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부 바라보는 인식 개선 시급 … '지역학' 등 기획서 가능성 보였다.
출판부 바라보는 인식 개선 시급 … '지역학' 등 기획서 가능성 보였다.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7.11.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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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출판부의 도전과 과제 _ 대학출판부 편집장들에게 미래를 묻다

<교수신문> 지령 900호 특집으로 마련한 ‘지식의 최전선, 대학출판부의 도전과 과제Ⅱ’는 2015년 800호 특집의 후속이다. 2년 사이, 대학출판부에 종사하는 편집자들의 생각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년 사이 눈에 띄는 변화는 ‘출판부’에서 ‘출판문화원’이란 명칭의 변경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명칭 변경은, 깊은 문화적·정신적 변화를 동반한 것으로는 읽히지 않는다. 편집자들의 자부심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학 차원에서 이름에 걸맞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콘텐츠로서 출판의 가능성이 새롭게 모색되고 있는 지금, 대학출판부의 문화적·지성사적 역할을 고무하고 북돋는 대학 안팎의 시선 변화가 절실하다. 이에 △장종수 (사)한국대학출판협회 이사장에게 듣는다 △대학출판부 실무 편집자들의 의견 △최근 각 대학출판부가 출판한 가장 공들인 문제작(각 2편) △ 특색있는 ‘지역학’, ‘동아시아 관련서’ 등의 기획을 통해 대학출판부의 새로운 도전을 조망해본다. 이번 기획은 (사)한국대학출판협회 회원교 편집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됐다.

"시대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관건"

질문은 2015년과 동일했다. 출판부 독립 여부, 편집 실무자수, 근속년수, 업무 만족도, 대학출판부의 발전 가능성, 개선점 등을 물었다. 2년 전과 다른 점이라면, 대학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편집자들이 좀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안팎에 불어 닥친 학령인구 감소가 결국 대학 재정을 위태롭게 하고, 다시 이것이 대학출판부 지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대학출판부 실무 편집자는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27명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1명이라고 하더라도 편집 일을 23년간 해온 베테랑도 있는가하면, 이제 막 부임한 2개월 차 편집자도 있었다. 대개는 10년을 웃도는 경력이었다. 대학이 출판을 ‘전문적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들의 업무 만족도는 2015년에 이어 여전히 ‘어느정도 만족’ 이상이었다. 이런 대답은, 이들이 전문적인 가치출판, 즉 상업적 이해관계를 떠나 학술적 가치가 있는 책을 출판한다는 자긍심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상판매량이 적더라도 학문적으로 가치가 있는 도서라면 출판할 수 있다는 점”을 일반 출판사와의 차별성으로 꼽은 응답이 주를 이뤘다.

눈에 띄는 변화는 ‘대학출판부의 가능성’을 짚은 데서 나타났다. 2015년의 경우, 대학출판부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본 곳은 응답한 19곳 가운데 14곳이었다. 올해의 경우, 응답한 15곳 가운데 7곳에 그쳤다. 수도권·지방, 혹은 국립대·사립대냐 하는 조건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대학출판부가 시대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발전할 수도, 퇴보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늘었다.

경상대출판부와 방송대출판문화원은 학술교재와 기획서의 가능성에서 미래를 밝게 예측했다. 가톨릭대는 평생교육의 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독자층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영남대는 학령인구감소 → 재정위축 → 출판부 인원감소를 근거로 발전 가능성을 어둡게 인식했다. 전북대출판문화원 역시 학령인구감소에 따른 재정악화와 디지털문명과의 경쟁이란 조건에서 대학출판부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각 자체가 이렇게 긍정·부정으로 갈리기도 했지만, 가능성 ‘반반’이라고 응답한 곳도 눈에 띈다. ‘가치 출판을 통해 상업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는 역할’을 일반 출판사와 대학출판부의 차별성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북대는 대학출판부의 발전 가능성을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몇 가지 전제조건들이 충족될 경우 상업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가치 출판을 통해 상업출판의 빈 고리를 메우는 역할이 꼭 필요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고, 또한 “매출의 30%까지를 ‘공동공공요금’으로 징수할 수 있는 국립대학의 제도(수익의 30%가 아니라, 매출의 30%임에 유의)” 때문에 부정적이란 설명이다.

한국외대지식출판원도 가능성을 ‘반반’으로 예측했다. 이들이 가능성 있다고 대답한 데는 일반 소설이나 에세이, 자기계발서에 비해 수요가 적을 수는 있지만, 학계에 꼭 필요한 지식을 책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점, 각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의와 관련 학과의 특성을 알고 적합한 교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다.

그렇다면, 부정적으로 본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대학 출판부의 주요 출간 도서는 ‘교재’인데, 교재를 사용하지 않는 일반인(외부독자)들의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가능성 요소로 꼽혔던 게 독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으로 읽힌다. 또한, 저자가 주로 학내 교수들이다보니 간혹 판매량 확보가 불투명한 교재들을 출간해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가능성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란 지적이다.
 
2015년, ‘대학출판부의 발전을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이 뭐냐고 물었을 때, 대학출판부가 내놓은 대답은 △기획력·마케팅 능력 향상 △전문성 제고와 자율성 확대 △대학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 △대학 특성에 맞는 콘텐츠 개발 등이었다. 그렇다면 2017년은 어떨까. 2015년의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개선점이 좀더 세분화된 게 특징이다.

국립대의 경우, ‘공적부담금’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사립대의 경우, 성과에 대한 조급증(성과주의)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국립대 출판부의 경우 대학당국의 지원을 받기는커녕 공적부담금(공공요금)으로 수입액의 10~30%까지 학교에 납부하고 있어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출판부에 대한 공적부담금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 또한 학내 교수들의 출판부에 대한 인식 개선, 저자 풀을 대학 외부로 좀더 확장해야 한다는 등의 주문도 이어졌다. 한마디로 ‘필진’ 확보가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학출판부는 ‘지역학’ 시리즈 기획에서 어떤 가능성을 읽어내고 있었다. 실제로 ‘활로’를 모색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경상대출판부는 지역 스토리텔링 콘텐츠사업의 일환으로 ‘지앤유 로컬북스’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계명대나 영남대도 이런 ‘지역학(한국학)’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고려대출판문화원에서도 읽힌다. 이들은 향후 ‘동남아시아 지역학’ 시리즈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견조사에 참여한 대학출판부 15곳(가나다 순)
가톨릭대출판부, 경남대언론출판원, 경북대출판부, 경상대출판부, 계명대출판부, 고려대출판문화원, 성균관대출판부, 성신여대출판부, 영남대출판부, 울산대출판부, 전북대출판부, 충남대출판문화원, 한국방송통신대출판문화원, 한국외대지식출판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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