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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 중심’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두 마리 토끼 잡는다
‘연구자 중심’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두 마리 토끼 잡는다
  • 최성희
  • 승인 2018.01.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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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출연(연) 발전방안 종합토론회 개최
지난 19일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과학기술 출연(연) 발전방안 종합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9일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과학기술 출연(연) 발전방안 종합토론회’가 열렸다.

‘국민 중심’, ‘연구자 중심’을 지향하는 출연(연) 발전방안이 새정부 들어 처음으로 발표됐다. 이 토론회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자유한국당)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하 과기정통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 이하 NST)가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의원을 비롯해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등 100여 명의 과학기술인들이 참석했다.

 

진정한 출연연 발전을 위해서는?

최초의 정부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다. 2017년 현재까지 1만6천여 명(정규직 1만2천250명, 비정규진 3천737명)이 25개 출연연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연구기관들은 국책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들의 연구는 정부지원이라는 일종의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무 연구진들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신상진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정부주도의 출연연 정책수립은 시류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임시적이고 단편적인 요구들로 보다 더 나은 연구현장을 조성하는데 한계가 있어왔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제도와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날 자리를 설명했다. 각 연구기관이 책임을 바탕으로 자율적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활동 규제를 완화시켜야 한다는 것.

현재 과학기술 출연연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99~)’,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07~)’을 따르도록 돼있다. 일반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들이 연구목적기관인 출연연에도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현재 출연연과 같은 연구목적기관을 별도로 분류해 법안이 개정 중이다.

유국희 과기정통부 연구성과정책관 국장이 발표한 「출연(연) 발전방안(안)」의 내용은 △국민이 공감하는 출연연 역할과 책임 확장(Roles&Responsibility·R&R) △연구하는 출연연 환경조성 △국민과 과학기술계의 신뢰와 공감 형성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출연연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다. 출연연이 직접 국민의 삶의 질에 밀접하고 국가적 임무 부합하는 연구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와 같은 국민의 생활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국민생활연구’를 진행하는 방안이다. 이어 유 국장은 연구하는 출연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들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10년 단위의 ‘중장기 인력운영계획’을 도입하고 우수연구원의 정년을 연장하며, 박사후연구원의 고용을 3년 이상 보장하는 ‘과제기반 테뉴어 제도’를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연구자 주도로 맞춤형 개인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과학기술계의 신뢰와 공감 형성을 위해 출연연이 투명하게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국민이나 기업이 국민생활문제나 사업화 애로기술을 문의할 수 있도록 연구자 개인 홈페이지 운영을 권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출연연의 문턱을 낮추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유 국장은 발표에서 이번에 발표한 방안들이 각 기관이 자기주도로 실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도 온라인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연구자, 전문가, 학계 분들의 자문을 받아 이달 말 발표되는 발전방안에 담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출연연의 파트너십 중요하다

이번 토론회에 참여한 이들은 발표된 출연연 발전방안이 현장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현실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정부의 평가와 지원이 또 다른 규제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시 말해서 출연연 기관자체의 내부 동력과 자율성 보장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뜻이다. 진정한 출연연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지도나 규제보다 출연연의 자체 자기주도의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권수용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책부장도 “지금까지는 정부와 출연연 간의 치열한 논의가 부재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탑다운, 바텀업 방식의 일방향적인 혁신보다는 정부와 출연연이 서로 치열하게 논의하고 최선의 방안을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연연 발전의 사회적인 당위성문제에 대한 신중한 고민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양수석 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NST 회장)은 단기간 내 출연연 발전방안에 대한 성과를 내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은 지양하고, 연구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연구평가제도를 시행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연구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고도화된 연구 인력의 처우개선이 발전방안에 언급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연구인력비를 보장할 수 있도록 연구비제도 자체의 신속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현실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를 위해서는 기관과 NST가 국가에너지 정책, 지진피해 등 대형형 연구과제에 대한 다양한 로드맵을 기획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학계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노석균 영남대 교수(화학공학부, 과실연 상임대표)는 기관장의 제한된 임기, 정량적인 평가, 기관의 관료화를 출연연 연구자들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요소로 꼽았다. “각 대학이 상대적으로 인력, 기자재 등 연구여건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이 출연연보다 대학을 선호하는 까닭은 바로 ‘대학의 자율성’ 때문”이라며 “전문가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효율성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과 중소기업, 그리고 출연연 사이에 공감대 형성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광무 참엔지니어링 대표는 “국내 R&D예산구조가 출연연과 기업, 대학의 경쟁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자문 받을 곳이 마땅치 않아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출연연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최근 설치된 연구데이터센터와 같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지식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패널 토론에는 입법 관계자가 나섰다. 권성훈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반복되는 임무 재정립 요구 등과 같은 제도는 현장에서 많은 피로감을 느끼게 할 것”이라며 발전방안이 추진된다면 △연구목적기관으로 ‘관리’ 중심이 아닌 ‘현장중심’ 지원 원칙 △과기정통부 평가와 출연연 평가 통합 진행 △진행기관별 연구 분야와 임무 명확히 규정을 통한 안정성 제고를 원칙으로 입법이 돼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공석이었던 과학기술 7곳의 신임 원장 자리가 지난 23일 결정됐다. 연구자 중심 운영과 연구과제의 국민적 공감대 형성, 과학기술계 연구기관의 연구가 목적으로 둬야 할 이 개념들은 출연연이 잡아야할 ‘두 마리 토끼’다. 특히 기초 과학기술 분야는 민간에서 쉽게 투자할 수 없는 분야로 그만큼 출연연의 임무가 크다.
이전에도 출연연에 관한 토론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이번 토론회에서 발표된 발전방안의 초안은 ‘국민 중심’, ‘연구자 중심’이라는 기조에 보다 더 충실하다는 전반적인 평을 받았다. 하지만 과거 참여정부 때부터 숙원사업으로 여겨졌던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 개선안은 이번 초안에서도 중장기 과제로 남아 아쉬움을 남겼다. 출연연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과기정통부가 풀어야할 정책적 과제가 산재해있는 때이다. 

글·사진 최성희 기자 is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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