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95%가 참여하는 국민대 교수회의 ‘소통’ 비결은?
교수 95%가 참여하는 국민대 교수회의 ‘소통’ 비결은?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8.01.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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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를 찾아서_ ① 이창현 국민대 교수회장

“국민대 교수회는 ‘소통하는 대학, 품격 있는 교수회’를 지향합니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회장, 언론정보학부)는 작년부터 국민대 교수회를 이끌고 있다. 교수들 사이에서 국민대 교수회는 구성원들의 참여가 활발한 교수회로 유명하다. 전체 교수의 95% 이상이 가입했고, 교수회장 선거에도 70%가 참여했다. 비결이 무엇인지 묻자 이 회장은 ‘소통’과 ‘품격’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꺼내 놨다.

“대학이 지금 ‘불통’이지 않습니까.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에만 목을 매고, 대학이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전혀 고민하지 않아요. 연구비 경쟁 체제를 도입하면서 교수 사회의 문화도 척박해져가고 있고요. 대학은 소통할 때 생명력이 생기고, 교수 사회는 품격을 갖춰야 한다는 믿음으로 교수회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소통하는 대학, 품격 있는 교수회’를 지향하는 국민대 교수회는 교수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이메일과 문자로 투표하는 K-voting 방식을 도입해, 교수회장 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율 70%를 넘겼다. 이 회장은 K-voting으로 선출된 첫 번째 회장이다. 그는 선거를 통해 ‘대표성’을 확보한 것이 교수회 활동을 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국민대 교수회는 문화·예술 행사도 기획한다. 교수들이 일상 속에서 교수회를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지난 학기 중간고사 기간에는 가을 소풍을 다녀왔고, 기말고사 기간에는 종강 기념으로 교수 콘서트도 개최했다. 교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국민대 교수회는 바람직한 교수회 모델로 손꼽힌다.

그런 국민대 교수회에도 어려움은 있다. 재단과의 ‘불통’ 문제다. 국민대는 최근 900억 원의 학교 적립금을 모두 대학 부지 매입에 사용하기로 해 문제가 됐다. “학교 적립금은 학생들의 등록금과 교직원 월급 인상을 유보하고 모아둔 돈인데, 재단이 일방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무리한 투자로 재정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겁니다. 이대로라면 우리 대학은 학생 장학금, 교수 연구비가 축소되고 대학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 구조에 빠지게 될 겁니다.”

총장과의 불통도 고민이다. 지난 2015년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총장 후보의 나이가 총장 임기(4년)가 만료된 시점에서 정년퇴임연령(65세)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정관을 개정해 연임에 성공했다. 구성원들의 반발을 산 처사였다. 이 회장은 “총장이 민주적으로 선출되지 않으면 대학의 민주화도 불가능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올 한해 국민대 교수회는 대학의 민주화와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로 ‘총장 직선제’를 제안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출해 재단이 수용토록 할 계획이다.

그는 대학이 교육부의 시녀로, 재단의 노동자로 전락해버린 현실도 꼬집었다. “교육부가 재정지원 사업을 볼모로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재단의 소수 관계자들이 대학의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가 대학을 망치고 있습니다. 지금은 교수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국가에, 재단에 목소리를 내야 할 때입니다. 교수들에게는 죽은 대학을 살리고 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수회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그는 대학의 민주화와 자율성을 개인적으로 담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직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합니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학의 교수회이고, 교수회가 민주적 조직으로서 강건할 때 대학의 민주화와 자율성도 이뤄질 수 있을 겁니다.”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국민대 교수회가 기획한 '종강 기념 교수 콘서트'. 사진 제공=이창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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