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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의 혁신,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라
전문대의 혁신,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라
  • 김규태 계명대 교육학과
  • 승인 2017.11.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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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문대를 생각한다

세계는 지능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른 제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4차 산업혁명이 산업과 고용구조, 생산과 개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초등학교 입학생의 약 65%는 현존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 또한 2020년까지 약 510만여 개 일자리가 감소된다는 전망이 그에 해당된다. 이로 인해 세계 교육은 인공지능, 로봇학습, 빅데이터,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교육과정, 교수학습, 학생지원체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국내 전문대학의 교육 여건이나 조건은 어떠한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할 수 있는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발간한 ‘2017년 인적자원개발지표’를 보면, 2016년 기준으로 138개 전문대학에서 전임교원 1인당 35.5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으다. 이는 일반대학 24.2명 대비 11명 정도 많은 숫자다, 시간강사(32.0%)와 겸임교원(18.0%)이 담당하는 강좌 학점수가 전임교원보다 높다. 휴학율도 34.6%로 세 명 당 한 명이 휴학하고 있으며, 취업률도 69.5%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전문대학에서 앞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인 디지털화, 지능화, 전문화를 요구하는 전문 직업인 육성이 가능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따라서 전문대학은 지능정보기술에 알맞은 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 교육 및 운영 조건과 환경을 혁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전문대학에서 제공하는 NCS 기반 교육과정은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지능정보기술이나 디지털 기반으로 설계돼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위한 학사운영시스템은 적절한가에 대한 엄정한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독자들께서 이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답하고 있는가? 필자는 ‘아니다(No)’라고 답할 것이다. 그 이유는 NCS가 굴뚝 경제나 컴퓨터 기반 산업의 일자리에 초점을 둔 교과과정과 교과서에 가까우며, 전공 개설도 칸막이식 교과과정에서 벗어나지 못함은 물론, 특정 주제나 문제에 필요한 융복합 교과 운영 준비도 충분하게 준비돼 있지 못한 실정이며, 학사관리도 2차 산업혁명의 콘셉트인 표준화, 대량화, 단순화에 가까운 학사관리체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수학습방법은 어떠한가? 전문가들에 따르면, 직무 상황과 현장 역량을 강조하는 교육은 강의보다는 토론학습, 협력학습, 탐구활동, 프로젝트학습, 인지적 도제학습 등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전문대학에서는 교수자 중심의 강의와 실습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2~3년의 짧은 재학 기간으로 인해 NCS 학습모듈을 충실하게 이수할 있는가도 의문이다. 아울러 일부 학생들은 전공 기본 학습을 위한 기초학력이나 자기효능감이나 학습동기가 낮아서 창의적이고 고도화된 지식과 스킬을 익히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전문대학들은 유럽위원회 IPTS(Institute for Prospective Technological Studies)가 제시한 ‘미래교육 2030’에서 권고한대로, 학습자 개인의 요구와 선호를 수용하기 위해 개방적이고 유연한 교수학습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학생에 대한 강의도 자기조절학습, 개인별 맞춤형학습, 협력학습의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러 직무 상황이나 체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증강현실을 활용한 직업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도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 기기와 기술을 활용해 교실학습과 온라인학습을 병행하는 혼합학습(blended learning)을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최근 전문대학생은 청년 고용 불안정, 일자리 미스매칭 등으로 인한 전문대학생들의 스트레스와 불안, 고용에 대한 낮은 효능감과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에 실증적 자료를 살펴보면, 2016년 기준으로 청년 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있고, 20-24세 고용률 46.0%에 머물고 있으며(2017년 인적자원개발지표), 전문대학의 전공일치 취업률은 49.8%인 실정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이슈브리핑 91호). 따라서 전문대학은 소속 학생들의 고용 불안정과 전공 미스매칭 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장래 고용 상황에서 개인의 긍정적 심리나 능력을 갖추도록 학생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강구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필자는 경영학자들이 불확실하고 난관의 경영 및 직무 상황에서도 경쟁우위를 갖추고 성과를 극대화하는데 필요한 능력으로 제시한 긍정자본심리 향상 프로그램을 제안해 보고자 싶다. 긍정심리자본은 자기효능감, 희망, 낙관주의, 회복탄력성이 통합된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여러 경영 전문가에 따르면, 긍정심리자본이 높은 직원은 해결하기 어려운 높은 목표를 설정해 도전적인 환경에서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며,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난관에 직면했을 때 이겨내면서 자신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따라서 전문대학은 학생들에게 긍정심리자본을 계발할 수 있는 교과 및 비교과 강의, 교내 진로 및 취업상담과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 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국가 및 기업의 적응시스템은 빠르게 전환되고 있지만, 전문대학의 교육 및 학사운영 체제는 느림보 거북이 수준으로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느릴 수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전문대는 앞으로 사라질 직업과 직무에 해당되는 능력을 지닌 인재 양성소로 전락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전문대학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알맞은 교육의 조건을 구비하고, 교육과정, 교수학습체제의 혁신 전략을 마련하고, 고용 불안정과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긍정심리자본 강화 프로그램을 강구해 실시할 필요가 있다.

김규태 계명대·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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