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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총장 ‘장기공석’ 해소? … 구성원 간 불협화음 남겼다
국립대 총장 ‘장기공석’ 해소? … 구성원 간 불협화음 남겼다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8.02.23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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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대·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임용, 공주대는 보류

총장 장기공석 상태에 놓여있던 전주교대,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송대)에 새 총장이 임용됐다.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김상곤)에 따르면, 14일 김우영 전주교대 교수(윤리교육과)와 유수노 방송대 교수(농학과)가 각각 해당 대학의 총장으로 임용됐다.

국립대 총장은 대학이 2명 이상 총장임용후보자를 선정해 추천하면 교육부 장관의 임용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임용제청을 거부하면서 전주교대는 35개월, 방송대는 40개월 간 총장 부재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가 꺼내놓은 것이 바로 ‘국립대 총장 임용제도 운영 개선방안(’17.8.)’이었다. 교육부는 과거 추천됐던 후보자들의 ‘적격’ 여부를 재심의해 해당 대학에 통보했고, 대학 구성원들의 적격 후보자 ‘수용’ 여부를 확인한 뒤에 후보자 임용제청 여부를 결정했다.

그러나 전주교대·방송대의 총장임용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적격 후보자 수용 여부를 놓고 구성원 간 의견이 상이해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대학 구성원들의 의사를 재확인하는 과정이 오히려 ‘학내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유다.

전주교대의 경우에는 1순위 후보와 2순위 후보 수용 여부를 놓고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교육부는 2015년에 추천됐던 후보자 2인을 ‘적격’으로 재심의하고 대학에 수용 여부를 요청했다. 전체 구성원들의 투표 결과, 1순위 후보 수용이 44.6%, 2순위 후보 수용이 46.6%로 나타났다. 이는 결과적으로 과거 투표 결과를 뒤집는 사례가 됐고, 교육부는 대학의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해 2순위 김우영 후보를 임용했다. 

 

방송대는 결국 교육부 ‘직권’으로 총장 임명

방송대는 마지막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총장 임용 절차가 진행됐다. 교육부가 2014년에 추천됐던 후보자 2인을 ‘적격’으로 재심의하고 대학에 수용 여부를 요청했으나, 예정된 기한까지 구성원 간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견수렴 과정에서 2순위 후보는 자진 사퇴했다.

대학 본부가 ‘총장임용후보자 선정관리위원회’를 통해 의견수렴 논의를 진행했지만, 구성원 간 입장이 상이하고 의견 수렴 방식이 합의되지 않아 각 구성원별 입장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직원과 학생들은 1순위 후보를 수용하겠다는 의견을 제출했고, 교수들은 새로운 후보자 선정·추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이에 교육부는 구성원들의 합의된 의사를 재회신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의견수렴 과정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자, 적격 유수노 후보를 ‘직권’ 임명함으로써 총장 공석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방송대 교수협의회는 “교육부의 총장 직권임명은 학내 구성원의 의견수렴을 차단하고 대학의 민주주의와 자율성 회복의 정상적 과정을 뒤엎은 일”이라며 즉각 반대 입장문을 냈다.

교수협의회 측 설명에 따르면, 방송대 교수들은 학내 구성원들과의 협의를 거쳐 투표일을 확정했으며, 교육부에 다음달 30일까지 의견수렴 기간 ‘연장’을 요청한 상태였다. 정민승 방송대 교수협의회장은 “교육부의 총장 직권임명으로 대학 내부의 민주적 절차가 파괴됐다”고 토로하면서 “민주적 절차를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총장 없이 ‘새 학기’ 맞이하는 공주대의 운명은?

전주교대와 방송대의 총장 임용이 결정된 가운데, 공주대는 총장 임용이 ‘보류’됐다. 공주대는 박근혜 정부로부터 뚜렷한 이유 없이 임용제청 거부(’2014. 7.)를 받은 최초의 대학이다. 총장 공석 기간만 무려 46개월에 이른다. 교육부는 1순위 후보(김현규 경영학과 교수)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임용제청거부처분취소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점을 들어 공주대에 대한 후속 조치를 연기했다.

공주대는 1순위 후보 ‘수용’ 여부를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공주대의 경우는 교육부 재심의에서 1순위 후보만이 ‘적격’ 판정을 받은 상황이다. 재심의 결과가 발표되자 공주대는 온라인 투표를 통해 구성원 의견을 수렴하고 ‘1순위 후보의 총장 임용을 수용하지 않으며 새로운 절차를 거쳐 후보자를 선정·추천하겠다’는 의사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공주대 총장부재사태 비상대책위원회와 총동문회 등도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투표 결과대로 ‘총장 재선출’ 절차를 이행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1순위 후보 ‘수용’을 주장하는 이들의 입장도 팽팽하다. 이들은 구성원의 의사를 재확인하는 과정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 합법적인 선거결과를 무시한 채 다시 구성원들의 의사를 묻는 과정 자체가 합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손수진 공주대 교수회장은 “대학 본부가 구성원 대표 기구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모든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의견수렴 당시 교수협의회가 문제를 제기하고 총학생회가 반대 성명을 냈음에도, 대학 본부가 온라인 투표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공주대 교수회·총학생회·공주시 시민단체는 22일 ‘공주대 총장공백 장기화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교육부에 1순위 후보 ‘임용’을 촉구했다. 대학 본부가 제출한 온라인 투표 결과는 총학생회·교수회·직원노조가 투표불참 운동을 벌인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라 ‘대표성’이 결여돼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집회에 참석한 최동호 공주대 총학생회장은 삭발식을 단행하면서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공주대를 제외하고 전주교대, 방송대 총장만 임용한 것은 대학 정상화와 올바른 학사운영을 기대한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밝혔다.

갈등이 점점 심화되는 가운데, 공주대는 결국 총장 부재상태로 새 학기를 맞이하게 됐다. 손수진 교수회장은 “공주대 사태는 과거 정부에서 벌어진 교육 적폐의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교육 적폐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하루 빨리 공주대 총장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대학의 자율권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던 ‘국립대 총장 임용제도 운영 개선방안’. 그러나 구성원 의사를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폐단을 낳으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학 구성원들의 몫이 됐다.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공주대 교수회, 총학생회, 공주시 시민단체는 22일 교육부 앞에서 '공주대 총장공백 장기화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최동호 학생회장이 삭발식을 거행했다. 사진=최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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