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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의 三重苦
전문대학의 三重苦
  • 강문상 인덕대 메카트로닉스과
  • 승인 2018.03.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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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문대를 생각한다

2018년은 전문대학들의 운명이 걸린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대학 기본역량진단 결과에 따라 자의적 또는 타의적 정원 감축을 해야 한다. 자율적 정원 감축 대상에 들어갈 경우 자진해서 정원 감축을 할 대학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평가에서 미흡한 대학은 재정지원 제한을 받고 대대적인 정원감축도 감내해야한다. 평가 하위대학들은 1차 대학구조개혁 평가 때 보다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 대학 존속의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학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입학인원의 감소로 인한 재정의 악화일 것이다. 거기에 반값등록금, 입학금의 단계별 폐지에 따라 재정의 악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대학과 비교해 전문대학들은 더욱 심한 재정 위기에 처하고 있다. 전문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입시의 어려움에 더해 다음과 같은 재정의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첫째, 일반대학에 비해 낮은 재정지원이다. 2017년 일반대학의 재정지원 사업은 11개인 반면 전문대학의 주요사업은 특성화사업, LINC, WCC 등 3개 정도의 사업에 한정되었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일반대학의 57.6%에 불과하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재정지원 금액의 차이는 무엇 때문인가? 학제가 짧기 때문에 재정 지원금이 적은 것일까. 과연 이유는 무엇일까.

둘째, 사립 전문대학의 재정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록금이 일반대학에 비해 낮다. 2017년 의학계열 및 신학대학 등을 제외한 서울 소재 사립대학들의 평균 등록금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일반대학의 경우 인문사회계열은 평균 686만4천원, 자연과학계열 813만1천원, 예체능계열 892만3천원, 공학계열 885만7천원 등이다. 전문대학은 인문사회계열 540만9천원, 자연과학계열 608만3천원, 예체능계열 645만4천원, 공학계열 657만원 등이다. 전문대학의 등록금은 일반대학의 72%에서 최대 79% 정도에 해당한다. 실험실습과 현장 연계교육이 많은 자연과학계열이나 공학계열은 74% 전후에 해당된다. 앞으로 폐지될 입학금도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 각각 평균 931천원, 753천원으로 전문대학이 일반대학의 80%정도이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어떤 차이 때문에 일반대학보다 등록금이 낮은 것일까. 

셋째, 기초학습부터 현장 실무교육 운영으로 재정의 어려움이 더욱 심하다. 대학 종류별 설립 기준은 다르고 설립목적도 다르다. 고등교육법 제28조에 일반대학의 설립목적은 “대학은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있다. 반면 전문대학은 제47조에 “전문대학은 사회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재능을 연마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있다. 고등교육법에 명시된 것처럼 일반대학은 연구중심, 전문대학은 현장 실무중심 교육을 한다고 이해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반대학은 대학원 과정이 같이 개설돼있다. 심오한 학술이론의 연구 응용은 대학원과정에서 담당하고 학부 과정은 대학원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기본 이론적 지식을 함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문대학은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 표준(NCS)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NCS 도입에 따라 비교과 과정의 직업 기초교육과 현장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장비 구입과 실습이 필수가 됐다. NCS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사용하는 동일의 고가 장비를 갖추어야만 한다. 더욱이 일반대학의 학생들보다 기초학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초학습을 위한 비교과 프로그램도 운영해야한다. 이런 모든 교육 프로그램들이 대학 평가에 반영된다. 전문대학으로서는 어려운 재정 형편에 교직원의 임금을 내리면서 까지 학생들의 역량 향상을 위한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고등교육법 대학설립목적에 명시된 봐와 같이 이론교육과 전문직업인 양성 교육을 비교할 때 과연 전문직업인 양성에 드는 교육비가 적을까. 대학 설립 목적을 보면 오히려 전문대학에 더 많은 교육비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문대학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일반대학과 비교해 재정지원이 적다고 더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전문대학들은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해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고가 장비를 구입하고 운영해야 한다. 기초학습에서 직업기초 까지 정규 교육과정에도 없는 교육에 투자를 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의 자녀가 전문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에 등록금을 올려 받을 수는 없다. 기초학력이 부족하고 사회적 약자들이 많은 전문대학생에 정책적이고 국가적인 배려로 일반 대학보다 더 지원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일반대학과 차별 없는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강문상 인덕대 메카트로닉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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