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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형 전문대학’을 ‘직업교육선도 혁신대학’으로
‘공영형 전문대학’을 ‘직업교육선도 혁신대학’으로
  • 윤여송 인덕대 총장
  • 승인 2017.12.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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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전문대학관련 정책 중 ‘공영형 전문대학 육성’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실사구시의 정책으로 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것은 전문대학의 근원적인 문제인 98%이상의 사립중심 전문대학에서 국가주도의 공영형으로 직업교육을 전환하고자하는 획기적인 변화의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미 OECD를 비롯한 모든 선진국들이 직업교육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도하는 것을 볼 때 늦은 감은 있지만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전문대학은 그동안 고등단계 중심 직업교육기관으로 500만의 산업인력을 배출하며 국가 경제 발전에 핵심적 견인차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사학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교육비와 소외된 정책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공영형 전문대학이 전문대학의 새 역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성공적인 공영형 전문대학을 위해 꼭 필요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로 교육여건의 개선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발간한 ‘2017년 인적자원개발지표’를 보면, 2016년 기준으로 전문대학은 전임교원 1인당 35.5명의 학생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일반대학 24.2명 대비 11명 정도 많은 숫자다, 직업교육은 특성상 실기와 실습시간이 많기 때문에 일반대학보다도 전임교원 1인당 학생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야 합리적이다. 그러나 역으로 매우 높아 교육의 부실을 가져올 위험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NCS(국가직무능력표준)에서 요구하는 교육과 평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최소 교원 1인당 20명의 학급운영이 필수적이며 이에 따른 충분한 실습시설의 확보 등의 교육여건이 개선돼야 한다.

둘째로 대학 학사운영의 자율권 부여이다. 알려진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의 직업교육의 혁신을 요구한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미래 직업인은 창의, 융합, 도전, 협업, 전문적 지식과 기술 등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교육을 위해서는 현행의 지식전달 위주의  단순한 교육에서 탈피해 다양한 교육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학과운영, 수업방식, 학기 및 학년제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학사운영의 도전적 개선 시도와 산업체 및 지역사회와 연계한 발상 전환의 획기적 교육프로그램 개발 운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대학에 자율권을 주어야 할 것이다.

셋째로 대폭적인 학비지원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직업교육은 공공재로 취급하고 전적으로 국가 및 지방단체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등단계 직업교육은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고용노동부의 많은 지원을 받는 폴리텍도 한 학기당 100만 원 수준의 저렴한 학비를 받고 있다. 그러나 같은 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의 학생들만 모든 비용 전부를 자비를 내고 직업교육을 받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 대부분 저소득층의 자녀인 전문대 학생들은 알바 등을 통해 고액의 학비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학업에 충실할 수 없는 딱한 환경에 놓여 있다. 대학 등록금 걱정 없이 오직 학업에만 몰두해 우수한 창의적 전문인재로 육성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학비지원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주적이고 투명한 대학운영을 위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사학이 주체인 전문대학에서 일부 부도덕한 법인의 횡포와 비리가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사회적 문제로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독선적이고 불합리한 대학의 경영은 구성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수동적인 태도를 갖게 해, 총체적으로 직업교육의 부실을 초래하는 암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고 발전적인 대학경영을 위해서 대학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법인이사회의 합리적 구성이 필요하다. 사립대학의 설립정신을 보존하며 아울러 경영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 비율의 공영형 이사를 의무적으로 두는 정책이 바람직할 것이다. 공영형 이사로는 전문대학의 직업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지역사회와 산업체 관련 인사를 영입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얼마 전에 개최된 제6차 아세아 태평양지역(ASEM) 교육장관회의에서 이낙연 총리는 “미래는 평생교육과 직업교육 위주로 전환돼야”한다고 주장하며 교육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이를 위해 김상곤 부총리는 평생 및 직업교육 마스터플랜 등 개혁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볼 때 직업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미래사회의 성공을 위한 국가적 대사임에 틀림이 없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앞에서 제시한 4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공영형 전문대학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며, 아울러 우리나라 직업교육을 선도하는 혁신대학으로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다. 이러한 ‘직업교육선도 혁신대학’ 모델은 다른 전문대학에도 많은 영향을 줌으로써, 4차 산업혁명에 앞서가는 미래 전문직업인을 육성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전문대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윤여송 인덕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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