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란의 시세계, 보편성 지닌 문학으로 日에 전파되길”
“문병란의 시세계, 보편성 지닌 문학으로 日에 전파되길”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7.10.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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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란 시집 일본어판 출간 견인한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독재정권에 맞서 화염병 대신 시를 던져 투쟁한 시인 문병란(1934~2015) 시인의 시집 『직녀에게· 1980년 5월 광주』가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일본문학)와 히로오카 모리호 주오대 교수의 공동번역으로 일본의 후바이샤(風媒社)에서 출간됐다.

김교수와 히로오카 교수는 시집번역을 시작한 2014년 10월 이후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광주와 문병란 문학’을 주제로 연구회를 갖는 등 연구교류를 진행해 왔는데 그게 ‘일본어판 시집’으로 결실을 맺은 것. 이에 맞춰 『문병란 한·일 동시출간기념 선집』 (김정훈·히로오카 모리호 교수 편저)도 곧 일월서각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일본판 시집 『직녀에게· 1980년 5월 광주』는 「직녀에게」, 「희망가」를 비롯한 문병란 주요 시선 약 80여 편과 1980년 5월 광주에 관한 시편, 김 교수와 히로오카 교수의 평론으로 이뤄져 있다. 일본어판 시집 출간을 기념해 지난 18일 일본 주오대에서 관련 심포지엄도 열렸다.
 
그렇다면 김 교수는 어째서 문병란 시인의 일본어 번역에 매달린 것일까.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9월 히로오카 모리호 주오대 교수가 주오대 법학부 학생 10여명과 함께 광주를 방문해 5·18현장 역사탐방을 한 적이 있다. 이들은 국립 5·18민주묘지 추모관의 강연회에 참석하고 남부대에서 한일대학생 교류행사를 가졌으며, 근로정신대 할머니 증언을 청취했다. 김 교수는 “문학연구자 입장에서 그때 그들을 불러놓고 광주를 대표하는 시인 문병란에 대해 그들에게 소개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웠다. 그해 10월 문병란 시인의 「희망가」를 일본어로 번역해서 보냈고, 히로오카 교수도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의 알리기에 매진했던 문 시인의 시적 경향에 관심을 보이면서 작업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와 주오대의 인연은 조금 더 올라간다. 그는 2000년대 후반 일본의 <오마이뉴스>로 불렸던 인터넷신문 <JANJAN>에 ‘광주통신’이라는 제목으로 연재칼럼을 쓴 적이 있다. 그때 <JANJAN>의 편집주간이 바로 히로오카 교수였다. 이 같은 인연으로 김 교수는 주오대출판부에서 연구저서 『소세키와 조선』(2010)을 펴냈고 그 후로 연구교류를 진행해왔던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광주 5·18 현장을 찾는 일본인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광주 방문 증가에 대해 그는 “광주 5·18 정신은 국경과 신분을 초월해 인권, 평화, 민주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시점을 견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5·18 현장을 찾는 일본인들이 자주 눈에 띄는 만큼 일본 문학계나 일본 독자에게 문병란 문학이 보편성을 갖는 문학으로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일본문학 연구자인 김 교수는 ‘일본문학 수용’과 함께 일본을 향한 ‘우리문학의 발신’의 문제를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광주의 특수성 위에서 징용관련 문학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우리 문화 알리기에 더 나서겠다고 말하면서, “다음 작업이 어떤 것이라고 미리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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