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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번역, 공동의 체계적 기준 필요하다”
“고전번역, 공동의 체계적 기준 필요하다”
  • 윤상민
  • 승인 2017.12.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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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 한국고전 영문 번역 국제학술회의 개최
조숙자 아리조나대 교수. 사진 제공 =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숙자 아리조나대 교수. 사진 제공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욱, 이하 한중연)은 지난 8일 ‘한문과 한글 고전 번역에 대한 역사적 고찰 및 비교문학적, 문화상대주의적 분석’을 주제로 한국고전영문 번역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한자, 한국어,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하는 7명의 학자가 참여해 한국 고전 번역의 난제를 공유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구운몽』부터 『만인보』까지 10여 권의 번역서를 냈고, 지난 2013년 『삼국유사』를 번역해 제11회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한 미리암 뢰벤슈타이노바 체코 찰스프라하대 교수는 “『삼국유사』는 10세기 이전 고려 역사를 13세기 말로 기록됐는데 이를 21세기 현대중부유럽의 전통으로 재형상화하는 작업이 녹록치 않았다”고 번역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웅전』을 영역한 조숙자 아리조나대 교수는 “학자, 번역가, 출판사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지정된 플랫폼이 필요하며 다양한 판본들에 대한 처리, 로마자표기법, 명명 등에 필요한 공동의 체계적인 지침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한국의 ‘고전’이 어떻게 기획됐는가를 살핀 로스 킹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아시아학부 학과장은 “최남선과 광문회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현대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게 하려고 한국 고전 번역을 기획했지만 일본은 그 반대로 한국의 과거가 무력하고 정체한데다 사대주의에 빠져 노예처럼 순종했다는 것을 설득하려 고전번역을 기획했다”고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윤상민 학술문화부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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