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대학, 대학구조조정 거점대학으로 활용하자 
도립대학, 대학구조조정 거점대학으로 활용하자 
  • 한강희 전남도립대학교 사회복지과
  • 승인 2018.03.12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시 전문대를 생각한다

새 정부 들어서도 도립대학은 여전히 고등교육정책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도립대학은 국립대도 아니고, 수도권대도 아니고, 4년제 일반대도 아니다. 그렇다고 재원이 넉넉한 수도권 근동의 사립전문대도 아니다. 도립대학은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이고,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하는 전문대학이고, 국가의 하부조직인 광역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립대학이지만, 여전히 행정적으로 고등교육 사각지대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최근 교육부가 국립대, 사립대와 각각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대학과 공동으로 현안을 논의해 발전전략을 짜고, 국정과제도 현장에 스며들도록 하겠다는 뉴스는 도립대학 구성원들에 ‘우리가 이러려고 지역산업 인력양성에 매진했는가’라는 자괴감과 상실감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교육부-국립대 TF는 국립대의 ‘공공성·책무성’과 ‘지역사회 발전 기여’로 8백억 원의 국고를 투여해 ‘지역산업 클러스터 기반 지역선도대학’을 만들겠다는 취지가 흘러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번 교육부 기획에 도립대학만이 아니라 전문대가 통째로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가 고등교육의 40%를 차지하는 고등직업교육을, 지역균형 발전의 축으로 설립한 도립대학의 존재 자체를 사실상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전국 7개 도립대학은 20여년의 짧은 역사를 거쳐 대학무한경쟁시대, 대학구조조정국면에 들어선 작금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해당 지역의 산업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고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도립대학은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낙후된 지역에 사는 국민들의 자녀에게 저렴한 학비와 등록금, 기숙사비로 고등교육 기회 확대하는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도 일익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교육 수요자인 국민들은 도립대학의 실체적 진실인 위에서 언급한 설립 배경과 존재 의의를 짐작하지 못하고 있다. 도립대학은 여느 대학과 같이 국가 재정지원사업이나 기관평가인증 등 각종 평가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서 자체적인 컨설팅은 허다하게 진행한 경험이 있지만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 국가적 차원의 도립대학 종횡단 연구(구조개혁 연구)는 전무한 형편이다. 현 정부만큼은 반드시 짚어 보아야 할 대목이다. 어느 고등교육 컨퍼런스 때 교육부 고위공무원으로부터 ‘도립대학은 1년에 광역지자체로부터 5백억 원이나 받는 애물단지라면서요’, ‘도립대학은 대학운영이 다소 지장 받더라도 도의 특성을 살린 학과를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라는 현실과 한참 동떨어진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다. 전자는 국가(행정안전부)로부터 교수 및 직원(도립대학 평균 50여 명)의 급여를 지원받는 미미한 수준이고, 도 관련 학과 개설만 한다면 짐작건대 ‘대학평가 3종 지표’인 신입생 모집률, 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에 문제가 생겨 재정지원사업은 물론 대학기관평가인증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게 뻔하다. 국립대학과 같은 수준의 지속가능한 재정지원구조가 없는 현재의 상황에선 도립대학이 진정한 의미의 지역산업연계 특성화대학으로 거듭날 수 없다. 도립대학 역시 겉으로는 특성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여느 대학과 비슷한 유의 고만고만한 대학을 곧이곧대로 유지해야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공영형 사립대학’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일반대학을 포함한 전문대학의 90%가 사립대학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체제에서 선진국처럼 국가나 지자체가 담당할 몫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다. 직업교육 부문은 당위성이 더하다. 그런데 아직 미완성인, 게다가 공영형도 아닌 공립대학이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이미 존재하는 공립대학의 정기능을 충분히 살린 연후에 구조조정과 연계해 사립대학을 공영화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도립대학은 시설 미비 및 기반시설 노후화로 지속가능한 재정투자가 시급하다. 구성원의 인건비 지원에 머무르고 있는 공립대학인 도립대학에 지역발전특별회계 편성 등을 통해 공영의 기능과 역할을 충분히 살려 지역거점 직업교육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견고히 세워줄 것을 요청한다. 이는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길이면서 대학구조조정 거점대학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딛는 일이다. 국민 혈세로 교육백년대계, 직업교육천년대계를 재설계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고등교육부문 초미의 현안과제는 도립대학을 활성화하는 일이다. 

한강희 전남도립대학교 사회복지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