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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교양과목의 중요성
첫 교양과목의 중요성
  •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 승인 2018.03.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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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3월 봄 학기 개강과 함께 캠퍼스마다 활기가 넘친다. 기존 재학생들이 새 학기를 맞아 학교로 돌아온 탓도 있지만, 신입생들의 등장이 더 큰 이유다. 꿈을 안고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눈에 열망과 기대가 역동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리라. 대학 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이들의 가슴에 작은 희망의 등불을 달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신입생이 채 한 학기가 지나기 전에 자신이 입학한 대학이 입학 전에 꿈꾸어 오던 곳이 아님을 체득하게 된다. 꿈꿔 오던 전공을 선택했든 그렇지 못했든 신입생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선배들과 소통을 시작하면서 대학에서는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철저히 현실주의자가 돼야 함을 깨닫게 되고, 대학 생활 시작 전 가졌던 꿈은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대학입시를 위해 달려왔던 이들이 또다시 사회 진출을 위해 뭔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취업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선배들의 모습에서 자신이 처한 현실을 실감하기도 한다. 취업에 성공해 사회로 당당하게 나아가는 선배의 모습을 보며 고무되는 경우도 있지만, 취업문을 수없이 두드리다 절망하는 선배들의 모습에서 자신이 미래에 경험할 좌절을 추체험하기도 한다. 이것이 현재 대학의 모습임을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신입생들이 한 학기가 지나면 방황의 시간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시간이 어떤 학생에게는 자신을 더욱 강하게 키우는 약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학생에게는 힘든 고통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대학은 고통의 시간과 맞서는 학생들이 절망을 초극할 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기회는 교수와 학생의 개인적 만남을 통해 이뤄지기도 하지만, 수업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마다 신입생 위주로 편성되는 교양교과목의 충실한 운영이 중요한 이유다. 교양교과목 수업은 신입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대학의 본 모습을 처음 체험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주체적 사유를 훈련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교양 교육의 강화로 다양한 교과목을 개발해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대학들이 많다. 전국 대학 중 50개 이상이 교양 대학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교양교과목의 개발과 운영이 학생들의 흥미에만 초점을 맞추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영상세대의 관심사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교과목이 영상을 활용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흥미 유발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근본적으로 인간·사회·자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를 통합적으로 사유하고, 해석할 힘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힘은 궁극적으로 절망의 순간을 극복할 수 있는 근원적 뿌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 방식도 단순한 강의식을 넘어서야 하며,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의식하고, 토론하고, 토론한 바를 내재화할 수 있는 글쓰기로 나아가야 한다. 즉 깊은 사유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 주체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대학 신입생들이 고등학교 기간 이러한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에 수업 진행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훈련을 통해 서서히 체득시켜나가야 한다.

교양교과목의 운영을 위해 대학은 전공수업 이상의 운영 시스템과 지원을 교양교과목 교육에도 고려해야 한다. 신입생들에게는 첫 학기 교양교과목의 체험이 자신의 운명을 바꿔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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