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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정보에 대한 무지와 오해
과학정보에 대한 무지와 오해
  • 김치경 충북대 명예교수
  • 승인 2018.01.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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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칼럼] 김치경 충북대 명예교수·미생물학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대회가 3주 안으로 다가왔다. 세계적인 최대의 스포츠 축제가 요즘 평화올림픽을 표방해 개·폐회식의 한반도기,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북한예술단 참여 등 정치사회적으로 큰 뉴스거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그중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과 스포츠 관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속도로 경쟁해 메달이 결정되는 경기 성적일 것이다.

모든 스포츠는 과학기술에 기초를 두고 있다. 운동선수의 인체생리와 신체 구조에서부터 스포츠 기구 및 장비들은 모두 과학적 사실과 실험적 근거에 의해 발달해 왔다. 우리는 평창올림픽에서 설상스포츠의 필수조건인 동시에 주위 환경의 아름다운 경관을 위해서 현지에 눈이 많이 오기를 바란다. 그런데 속도가 생명인 스키종목에서는 자연 눈보다 인공눈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스키의 바닥 표면이 인공눈 위에서 미끄러지는 순간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빙상종목에서도 스피드스케이트나 피겨스케이트의 날 구조가 다르고 빙질의 강도를 다르게 하는 것은 모두 과학적인 근거에 의한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스며있는 과학정보들 중에는 잘못 이해되고 또 왜곡 평가받고 있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유산균막걸리’라든가 ‘효소액’이란 말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용어들이다. 막걸리는 효모(yeast) 균의 효소(enzyme)에 의해 발효된 알코올성 산물이지 유산균과는 상관없다. 그리고 각종 산야초나 과일을 설탕에 쟁여놓았을 때 만들어지는 용액은 삼투작용에 의한 설탕추출물이다. 고 농도의 설탕물에서는 소금물에서와 같이 미생물이 생육하지 못할 뿐더러 거기에 효소란 말은 적용되지 않는다.

오늘날 수많은 과학정보들이 생활의 필수적인 수단으로 이용됨으로써 우리의 삶은 한없이 편리해졌고 풍요로워졌다. 그런데 과학정보들은 사실대로 잘 활용될 때 그 가치가 올바르게 발휘된다. 우리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단을 받고 약 처방을 받는다. 그러나 환자가 질병에 대한 정보나 약효의 과학적 근거를 잘못 이해하거나 약을 오용·남용할 때는 병이 더 악화될 뿐이다. 약이란 과하면 모두 독이 되는 화학물질들이다. 약의 효과는 적절한 양(dosage)과 환자의 상태(condition)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자연과학을 비롯해 공학, 의학, 천문학 등을 통틀어 과학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만들어 사용하는 달력은 천문학 지식을 활용하는 생활의 도구이자 인간의 지혜다. 별을 보고 사람의 운명을 논하는 점성술은 과학이 아니라 인간의 자의적인 해석론일 뿐이다. 과학적 사실(fact)은 과학적 방법으로 입증돼야 한다. 그렇게 입증된 과학적 사실은 진실이라 하지만 조건 여하에 따라 상대적일 수도 있다. 지동설은 틀림없는 과학적 진실이고 땅위에서 보면 태양은 동쪽에서 뜨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 올라가서 지구의 자전속도보다 더 빠르게 서쪽 방향으로 날아가면 동쪽으로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국력은 국민의 총 知力이라고 한다. 선진강국은 경제력뿐 아니라 문화수준 그리고 과학기술의 총합으로 평가된다. 특히 왜곡되지 않는 과학정보의 올바른 활용만이 국가발전과 국민 복지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의약품이나 원자력(방사능)도 좋은 점, 나쁜 점이 다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역기능은 보완하면서 인류복지를 위해 순기능을 효율성 있게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과학의 길이다.  

우리는 여러 가지 과학정보에 대해 그 진위를 사실대로 가리지 않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과학정보에 대한 무지나 오해보다 더 나쁜 것은 개인적 이익이나 집단의 목적에 따라 과학적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조작해 퍼트리는 일이다. 그것은 사기행위요 해악을 조장하는 일이다. 특히 절박한 상황의 암 환자들처럼 어떤 과학정보가 우리의 생명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땐 과학적 사실보다 왜곡된 정보에 현혹되기 쉬운 것이 사람의 심리다. 광우병이나 유전자변형식품과 같은 사회적 논란도 과학적 사실보다 정치사회적 여론에 휩쓸려 사리판단을 흩트리게 했던 사안들이다.

우리 사회에 넘쳐흐르는 과학정보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사실 그대로 평가·활용하기 위해서는 정직한 국민교육과 균형 잡힌 언론계가 뒷받침해줘야한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시대요구에 부응하는 과학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자유스런 진리탐구와 창의적인 연구 분위기가 갖춰져야 한다.

 

 

김치경 충북대 명예교수·미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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