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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도는 겨울철 고급횟감의 대명사
군침도는 겨울철 고급횟감의 대명사
  • 교수신문
  • 승인 2018.01.0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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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191. 방어
방어. 사진 출처=두산백과사전
방어. 사진 출처=두산백과사전

“부처님더러 생선 방어토막을 도둑질하여 먹었다 한다”란 속담이 있다. 생선을 먹지도 아니한 부처더러 생선토막을 도둑질해 먹었다고 욕한다는 뜻으로, 나름대로 자기의 결백, 무죄를 내세우는 말이다.

뭐니 해도 실로 한겨울은 방어가 제철이다. 방어는 우리나라의 동남해안에 많이 분포는 바닷물고기(海産魚)로 ‘무태방어’라고 부르기도 하고, 한자어로 方魚로 쓴다. 방어는 한국에서 일본, 하와이에 걸친 북태평양이 주산지(棲息地)로, 우리나라에서는 울산방어진, 제주도모슬포와 마라도 주변어장에서 주로 잡힌다.

방어(Seriola quinqueradiata)는 전갱이과에 속하고, 당차고 말쑥하게 생긴 놈이 몸은 통통한 것이 긴 방추형이며, 약간 옆으로 납작(側扁)하다. 제1등지느러미는 아주 짧고, 제2등지느러미는 매우 길며, 몸은 작은 둥근 비늘(圓鱗)로 덮여 있다. 몸빛은 등 쪽이 검푸르죽죽한 쇳빛(鐵色)을 띤 청색이고, 배 쪽은 은백색이며, 주둥이는 원추형이고, 주둥이에서 꼬리자루까지 엷은 누런색(淡黃色)의 불선명한(치어 적엔 매우 또렷함) 띠가 있다. 몸길이는 보통 1m가량이지만 징글맞을 만큼 커서 무려 1.5m에 40kg에 달하는 대짜배기도 흔하다.

방어(Japanese amberjack/yellowtail)는 머리 앞에는 두 개의 콧구멍(鼻孔)이 있고, 매우 가까이 위치해 마치 1개로 보인다. 몸 움직임이 재빠른 원양육식성어류로 전갱이·고등어·정어리·꽁치·멸치·오징어 등 생선을 먹는 魚食性(ichthyophagous)어류이다.

방어는 5월 초순부터 한여름까지 북상하고, 늦여름부터 이듬해 봄 동안에는 남으로 이동하는 회유어류인데 난류를 따라 연안 바다 속 6~20m에서 무리지어서 캄차카반도남부에서 대만해역까지 회유한다.

방어는 2~4월이 산란기로 수면 가까이 떠다니는 알(浮游卵)을 산란하고, 치어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해초(流藻) 아래서 플랑크톤이나 藻類 따위를 먹고 산다. 산란을 앞둔 11월에서 2월까지의 겨울방어 맛은 유별나다한다. 여름방어는 개도 안 먹는다고 할 정도로 맛이 없다고 하고, 가뜩이나 봄, 여름에는 흔히 말하는 ‘방어선충’이라는, 기분 잡치게 하는 기생충이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방어는 특히 일본에서는 근육색소와 혈색소를 다량 함유한 붉은 살생선(赤色肉, red meat fish)으로 인기가 있다하고, 초밥재료로도 걸맞게 호평을 받는다고 한다. 방어는 덩치가 큰 만큼 횟감으로 뜰 살점이 많을 뿐더러 살에 지방기가 꽉 찬 겨울에 즐긴다. 특히 차디찬 겨울철바다에서 한겨울을 버티기 위해 켜켜이 기름기를 축적한 방어뱃살은 그야말로 참치 맛에 버금간다는 평을 받는다. 싱그러운 붉은색 살을 도톰하게 썬 식감 좋은 기름진 방어회는 고소하고, 오독오독 터질듯 입에 살살 녹는 것이 그 풍미가 그만이라 한다. 어허, 웬 침이 이리도….

방어생선기름에는 불포화지방산(DHA, EPA)이 많고, 비타민 D도 풍부해 고혈압·동맥경화·심근경색·뇌졸중 등 순환기질환은 물론 골다공증과 노화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등 푸른 생선(external blue colored fish)’이기에 그렇다.

그리고 같은 전갱이과에 속하고, 겉모습이 방어를 빼닮아 보통사람들이 좀체 구별하기 어려운‘부시리(S. lalandei)’란 물고기가 있다. 방어와 흡사하나 몸이 가는 편이고, 몸길이 약 2.5m, 체중 약 90kg로 방어보다 무척 크다. 그리고 아가미두껑뼈(?蓋骨)의 뒤 가장자리(위턱의 뒤)가 둥그스름하면 부시리고, 예리한 각이 져있으면 방어다. 또 방어는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가 거의 같으나 부시리는 가슴지느러미길이가 배지느러미보다 짧다.

부시리(goldstriped amberjack) 몸은 역시 방추형으로 몸의 등 쪽은 암청색이고, 배는 희며, 열줄(側線)을 따라 황색 세로띠가 꼬리자루까지 이어진다. 한국·일본·타이완을 포함한 남태평양해역에 분포하고, 우리나라에는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와 서해남부에 서식하며, 연안의 수면근처를 유영한다. 몸집이 크고 힘이 좋아 낚시꾼들에게 인기몰이를 한다는데 순식간에 수십 미터씩 날쌔게 내달린다해 ‘미사일’이란 별명이 붙었다한다.

그런데 일본만 해도 바다에서 잡은 자연야생방어를 먹어왔지만 수요가 턱없이 늘어서 양식을 하기에 이르렀다. 어류양식(fish farming)하면 일본을 최고로 친다. 여태껏 4월이면 어부들은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해초 밑자락에 숨어 지내는 방어새끼(fry)를 해초와 함께 모조리 떠다가 가두리에 가둬 사료를 먹여 키웠다. 더구나 일본은 이미 일찌감치 인공양식(사육)을 했고, 돔 따위의 여러 어류 중에서 방어를 가장 많이(57%) 키운다고 한다.

여태까지는 우리나라도 옛날 일본처럼 자연산치어를 잡아 키우는 정도의 양식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사실 방어는 회유어종이라 수조에서 기를 때 제때 산란을 하지 않아 양식용 인공종자생산이 어려웠다. 그러나 마침내 우리나라도 온갖 노력 끝에 일본 다음으로 방어수정란 대량생산과 인공종자생산에 성공했다고 한다. 자연 상태와 같은 조건에서 사육하면서 알맞은 시기에 호르몬처리를 해 배란을 유도한 결과다. 이로 말미암아, 두말 할 나위 없이 고급횟감을 연중 공급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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