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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 프랑스의 유전자변형유기체(GMO) 논쟁
[해외통신] 프랑스의 유전자변형유기체(GMO) 논쟁
  • 홍서연 프랑스 통신원
  • 승인 2001.02.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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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19 17:22:10

일명 광우병이라 불리는 소해면상뇌증(BSE)의 피해 이후 최근 프랑스에서는 유전자변형유기체(GMO) 재배를 둘러싼 광범위한 농업 생태학적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94년부터 GMO의 상업유통을 허용한 미국과는 달리 그 동안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해 온 유럽연합에서 작년부터 GMO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회는 지난해 11월 22일 세 가지의 유전자변형 옥수수 재배를 허가했다. 광우병의 피해가 엄청난 프랑스에게 GMO는, 광우병을 야기하는 것으로 밝혀진 동물체분말사료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성 있는 대책으로 고려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가을부터 시작된 대중토론의 결과 73%의 프랑스인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고, GMO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시민들의 조직화가 활성화되고 있다.


광우병에 대해 거대 육축산업의 반생태적 성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극히 적었던 데 반해, GMO 논쟁은 정치경제적인 문제를 넘어서서 GMO가 초래할 생태계의 파괴를 지적하는데 까지 나아간다. 자연이 수 백만년에 거쳐 만들어낸 안정된 유전자 구조를 변형시킬 때 이것이 장기간에 걸쳐 인체에 미칠 영향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GMO재배가 주변의 생태군을 변형시키게 되리라는 것이다. 즉 GMO가 꽃가루의 형태로 비GMO를 변형시킴으로써 유전자오염의 확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애초부터 상업적 목적으로 개발된 GMO가 경제성의 미명하에 생물다양성을 파괴시킨다는 인식과 더불어, 더 나아가 과연 인간에게 자연종을 변형시킬 권리가 있는가 라는 생명윤리의 문제도 제기된다.


금년 교수자격시험의 철학분야 주제로 ‘자연과 자연주의’가 선정되고, 최근 각 대중교육기관에서 생명에 관한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이러한 논의들과 무관하지 않다. 2000년부터 시작된 평생교육기관 ‘모든 지식의 대학’에서 지난 1월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프로그램은 프랑스와 자콥(꼴레쥬 드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강의를 서두로 하여 생명윤리와 생명공학, 생물다양성, 연구의 자유와 책임 등의 문제를 다루었다. 파리 과학공원에서도 지난 12월 국립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분자생물학, 유전자치료, 생명윤리의 문제를 주제로 한 ‘생명 조작’이라는 강의 프로그램을 열었다. 생물학자, 유전공학자, 의학자, 철학자 등으로 구성된 각 분야의 학자들이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전문지식을 전달함과 동시에 이와 관련된 윤리적·사회적 문제를 숙고하게 하는 이들 프로그램들의 특징은 GMO, 생태 또는 인간유전자복제 등 좁은 문제 틀에 국한하지 않고 생명과학과 인간정체성, 생태문제 전반에 관한 폭넓은 반성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다.


‘모든 지식의 대학’ 강의에 참여한 악셀 칸(국립의학연구소)의 말을 빌자면, 우생론과 인종차별주의, 생물학결정론 이데올로기에 맞서기 위해서도 과학에 대한 올바른 지식은 필수적이며, 과학자는 연구결과의 의미를 대중에게 설명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 쟝-끌로드 무놀루(오르세 대학)가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강조하듯이, 생물학의 경제적 역할은 직접적이고 중대하다. “우리가 서두르건 제동을 걸건 따라가건 간에 과학의 진행은 계속된다. 그리고 이는 시민들에게 생물학적, 경제적, 법적, 의학적, 사회적 개념들과 지식, 절차에 대해 반성하고 선택하기를 요구한다.” 최근 프랑스의 GMO 논쟁은 현실적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어떠한 반성의 과정을 거치는가를 잘 보여준다.


홍서연 프랑스 통신원/파리제4대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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