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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수회장이 임원 … “대학 공공성·자율성 강화 위해 노력할 것”
현직 교수회장이 임원 … “대학 공공성·자율성 강화 위해 노력할 것”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7.11.12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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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서울소재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 맡은 이성근 경희대 교수

서울 소재 9개 대학의 교수회가 뭉쳤다. 지난달 25일 창립된 ’사단법인 서울소재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서교련)는 고려대·경희대·서울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한국외대 교수회가 함께 하고 있다. 서교련 초대 이사장을 맡은 이성근 경희대 교수(부동산학과)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서교련’의 창립 계기가 궁금하다.
“서교련은 2010년 12월 조직된 ‘서울교수협의체연합회’를 모체로 두고 있다. 당시 ‘서울교수협의체연합회’는 언론사 대학평가에 대한 대책 논의로 시작해, 대학 교육의 질 향상과 대학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 서울 8개 대학 교수회 대표자들이 뭉쳤었다. 그때는 조찬모임 정도로만 진행을 했었는데, 이번에 이걸 ‘공식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막연하게 하다보면 우리들의 목소리가 파묻힐 수 있겠더라. 그래서 지난달 25일에 서교련을 공식적으로 창립했다. 서교련의 가장 큰 장점은, 각 대학 교수회 ‘현직’ 의장·회장들이 임원이라는 점이다. 현직이 모였으니 그 대학의 목소리가 뭉쳐나올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서교련 임원의 임기는 각 대학 교수회장의 임기와 동일하다.”

△이번에 “언론사 대학평가 중단하라”는 입장문을 냈다.
“그렇다. ‘언론사 대학평가’는 우리가 초창기 모임 때부터 문제로 지적해왔던 것이다. 언론사가 대학평가를 하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마다 특성이 다르고 학생 수와 교수 수도 다른데, 언론사는 이걸 획일적인 지표로 평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떤 대학은 교수가 2천 명인데, 어떤 대학은 교수가 500명밖에 안 된다. 애초에 ‘샘플’이 다른데 같은 지표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보나. 그런 점에서 획일화된 정량지표는 문제가 있다.
더 냉정하게 말하면, 언론은 보도를 하는 기관이지 평가를 하는 기관은 아니지 않나. 대학평가와 관련해 심층취재를 하는 것은 맞아도, 언론사가 ‘주체’가 돼 평가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대학을 평가하기보다는, 분석을 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게 한 가지 방법이지 않겠나. 물론 우리가 언론사에 대학평가를 아예 하지 말라고 할 권한은 없다. 그렇지만 ‘방향’은 바꾸자는 거다. 현재 시스템으로 가는 건 문제가 있으니 ‘중단’하고, 새로운 방향을 찾아 그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십여 년째 언론사 대학평가에 매달리는 ‘대학’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고 봤다.
“맞다. 대학이 언론사의 요구에 끌려가는 것도 문제다. 대학이 언론사에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나. 그럼 언론사들은 ‘대학 알리미’에 올라와 있는 과거 데이터를 그냥 써버린다. 결국 대학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자료를 제공한다. 과거 데이터로 다른 학교와 경쟁하면 평가결과에 불이익이 생기니까. 확실히 대학들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대학평가’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대학은 ‘공정한 사회적 평가기구의 구성’과 ‘타당한 평가 지표의 기준’에 의해 평가돼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 대학평가는 대학의 구성원들이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거기에 필요하면 시민단체나 언론이 낄 수 있는 거고. 이런 경우, 대학평가는 대학·시민단체·언론의 의견을 모은 ‘합의체’를 통해 진행될 거다. 마찬가지로 ‘평가 지표’를 정할 때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게 뭔지 ‘합의’를 통해 정하는 거다. 힘들지만 이렇게 하면 합리적인 평가가 이뤄질 거라고 본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서교련은 회원 대학의 민주적 경영과 교수의 교권확립 및 지위 향상, 나아가 대학의 공공성과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대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모든 걸 해낼 수는 없기 때문에, 굵직한 어젠다(agenda)를 잡아 단계적으로 준비해나갈 생각이다. 이번 ‘언론사 대학평가’를 시작으로, ‘재단법인 개혁’ 문제도 내년쯤 논의하려고 계획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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