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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사의 청소자격증
영국 박사의 청소자격증
  • 최희섭 논설위원
  • 승인 2018.02.22 18:04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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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최희섭 논설위원/전주대·영문학

작년 청년 실업률이 9.9%로 역대 최고라고 보도됐다. 실업자 수도 100만 명이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하여 취업난이 매우 심각하다. 공무원과 공공부문의 채용을 확대한다고 하는 바람에 구직을 단념했던 취업준비생이 구직활동에 나서면서 실업률이 더 올라갔다고 한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자리 중심의 ‘사람 중심 경제’라는 국정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청년 취업과 관련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고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도 강조했지만 금년에도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취업 전망은 밝지 않다.

얼마 전에 제자 한 명이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해 돌아왔다고 인사를 온 적이 있었다. 우선 학위 취득을 축하하고 나서 취직 걱정을 함께 했다. 요즈음 우리나라의 실정은 외국의 유수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어도 시간강사 자리도 쉽게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임교수 자리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에 함께 걱정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집안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이었기에 무척 고생했으리라고 짐작하며 영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자는 자기가 공부하는 대학에서 청소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벌었다고 했다. 대학 내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등교하고 조금 더 늦게 하교하면서 시간을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교 밖의 음식점이나 다른 곳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보다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당 급여도 상대적으로 좋은 아르바이트였다고 했다. 청소하는 데 사용하는 각종 약품과 비품의 이름과 사용법 등을 익히고 시험을 치러 청소자격증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청소자격증이 있어야 대학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를 하는데 무슨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생이 자기 대학을 청소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기 집의 자기 방을 청소하지 않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나라의 교육체계상 학생들은 어린 시절부터 대학에 가기 위해 오직 공부만 하고 그 이외의 것들은 부모님이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인이 된 대학생의 방도 부모님이 대신 청소해주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기 방 정리도 스스로 하지 않으니 자신이 사용하는 강의실과 주변의 청소와 관리는 다른 사람이 대신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지도 모른다.

많은 대학생들이 학교 이외의 다양한 장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와 등록금을 벌고 있다. 편의점과 음식점 그리고 다양한 마트와 가게가 학생들이 주로 아르바이트하는 장소다. 금년에 최저임금이 대폭 상향조정되면서 많은 곳에서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기존 근무자들을 해고하고 신규채용을 억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생들이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대폭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청년 실업률이 최고를 기록하고 실업자 수가 최대를 기록한 것은 이러한 사회 분위기의 영향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손이 부족한 곳도 많이 있다. 일손이 부족한 곳들은 대부분 육체적인 근로를 필요로 하는 사업장이다.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이 메우고 있는 이러한 일자리를 대학 졸업생들은 대부분 쳐다보지도 않는다. 대학 시절에 육체적인 근로활동을 많이 체험하지 않아서 육체적인 근로를 경시하는 경향이 생긴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대학생들이 자기의 학교를 청소하고, 경비하고, 정원을 가꾸는 등 육체적인 근로활동을 하도록 교육하면 매우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밖에서 줄어든 아르바이트 자리를 학교에서 마련해줌으로써 장학금을 확대하는 효과와 자립정신을 고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의욕을 고취함으로써 취업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최희섭 논설위원/전주대·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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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적폐다 2018-03-09 02:29:25
교수신문 편집부는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이따위 글을 대학정론이랍시고 싣는다니 최소한의 데스킹도 없는가.
청년실업률 치솓는다고, 대학생에게 청소 알바 자리 줘라? 그럼 그 청소 일하던 노동자들은 뭘 먹고 살까... 사회적 최약자들끼리 밥그릇 싸움 하게 만드는 천박한 시장주의 논리와 발상을 가감없이 글이랍시고 써내는 적폐의 수준이야 말할 바 없고. 그런 글 쓰는 사람을 논설위원으로 기용하는 것도 참...
"육체적인 근로활동"이 뭔지 혓바닥으로만 아는 사람이 쓰는 글을, 그것도 '육체노동이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취업률도 높인다'라는 개논리를 펼치는 글을 다시는 교수신문에서 읽고 싶지 않다.

김민섭 2018-03-07 16:40:34
욕 먹으려고 쓴 글로 알겠습니다.

기가찬다 2018-03-07 16:34:02
연세대에서 청소노동자 해고하고 대학원생 청소시킨다 하는 것, 동국대에서 청소노동자 고용 않고 근로장학생으로 대체하겠다는 것.
그거 옹호하려고 쓴 기사입니까?
이금 이 시국에 굳이 학생들에게 청소 경험을 심어주겠다는 의도가 뭔지? 이걸 글이라고 쓰고 있나요? 한심해서 참

호욱 2018-03-12 11:05:37
교수님도 같이 동참하실거죠?
최저시급 받으면서 같이 청소해요.
육체노동 경시하셔서 교수되신건 아니죠?

해로운 2018-03-12 09:37:54
해로운 문돌이의 감성적인 글입니다. 교수라고 아무말 하는 개소리꾼의 글은 편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