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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호 새로 나온 책
912호 새로 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8.03.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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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말말

 

부채는 어떻게 인간을 통치하는가?

위기에 빠진 부채인간은 어떻게 된 것일까? 그의 주된 행동은 무엇일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그는 빚을 갚는다. 그는 끝없이 새로운 세금을 냄으로써 자신의 빚 곧 잘못에 대가를 치른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다.

2007년 이후, 새로운 거대 전유/징발(appropriation/expropriation) 방식이 작동하고 있다. 현재 존재하는 위기의 기원은 내력을 갖는다. 현재의 위기는 1970년대 후반에 시작됐으며 믿어지지 않는 부의 편중을 가져온 일련의 선택이 가져온 결과다. 신자유주의의 대표 주자라 할 미국의 경우, 국민의 1%가 국부의 40%를 소유하고 있다. 30년 동안, 99%의 미국인들은 15%가량 소득증대를 경험했다. 이러한 초기의 경제적 전유는 역시 믿어지지 않는 민주주의의 정치적 징발을 동반했다. 혁명가와는 거리가 먼 신 케인스주의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지적대로, 신자유주의자들은 ‘1%에 의한, 1%를 위한, 1%의 정부’를 강요하는 데 성공했다.

신자유주의적 전유 기준(또는 자의적 기준)에 따른다면, 세습재산을 소득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신자유주의자들의 자의적 기준이 눈에 띈다. 이번에는 프랑스의 예를 들어보자.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에 따르면, 2009년 상위 소득자 10%가 평균 최하위 소득자 10%의 6~7배에 가까운 삶의 수준을 누리고 있다. 세습재산의 경우, 최상우 10%가 최하위 10%보다 920배에 가까운 재산을 점유하고 있다. 

전 유럽적·지구적 차원에서 작동하는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제도는 우리에게 경제 정세를 따르는 긴축정책에 의해 조직되는 두 번째 대규모 징발을 설명해 준다. 이러한 조치는 배타적으로 국가 재정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고, 그 이후에야 생산과 성장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원칙적으로 조세에 의해 조직되는 이 두 번째 징발은 사실상 전략적 기능을 수행한다. 무엇보다도 조세정책이라 할 이러한 긴축정책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자본주의 전략 안에서 세금은 어떤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가?

마우리치오 랏자라또, 『부채통치』(허경 옮김, 갈무리, 2018.3) 2장 「이윤·금리·세금, 세 가지 포획 기구」 중에서

 

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 시곗바늘 위를 걷는 유쾌한 지적 탐험 | 사이먼 가필드 지음 | 남기철 옮김 | 다산초당 | 464

 

사람이 아침에 눈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시간을 확인하는 일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분초를 다투며 살게 되었을까 시간은 언제부터 돈이 되었나 저자는 자연의 시간에게서 인간의 시간으로 그 기준을 옮겨오기 시작한 기원을 찾는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은 인류가 시간에게 집착하거나 멀어지려고 애쓴 애증의 기록이다.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려고 애쓴 시간 관리 방법의 변천사부터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시간을 파는 시계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극명하게 갈리는 이 두 가지 태도에 주목해 시간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간다. 빅뱅 혹은 그 이전부터 시작하는 시간의 역사가 아닌, 인간과 시간의 관계만으로 살펴보는 역사를.

 

 

 

 

과학대통령 박정희신화를 넘어: 과학과 권력, 그리고 국가 | 김태호 엮음 | 김근배 외 지음 | 역사비평사 | 432

박정희의 여러 이미지 가운데 가장 생명력이 강한 것 중 하나가 과학대통령일 것이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이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을 거치면서 한국 과학기술자사회가 크게 성장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과학대통령이라는 말로 특정인의 리더십을 드높이고 한국 사회 전체의 성취를 개인에게 귀속시킬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특히 비판적 역사 연구라면 이러한 신화 만들기에 대해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과학대통령 박정희라는 거대한 그림자, 그 신화를 걷어내고 역사를 논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사람을 읽다 | 지순호·홍지희 지음 | 보아스 | 288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 그들의 모습은 결국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이 책은 일종의 자기계발서로서 사람들의 성격을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그것을 인간의 심리와 성격의 원형을 담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신들에 대입해 나와 타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이끌어주며, 각 성격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각 유형의 발전과 다른 유형과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심도 있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성격 패턴을 통해 내면의 동기를 이해함으로써 나 자신을 알고 남을 알면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고, 그런 원만한 인간관계는 이해와 포용에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김수영 전집 1·2: /산문 (김수영 사후 50주년 기념 결정판) | 김수영 지음 | 이영준 엮음 | 민음사 | 428/788

한국을 대표하는 참여시인인 김수영 시인(1921~1968)의 사후 50주년을 맞아 김수영 연구의 권위자이자 2009'김수영 육필시고 전집'을 펴낸 이영준 교수가 새로 엮은 '김수영 전집'(, 산문) 결정판이다. 2003년 판본의 크고 작은 오류들을 바로 잡았고 새로 발굴된 시 4, 미발표 시 3, 그리고 김수영 시의 태동과 시에 대한 단상을 읽어 낼 수 있는 미완성 초고 시 15편을 1권인 시편에, 공백으로 남아 있던 포로수용소 시절에 대한 기록을 포함해 22편의 산문과 다수의 일기 및 편지를 2권 산문편에 추가 수록해 354편의 김수영 작품을 총망라했다. 전반적 편집 체제를 수정하고 시각 자료를 풍성히 한 것도 장점이다.

 

 

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수습까지 총리의 기록 | 간 나오토 지음 | 김영춘·고종환 옮김 | 에코리브르 | 196

이 책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났을 때 간 나오토 전() 총리가 최고 책임자의 자리에서 경험한 일을 담은 기록이다. 지진, 쓰나미, 원전 사고가 일어난 시점부터 수습과정, 탈원전 결심까지 간 총리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 또한 원전 관련 법 제도와 구조적인 문제는 물론 사고 수습 과정에서 일본의 비상시 메커니즘, 정책 추진 과정, 정단 간 협조 등 일본정치를 이해하는 측면에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새 정부의 원전철폐 공약, 공론화 과정을 통한 원전 건설 재개, 포항지진으로 인한 원전 철폐 재주장 등으로 원전 정책을 고민하는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다시 쓰는 전쟁론: 손자와 클라우제비츠를 넘어 | 마틴 반 크레벨드 지음 | 강창부 옮김 | 한울엠플러스 | 272

전쟁은 인류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군사전략에 대한 양대 고전은 손자의 병법과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다. 이 책은 손자와 클라우제비츠가 살고 저술했던 시간과 공간의 전쟁이론과 현대의 전쟁이론 사이의 간극을 채우려고 시도된 책이다. 저자에 의하면 두 사람은 전쟁을 주로 고위 지휘관의 관점에서 서술했을 뿐, 그 원인이나 목적, 경제와의 관계, 군사기술 등에 대해서는 파고들지 않았다. 또한 참모업무, 병참, 정보, 전략의 본질과 결과, 해전, 항공전, 핵전쟁, 우주전, 사이버전, 전쟁법, 비대칭전도 개인적·시대적 한계로 인해 누락되고 말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공백과 누락을 채우려는 전쟁론 다시 쓰기에 임하고 있다.

 

 

 

 

동양미학론: 왜 아름다움이 인간의 본성인가 (대우휴먼사이언스 021) | 이상우 지음 | 아카넷 | 280

이 책에서 저자는 중국철학의 경계론을 자신의 철학으로 완성하여 경계(境界)’ 개념을 형식으로 삼고 ()’ 개념을 내용으로 삼은 독자적인 미학의 사유체계를 제시한다. 경계론은 아름다움()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미감 인성론을 주장한다. 경계론에서 인간의 본성은 인식을 초월하지만 라는 단일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성과 감정, 선과 악, 쾌와 불쾌 등 마음의 여러 현상들이 라는 개념으로 통섭되므로, ‘미감이 인간의 총체적인 인식이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을 아름다움으로 규정하였기 때문에, 저자는 필로소피(philosophy)’와 대비하여 필로칼로스(philokalos)’를 새롭게 제시하였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 증언 인문학 |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이미지연구소 엮음 | 김신식 외 지음 | 앨피 | 240

증언의 가능성은 민주주의의 가능성이자 인문학의 가능성이다.’ 민주주의는 관계의 문제다. 모든 권력은 관계를 통해 형상화되고 현실화된다. 민주주의가 불균등한 권력관계의 전복이자 정상화라 한다면, 그 정상화는 반드시 모든 사회적 관계의 약자와 피해자의 언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들의 언어가 증언이다. 하지만 증언은 쉽지 않다. 약자의 언어는 권력관계 속에서 재해석될 수밖에 없고 약자의 언어를 통해 권력이 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언을 포기할 수 없다. 오직 증언만이 기존의 관계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관계를 정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 저자들은 증언의 가능성을 찾아 나선다.

 

 

 

백년전쟁 1337~1453: 중세의 역사를 바꾼 영국-프랑스 간의 백년전쟁 이야기 | 데즈먼드 수어드 지음 | 최파일 옮김 | 미지북스 | 416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백년전쟁 이야기다. 1337년 프랑스의 필리프 6세가 당시 프랑스 왕위를 주장하던 에드워드 3세에게서 잉글랜드가 보유하고 있던 기옌 공국을 몰수하면서 시작된 일련의 전쟁들은 1453년 잉글랜드가 결국 기옌의 보르도를 상실하면서 끝났다. 이 책은 전쟁의 서막을 연 에드워드 3, 몸은 허약했지만 뛰어난 통찰력을 지녔던 샤를 5, 죽음 앞에 결국 무릎 꿇은 헨리 5, 백년전쟁 최고의 스타 잔 다르크 등 유럽 중세사에서 다채로운 빛을 발했던 인물들이 중세 유럽의 패권을 두고 벌인 파란만장한 무용담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백년전쟁은 왕위 계승권을 놓고 시작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근대 국가의 맹아를 잉태시켰다.

 

 

 

 

버추얼 창과 그물망 방패: 사이버 안보의 세계정치와 한국 | 김상배 지음 | 한울엠플러스 | 400

제목을 모순(矛盾)이라는 고사성어에서 유추한 이 책은 버추얼 창그물망 방패의 대결로 비유한 사이버 안보 세계정치의 구조와 동학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미래 국가전략에 대한 고민을 펼쳐놓는다. 저자는 사이버 안보를 전통적인 국가행위자들이 벌이는 국제정치가 아니라 복합적인 성격의 행위자들이 벌이는 다층적인 망제정치(網際政治)’의 시각에서 볼 것을 제안하면서, 사이버 안보 분야의 복합성을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적 분석틀로서 복합지정학네트워크 세계정치론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행위자들의 무수한 버추얼 창공격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그물망 방패의 구축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서구 근대성의 어두운 이면: 전 지구적 미래들과 탈식민적 선택들 | 월터 D. 미뇰로 지음 | 김영주·배윤기·하상복 옮김 | 현암사 | 672

이 책은 서구의 제국주의적 구상들에 의해 작동되고 통제되었던, 근대성의 수사학과 식민성의 논리라는 식민적 권력 매트릭스의 두 측면을 비판하고 전 지구적인 공동체적 미래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 저자는 서구 근대성 속에 감추어진 식민성의 문제와 근대성의 신기루를 비판하고, 식민성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식민적 선택, 그리고 근대성에 대한 대안으로서 미래의 새로운 공동체적 세계를 만들어나갈 다양한 방법을 학문의 영역을 넘나들며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그리고 근대적·서구적인 지식과 앎/인식의 원리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유럽의 제국적 인식론과는 다른 방식으로사유하고 그 사유를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

 

 

 

 

석복: 누릴 복을 아껴라 | 정민 지음 | 김영사 | 292

석복(惜福)’은 복을 아낀다는 뜻이다. 현재 누리고 있는 복을 소중히 여겨 더욱 몸을 낮추고, 검소하게 생활하여 복을 오래 누리는 것을 말한다. 옛사람들은 이 말을 사랑했다. 아껴둔 복은 저축해두었다가 함께 나눴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어떠한가 이 책은 멈춤과 절제를 모른 채 끝없이 야망을 향해 질주하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깊은 사유와 성찰을 네 글자의 행간에 담았으며, 100편의 글을 마음 간수, 공부의 요령, 발밑의 행복, 바로 보고 멀리 보자, 네 갈래로 나누었다. 석복은 한마디로 멈춤의 미학,’ ‘절제의 미학이다. 절제를 모르고 욕망의 화신이 되어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세상에서 멈추고 덜어내는 석복의 뜻이 깊다.

 

 

쇼와 유신: 성공한 쿠데타인가, 실패한 쿠데타인가 | 한상일 지음 | 까치 | 344

1930년대 일본, 1차 세계대전의 호황이 끝나고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재벌과 썩은 정치세력들을 몰아내고 국가개조를 꿈꾸던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로 쇼와 유신론자들이었다. 천황을 기점으로 한, 일본 혼의 부활을 외치며 2.26쿠데타를 일으킨 그들의 시도는 끝내는 실패했다. 2.26 쿠데타를 기점으로 일본의 정계와 재계는 군부가 중심이 되는 군국주의 국가로 거듭났으며, 일본주의가 주요 사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 모두는 일본 중심의 대동아공영권 실현을 위한 이념적인 틀이 되었다. 이 책은 일본이 군국주의화가 되는 기점에 있는 쇼와 유신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쇼와 유신의 배경부터 그 결말까지 살펴보고 있다.

 

 

 

 

 

스토리텔링 원론: 옛이야기로 보는 진짜 스토리의 코드 | 신동흔 지음 | 아카넷 | 316

저자는 세상 만유가 스토리적으로 존재하며 스토리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한다. 인간의 무의식적 인지는 스토리적으로 이루어지며, 그리하여 그 말하기와 행동도 스토리적 지향성을 발현한다. 저자는 이야기하는 존재라는 현상적 측면보다 스토리적인 존재라는 본질적 측면에 주목하여 호모 나랜스(Homo Narrans)’ 대신 호모 스토리언스(Homo Storiens)’로 인간의 존재를 명명한다. 인간의 스토리적 인지는 진짜 스토리가 숨 쉬고 있는 옛이야기에서 가장 순연하고도 강렬한 형태로 발현된다. 이는 상상력이라는 인지적 동력과 구비전승이라는 인지적 필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인지적 메커니즘을 체계적이면서도 쉽게 풀어낸다.

 

 

 

 

여로보암과 혁명의 역사 (구약성서 형성의 역사 02) | 로버트 B. 쿠트 지음 | 우택주·임상국 옮김 | 한울아카데미 | 232

구약 성서에서 최대의 미스터리 중 하나는 바로 남북 왕국의 분열이다. 솔로몬의 치하에서 최고의 번영을 누리던 이스라엘 왕국이 그의 사후 남북으로 분열되어 싸우다가 쇠퇴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한 성서의 기록은 상반된다. 하나는 솔로몬의 폭정 때문이라는 입장이며, 또 하나는 여로보암(Jeroboam)의 반역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이 중 전자의 입장, 즉 솔로몬의 폭정에 대항한 여로보암의 혁명을 옹호한 성서 저자가 엘로히스트로서 이 책은 그가 여로보암의 입장에서 성서를 기록하였다고 본다. 이 책은 이처럼 성서가 서로 대립하는 정치세력들의 투쟁과 타협의 산물이라고 함으로써 성서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여자들의 무질서 | 캐롤 페이트먼 지음 | 이평화·이성민 옮김 | 도서출판b | 348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책은 근대 민주주의 이론의 핵심에 존재하는 여자들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책의 제목은 여자들은 무질서한 본성 때문에 정치적 삶에 적합하지 않다고 한 루소의 글에서 따왔다. 17세기 서양에서 '개인들''남자들(men)'을 한정해 지칭하는 용어였다. 홉스를 제외한 정치이론가들은 자연적 자유와 평등을 남성만이 가진 생득적 권리라고 주장했으며, 그들은 성적 차이를 정치적 차이로 구성했다. 저자는 평등과 자유를 중시하는 민주주의가 어떻게 여성을 은폐·축소시켰는지를 규명하면서 오늘날 모든 정치와 이론에서 부차적 취급을 받는 여자들의 문제를 보편적·중심적인 문제로 사유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남성, 여성 그리고 강간의 역사 | 수전 브라운밀러 지음 | 박소영 옮김 | 오월의봄 | 696

여성들이여, 반격하라!’ 강간과의 전쟁을 선포한 치열하고 강력한 페미니즘 고전이다. 저자는 성폭력에 대한 획기적인 서술을 통해 강간이 한낱 정욕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폭력의 범죄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강간을 한 개인의 범죄 행위로 국한하기보다, 강간이라는 여성혐오적 범죄가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처리되는 전 과정을 문제 삼음으로써 남성연대라는 거미줄이 얼마나 촘촘하게 쳐져 있는지를 폭로한다. 강간의 오랜 역사는 물론, 남성 중심적으로 사회의 전 영역에 뿌리내리고 있는 강간 문화속에서 살아가는 지금 여성들의 현실에 몰두한 이 책은 미투(Me Too) 운동이 거세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깊은 영감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이순신의 7(정찬주 대하역사소설 전 7) |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 291~366

이 소설은 충무공 이순신이 1591년 전라 좌수사로 부임해 1598년 노량해전에서 최후를 맞기까지 '인간 이순신의 삶과 임진왜란 7년 전쟁'을 새롭게 조명한다. 작가가 그려낸 이순신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완전무결한 '영웅 이순신'이 아니라 백성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인간 이순신이다. 충청도 아산 사투리로 이야기하고, 용맹함 이면의 두려움을 드러내고, 결정 앞에서 고민하고 망설이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10여 년의 치밀한 취재와 철저한 고증으로 역사적 사실에 소설적 상상력을 더하고 있으며, 소설은 불굴의 민족혼과 오늘을 사는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참모습인 정체성을 밝히고 있다.

 

 

중유일기: 한시 짓는 개성상인 공성학의 1923년 중국 유람기 | 공성학 지음 | 박동욱·이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336

이 책은 일제강점기의 개성상인이자 문인이었던 공성학이 192341일부터 514일까지 43일 동안 일본을 경유하여 중국 여러 곳을 유람하면서 자신의 여정을 일기체 형식으로 정리한 여행기다. 개화기를 거치고 있던 조선인들에게 20세기 초 중국은 이미 중화의 후광이 사라진 뒤였다. 그렇다면 공성학의 눈에 비친 중국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성학이 재확인한 조선의 현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책에서 전통 문인과 근대적 기업가의 두 가지 시선으로 그려지는 새로운 중국의 모습을 통해 20세기 초 조선 지식인의 세계 인식을 만나볼 수 있다. 역자들은 중유일기를 최초로 번역하여 일제강점기 기행시문의 연구에 물꼬를 트고자 한다.

 

 

 

 

황원행 (·): 한국 근대 신문 최초 연작 장편소설 자료집 | 연세대학교 인문예술대학 국어국문학과 CK사업단 엮음 | 소명출판 | 344, 281

황원행(荒原行)은 한국 근대 신문 최초의 연작 장편소설이다. 192968일부터 1021일까지 동아일보에 총 131회 연재되었다. 당시 이 작품은 경성을 풍미한 다섯 명의 스타 작가와 다섯 명의 화가가 참여하여 야심차게 기획되었다. 참여한 작가는 염상섭, 이익상, 최상덕, 김기진, 현진건이며, 삽화가는 이승만, 안석주, 이용우, 이상범, 노수현이다. 현대문법의 교열과 주석으로 내용의 가독성을 높이고 1929년 원작의 삽화까지 그대로 수록하여 작품 전체를 최초로 복원했다. 황원행은 경성의 모던 걸 애라의 사랑과 몰락에 대한 이야기로 때로는 설렘을, 때로는 씁쓸함을 안겨준다. 당시의 말투와 시대상 또한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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