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등재지 제도, ‘좋은’ 논문에서 ‘많은’ 논문으로 변질시켰다
한국연구재단 등재지 제도, ‘좋은’ 논문에서 ‘많은’ 논문으로 변질시켰다
  • 윤상민
  • 승인 2017.11.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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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학술지평가제도 개선 정책공청회 개최
한국연구재단 등재지 제도가 논문의 질을 하락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픽사베이
한국연구재단 등재지 제도가 논문의 질을 하락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픽사베이

 

“한국연구재단의 등재지 제도는 연구자들이 ‘평판’을 얻기 위해 자율경쟁 하던 메커니즘을 하루아침에 붕괴시켰다. 연구자는 얼마나 좋은 학술지에 논문을 내느냐 그리고 그를 위해 얼마나 질 높은 논문을 쓰느냐는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등재지에 얼마나 많은 논문을 쓰느냐는 방식으로 경쟁구도가 바뀌었고, 학술지들도 1년에 어떻게 하면 한 번이라도 더 발간할까 경쟁하게 된 것이다.”

김두얼 명지대 교수(경제학과)는 지난 21일 전재수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서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 지원과 평가제도, 학문의 자율성은?-연구자들이 말하는 학술지 평가와 개선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 평가에 강하게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십수 년 간 학술지 평가가 운영된 방식이 학술지 지원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며 “이 모든 것의 기저에는 학계의 지향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평가제도의 몰이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연구재단이 전문성과 공공성에 대한 ‘갑질’의 기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영수 전 경상대 연구교수는 “재단은 지원정책의 꽃으로 학술논문의 양·질적 발전에 따른 학술진흥을 말하지만 그렇게 지원받아 양산된 국내 학술논문들이 ‘쓰레기 취급’당하는 ‘쪽팔림’을 당연시하는가에 대해 답변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날 정책토론회에서는 과총이 지난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학술지 평가사업 진행과정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홍성태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 학술지지원TF공동위원장은 평가항목 개선에 앞서 과총이 학술지 편집인들이 주축이 된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회원학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과도한 평가항목 △외형적 내용 중시 △학술성 및 고유성 평가항목 부족 등이 개선돼야 할 평가항목으로 제기됐고, 위원회는 △정시성 준수 △전문가심사 제도 운영 △투고규정 완비를 평가기본요건으로 선정해 이를 충족하는 학회만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시공간적 제약인 큰 종이책보다 온라인출판을 집중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홍 위원장은 “국내학술지를 우리 연구자가 무시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이 연구 성과평가에서 국내학술지를 홀대하는 현 상황이 조속히 타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총은 과학기술분야 국내 발행학술지를 지원하기 위해 학술지를 평가하고 있다. 선정된 학술지의 발간비를 지원해 연구소 재정부담을 덜어주고 학술지를 통한 학술활동 활성화로 선순환 시킨다는 취지다.

한편 임상혁 숭실대 교수(국제법무학과)는 「학술논문의 OA와 저작권 & 학술지 평가정책」에서 한국연구재단의 오픈액세스 정책이 연구자와 학술지 발행기관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재현 인천대 교수(동북아국제통상학부)는 국제화된 학술생태계를 고려해 접근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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