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교수가 건네는 조언 … “인생에 정년퇴직은 없다”
은퇴 교수가 건네는 조언 … “인생에 정년퇴직은 없다”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7.12.04 11: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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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의 삶 질문하는 임영철 중앙대 명예교수

“100세 시대는 우리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임영철 중앙대 명예교수(일어일문과)의 새 책은 바로 이런 고민에서 시작됐다.

임영철 교수(68세)는 일본 오사카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중앙대 일어일문과 교수로 재직하다 2015년 정년퇴직했다. 도쿄대학 객원연구원, 일본 국립국어연구소 특별초빙객원연구원을 지냈고, 한국일본어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일본인은 왜 속마음을 말하지 않을까』(살림출판사, 2014), 『한국어와 일본어 그리고 일본인과의 커뮤니케이션』(태학사, 2008) 등의 전문서적도 펴냈지만, 일반인들에게 가까운 대중서를 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그 역시 ‘노후’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노후생활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국과 일본을 비교해 국내에 소개하는 일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작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본인의 노후생활을 다룬 번역서는 그런대로 있었지만, 한국인의 관점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의 노후생활을 비교·분석한 자료와 저서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는 10여 년의 일본생활 경험과 자신의 전공인 사회언어학의 관점 등을 원용해 한국인과 일본인의 노후생활을 비교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나온 책이 『웰컴, 헌드레드』(에스에이치북스, 2017)다.

한국에 베이비붐 세대가 있다면 일본에는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있다. 단카이 세대의 은퇴를 앞서 경험한 일본은 건강, 노후생활 자금, 가족관계, 지적활동, 죽음 등 인생의 걱정스러운 부분을 미리 준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그러나 임 교수의 눈에 비친 한국의 노년층들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이렇다 할 준비가 전혀 없는 ‘무방비 상태’에 가까웠고, 그는 “준비 없는 노후는 우리를 비참한 삶으로 좌초시킬 것”이라며 걱정스러운 마음까지 내비쳤다. 그렇다면 100세 시대를 잘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인생이라는 ‘마라톤’ 앞에서

임 교수는 다른 무엇보다도 노후생활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년의 삶을 이야기할 때 주로 신체적 기능의 퇴화, 고독함, 경제력의 상실 등을 이야기하지만, 마음 먹기에 따라 노년의 삶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직장에서의 은퇴는 그저 장소의 상실일 뿐, 앞으로도 인생이란 마라톤은 계속될 것이다. 스스로가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긴장감’을 잃지 말고, 남은 인생을 보람차게 살기 위한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

변화하는 세상 앞에 문맹자가 되지 않으려면,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뛰어난 개인기 하나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기에 나이가 들어도 평생교육을 추구해야 하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것들에도 적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르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지 말고, 묻고 발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2년 전 대학에서 정년퇴직한 임 교수는 ‘긴장감’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출근하듯 개인 연구실에 나간다. 은퇴 후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을 아직까지도 지켜오고 있는 셈이다. 책을 출간한 뒤로 외부강연 요청이 많아 바빠지긴 했지만, 연구실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지적 활동이 곧 ‘안티에이징’으로 연결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전공인 사회언어학 분야에도 꾸준한 애정을 쏟고 있었다. ‘사회언어학’은 언어기호가 언어의 외적요인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계량적·과학적으로 규명하는 학문인데, 최근에는 소시오그래머(Sociogrammar, 사회적 행동문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문장이 ‘문법‘이라는 일정한 규칙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처럼, 인간의 행동도 ‘사회적 규범‘에 따라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소시오그래머가 어떤 점에서 다르고, 그 배경에는 어떤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지를 사회언어학적 관점에서 비교·분석할 계획이다.

“인생에 정년퇴직은 없다”고 말하는 임 교수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전했다. 그런 그에게 100세 시대는 ‘축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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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h 2017-12-04 17:58:44
100세 시대에 정년 이전보다 더 바쁘게 지내시며 연구하시는 임교수님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