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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와 '법제화' 놓치고 출발 … 대통령 의지에 기대
'참여'와 '법제화' 놓치고 출발 … 대통령 의지에 기대
  • 교수신문 기자
  • 승인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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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 참여정부 교육혁신기구

'참여'와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는 어울리지 않는다. 전국민이 연관돼 있고, 정책에 따른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어느 부처 못지 않게 '참여'와 '토론'이 활발해야 할 영역이지만 그 동안 교육부가 해온 정책, 추진과정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토론'보다는 특정인의 '아이디어'가 교육부의 정책을 만들고, '참여'보다는 '지시'가 그 정책을 유지해 왔다.


과거 '개발'과 '성장'이 최대 과제였던 시대에는 이것이 어느 정도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지만 이미 성숙한 사회에서 아이디어와 일방적 지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최근 논란을 빚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이하 네이즈)이 대표적이다. 인권침해요소가 대단히 크고,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인적자원부는 '네이즈'와 관련 여론조사도 한번 하지 않았다.


고등교육분야라고 예외는 아니다. 교육부에서 마련한 '자문위원회'나 '공청회'에 한번쯤 참여해 본 교수는 혀를 내두른다. 사회적 추세에 따라 절차는 마련하지만, 대부분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것이다. 


그러기에 노무현 정부가 참여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교육혁신을 모색하겠다고 공약한 '교육개혁기구'에 교육계가 거는 기대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윤곽을 드러낸 '교육혁신기구'는 당초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 있다.  

 

교육혁신위원회 구성안

위상 - 대통령 자문기구
기능 - 교육정책·체제·재정·복지 관련 사항 심의 및 추진상황 평가
구성 - 위원회 : 교육인적자원부 장관·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학부모, 교원 등 교육당사자와 교육혁신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를 대통령이 위촉(25인 이내).
     - 전문위원회(5개) : 각 위원회 별로 15인 이내로 구성, 해당분야 전문적인 지식 및 경험이 풍부한 자로 위원장이 위촉, 심의사항 연구·검토 

혁신위원회 준비과정
노무현 대통령은 "장기적인 교육혁신을 위해 초당적·초 정권적 교육개혁 추진기구를 구성·운영하겠다"고 대선 공약을 내세웠다. 당선된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대통령 직속 법률기구로 교육혁신기구의 상설화"를 제안했다. 교육부에 대한 불신이 큰 만큼 개혁기구가 일부기능을 대체하고 교육부를 어떻게 개혁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직제에서 교육관련 분야가 없어졌다. 교육관련 채널이 없어진 것. 교육 대통령을 기대한 교육계는 "교육 대통령이 '또 空約이었나'라"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교육정책은 교육부총리에게 전적으로 맡긴다는 원칙에 따라 교육개혁기구의 설립업무를 교육부에 위임했다는 입장이었다. 취임 일성으로 교육부 개혁을 외친 윤덕홍 부총리가 의도대로 차분하게 부처업무를 관리했다면 이러한 기획이 의도대로 진행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NEIS 등으로 교육계의 갈등이 커지고, 교육부를 바꿔야할 개혁기구를 교육부에 맡겨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이어진 이후, 청와대는 4월 중순 교육개혁기구 추진업무를 회수해 갔다. 그리고 조재희 청와대 정책관리비서관, 이종태 전 교육개발원 기획조정팀장 등으로 구성된 준비팀은 한달여 만에 '교육혁신위원회'를 선보였다.

시간과 바꾼 안정성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혁신위원회 규정을 보면 일단 이전 정권에 있었던 교육관련 자문기구들과 유사하다. 교육부 입법 예고에 따르면 교육혁신위원회는 대통령자문기구로 교육정책의 방향과, 교육체제 혁신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게 된다.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며, 학부모, 교원, 교육당사자 등을 대통령이 위촉한다. 또 5개의 전문위원회를 둬 각 분야에 대한 연구·조사 및 정책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전문위원회별로 2∼3인의 상근위원이 포함된다.


문제는 추진과정에서 서두르면서 정작 챙겨야 할 것을 놓치고 간다는 점이다. 우선 역대자문기구들이  한시적이었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 교육개혁기구는 법률로 정해져야 한다고 그토록 강조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에 의한 자문기구로 설립됐다. 몇 달이 늦춰지더라도 교육개혁관련기구 법제화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공통적으로 내걸은 공약이기 때문에 충분히 입법이 가능했다는 것이 교육계의 지적이다.


조급하게 추진되는 것은 위원선임과정, 법령 확정과정에서도 드러났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달 21일 '혁신위원회' 관련공청회를 개최하기 하루 전날에서야 전교조, 한국교총 등 교육관련단체에 위원후보자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관련법령의 입법예고기간의 이례적으로 짧았다. 입법예고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20일 이상으로 하게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21일부터 27일까지 1주일로 제한한 것이다.

"속은 다르다?"
교육혁신위원회가 자문기구로 한계를 지니지 않느냐는 지적에 준비팀은 "문자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간사를 맡고 있는 이종태 간사는 "이전의 자문위원회와는 다르다.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일축하고, "상근위원을 보강함으로써 전문성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결코 자문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다. 또 운영방안과 관련 "위원회가 결성됐다고 요란하게 방안을 내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급성은 기존 정책을 점검하고,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지적돼야 할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교육부 개혁에 대해서는 "교육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교육부 개혁도 시스템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새교육공동체 상임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정진곤 한양대 교수(교육학)는 "편중되지 않고 전반적인 의견을 담아낼 수 있는 중립적인 시각"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역대 대통령 기구들이 설익은 정책을 내놓으며 교육계에 혼란을 가중시켰다며,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위원 구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교육문제를 정권적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 상임위원을 활동한 서정화 홍익대 교수(교육학) 역시 이해관계를 떠난 위원회 구성을 주문하면서 전문성을 갖춘 위원 구성과 이에 걸 맞는 대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혁해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사업의 우선 순위를 정해서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 처리하라고 주문했다.


과거의 교육개혁기구들

과거와의 차별성을 내걸었지만 교육혁신위원회의 틀은 역대 대통령 자문기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통령 자문기구는 교육개혁심의회의, 교육개혁정책자문회의, 교육개혁위원회, 새교육공동체위원회,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 등으로 이어져왔다. <도표참조>


'교육개혁심의회의'(1985. 3. ∼)는 각계대표와 20명의 전문위원으로 10대 교육개혁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고등교육과 관련해서 제안된 내용이 대학교육 수월성 추구, 대학입학전형 자율화, 교수정년보장제 도입, 교수 재임용제 폐지 등이다.


노태우 대통령 때 만들어진 '교육정책자문위원회'(1989. 2. ∼)는 말 그대로 자문역의 성격이 강했다. 각계원로들로 구성된 교육정책자문위원회는 30개 정책과제를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수립했다. 고등교육과 관련해서 독학에 의한 학위인정방안, 대학정원 단계적 자율화, 국립대학 특수법인화 등을 제안했다. 교육개혁심의회의와 교육정책자문회의는 사회적 역기능을 수정하기 위한 사회 개혁적 교육개혁이었다는 것이 교육부의 평가다.


지금까지도 교육부의 정책기조로 이어지고 있는 5. 31 교육개혁방안을 마련한 '교육개혁위원회'(1994.2. ∼)는 25명의 위원과 10명의 전문위원으로 운영됐다. 수요자 중심 대학운영 확대, 대학설립준칙주의 도입, 정원자율화 등 시장의 원리가 교육에 반영된 정책들이 이 당시 마련됐다. 시장의 원리라는 정책의 배경 못지 않게 지적되는 것은 현장의 여론을 모은 정책이 아니라 업적 쌓기에 치우친 경향이 컸다는 점이다. 


새교육공동체 위원회(1998. 6. ∼)는 정책방향제시 보다 국민의식개혁운동, 교육개혁추진 홍보 등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이전 기구들과 성격이 다르다. 교개위가 마련한 정책기조를 유지하다 보니 이름과 걸맞지 않게 "반공동체적 시장주의 교육정책을 홍보했다"는 따가운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의 자문위원회와 모습은 비슷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교육혁신위원회'의 가장 다른 점은 '참여'다. 과거 교육정책이 전문가의 이론수준에서 마련됐다면, 교육주체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현안의 진단과 정책입안 등 모든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실하게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기구

교육개혁심의회의(1885. 3. ∼ )
위상 : 대통령 자문기구
구성 : 심의위원 - 심의위원 학계·교육·사회·경제·언론·문화·과학계 대표인사 등 32명
      전문위원 - 교수·연구원·교사 등 20명
특징 : 10대 교육개혁방안 제시
고등교육관련 제안사항 : 대학교육 수월성 추구, 대학입학전형 자율화, 대학평가 인정제, 교수 정년보장제, 교수재임용제 폐지 등 제안

교육정책자문회의(1989. 2. ∼)
위상 : 대통령 자문기구
구성 : 각계 원로 - 20명
      전문위원 - 3명
특징 : 30개 정책과제 진단 및 개선방안 수립
고등교육관련 제안 사항 : 독학에 의한 학위인정방안, 대학정원 단계적 자율화, 국립대학 특수법인화 등 제안

교육개혁위원회(1994. 2.)
위상 : 대통령 자문기구
구성 : 위원 - 25명
       전문위원 - 10명
특징 : 5·31개 교육개혁방안 발표
방향 : 수요자 중심 대학운영 확대, 대학설립준칙주의 도입, 평가에 의한 차등지원, 정원자율화, 우수국제학술지 지원 등 제안

새교육공동체 위원회(1998. 6. ∼)
위상 : 대통령 자문기구
구성 : 위원 - 행정자치부장관·교육부장관·국무조정실장 및 기획예산위원회 위원장 등의 당연직 위원과 학부모·교원·시민단체 및 지역사회 대표 40명 이내
       전문위원  - 5명 이내
방향 : 새로운 교육공동체 형성을 위한 국민의식 개혁운동 전개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2000. 10. ∼)
위상 : 대통령 자문기구
구성 : 위원 - 교육인적자원부장관, 과학기술부장관, 문화관광부장관, 산업자원부장관, 정보통신부장관, 노동부장관, 여성부장관 및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수석비서관, 교육계·산업계·시민단체 및 지역사회 등 각계각층의 교육 및 인적자원개발관련분야에 관한 견해를 대표하거나 전문성을 갖춘 자 등 30인 이내
      전문위원 - 교수·연구원 등 10인 이내
방향 : 21세기의 지식정보화에 부응하는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인적자원개발의 추진전략 및 관련정책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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