 사교육비는 7만 2천원을 차지한다. 사교육비 총액 가운데 예체능 및 취미?교양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27%)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2년 18%였던 것에 비해 5년 만에 9%p 상승한 것. 김영석 교수는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 영역 기재의 영향으로 보인다” 추측했다. 

교과 사교육의 경우 수강 목적은 △학교수업 보충·심화(48.8%) △선행학습(20.9%) △진학준비(17.0%) △불안심리(5.2%) 순이었다. 전년 대비 선행학습 목적과 진학준비 목적을 꼽은 비중은 각각 4.3%p, 1.5%p 하락했다. 학교수업 보충·심화 목적이나 불안심리 목적이 각각 4.7%p, 0.3%p 상승한 것과는 대비된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가운데 자녀의 일반계고 진학을 희망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중학생 자녀의 진학 희망 고등학교 유형 조사에 따르면 △일반계고(64.0%) △특성화고(10.0%) △자율고(9.2%) △과학고?외고?국제고 등(8.5%) △예체능고(7.3%)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일반계고 진학 희망률은 2.1%p 상승했지만 자율고 및 과학고?외고?국제고 등은 각각 1.0%p, 1.6%p 하락했다.

소위 ‘SKY’라 불리는 명문대의 특목·자율고 졸업생 선호 현상은 널리 알려진 바 있다. 2016년 교육기본통계 기준 2천353개 고교 가운데 특목·자사고의 비중은 4.8%(112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 2016년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입학생 1만1천812명의 출신고 유형을 분석한 결과, 36.8%가 특목·자율고(자율형 공립고 포함) 출신이었다. 일반고 출신자는 50.3%(5천940명)를 차지했다. 

올해부터는 특목·자율고의 우선선발권이 사라지고 일반고와 동시에 학생을 선발한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교육학과)는 “특목·자사고에 상향 지원했다가 떨어지는 위험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일반계고가 발전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 주도로 특목·자율고의 경쟁력을 약화시켰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것. 아직 고교 서열화 문제의 해결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망이다.

일반계고에 비해 특목·자율고 진학 희망자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과 사교육 참여율은 높다. 일반계고는 66%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1인당 월평균 27만원을 쓴다. 반면 특목고는 79.4%가 사교육을 받으며, 월평균 46만6천원을 사교육에 투자한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문제의 근원적 대책은 ‘공교육 정상화’에 있다”며 “학교생활기록부 기재항목 간소화, 정규교육과정 중심 기재를 통해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나 기자 rhn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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