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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R&D 패러독스, 이번엔 극복 가능할까?
코리아 R&D 패러독스, 이번엔 극복 가능할까?
  • 문광호
  • 승인 2018.03.05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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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정부연구개발 투자방향 및 기준 공청회

 

올해 R&D 예산 편성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공청회가 지난달 28일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는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R&D 투자에 대한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번 공청회를 개최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도 정부R&D 투자 목표로 ‘연구자가 혁신을 주도하고 국민이 과학기술 성과를 체감하는 사람 중심의 국가R&D 투자 강화’를 제시했다. 

임대식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올해 R&D 예산은 19.7조원으로 세계 5위권이지만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서는 R&D 예산의 효과적인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2022년까지 기초연구 예산을 2조 5천억원까지 확대하고 부처별로 산재된 R&D 사업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패키지형 R&D 투자플랫폼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조발표를 맡은 김대기 과기정통부 연구예산총괄과장은 “우선적으로 R&D 투자 원칙을 정리했다”며 △과학기술 혁신 △국민경제 발전 △삶의 질 제고라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김 총괄과장은 “기초연구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적정 투자 기준을 마련해 지원 예측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연구자가 지속가능한 연구할 수 있도록 일시적 연구 단절 상황에 지급되는 ‘생애 기본연구비’를 신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연구계, 특정 분야 투자 편중 우려

백경희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패널 토론에서는 정부의 방향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들이 쏟아졌다. 기초분야 투자에는 자칫 특정 분야에 지원이 편중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태진 부경대 교수(미생물학과)는 “기초과학이라고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기초 분야에만 (지원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기초 학문 분야는 장기적 관점에서 균형 있는 투자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또 “기초연구를 분야별로 차등을 둬서 지원했으면 좋겠다”며 “분야에 따라서는 기계 하나 사면 연구비가 다 소진되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최석준 서울시립대 교수(경제학부) 역시 기초연구의 편중을 우려했다. “기초연구 연구비 제도화는 옳은 방향이지만 지원 방향이 기초과학 쪽에 쏠려있다”며 “공학이라든지 활성화되지 않은 분야의 신생연구자들에게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 인력 성장에 따른 정부의 공정한 평가와 지원 역할도 요구됐다. 이신두 서울대 교수(전기정보공학부)는 “최근 신진 교수들을 보면 교수들의 수준은 평준화돼 있다. 그러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기초연구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비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나타나는 연구계의 상황을 반영해 달라”고 말했다.

산업계, 기업과의 연결 고리 부재 지적

산업계는 연구 결과가 산업에 활용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현재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R&D조차 하향식으로 내려와서 수요자인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손 대표는 ”연구 결과를 활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게 많다“며 ”축적된 공공 R&D 결과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기업의 입장을 전했다.

김광무 참엔지니어링 신규사업본부 사장 역시 “기업과 R&D 투자를 연결하는 역할이 그간에는 부족했다”며 “산학 간에 가교 역할을 할 전문가 양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투자 방향의 보완을 요구했다.  

연구의 선순환을 위한 거시적 문제 제기도 있었다.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원장은 “세계적인 투자 규모에도 연구 성과가 혁신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은 코리아 R&D 패러독스라고 부를 수 있다”며 “최종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연구 과정도 봐야 한다. 창의적, 도전적 연구 위해서는 성실히 수행했지만 실패한 것 역시 연구 결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기정통부의 발표에 연구계와 산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패널들은 대체로 큰 틀에서는 공감하지만 현장의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번 공청회가 의견 수렴을 위한 자리였던 만큼 과기정통부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이를 얼마나 수용하느냐가 향후 R&D 투자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 문광호 기자 moonlit@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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