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야 한다는 압박감 앞에서
홀로서야 한다는 압박감 앞에서
  • 권덕화 전남대 의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 승인 2017.10.30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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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을 돌이켜 봤을 때, 석사 과정은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실험실 생활도 처음이었고 생물학에 대해서도 사실 깊이 알지 못했던 나였기에, 무엇인가 연구를 한다는 자체가 신기했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파이펫을 잡는 것부터 해서 연구 활동에 있어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석사과정은 나름 즐겁게 보냈던 것 같다. 박사과정에 진학했을 무렵에는 “나는 할 수 있다” 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시작했던 것 같다. 박사라는 이름값이 갖는 무게와 진로 문제 때문에 박사과정을 계속 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고,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할 수 있어” 라고 나에게 용기를 주면서 시작을 했던 것 같다. 

박사과정을 밟는 동안 나는 실험 방법에 대한 시행착오도 겪어보고, 투고된 논문이 여러 저널에서 수차례 거절 당해보기도 하고, 연구 결과에 대한 예상치 못한 질문에 미처 답변을 하지 못해 당혹스러워 하며 고군분투했다.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기도 많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럭저럭 버텼던 것 같다.

이런 과정 속에서 조금이나마 나의 연구자적 능력과 질적 수준이 높아졌으리라 생각이 된다. 이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박사학위를 받을 무렵, 끝났다는 후련함에 마냥 좋았다. 그런데 “이제 끝이겠지”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또 다른 출발선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독립된 연구자로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나는 연구자적 역량이 충분한가? 잘 할 수 있나? 머릿속이 복잡했다. 또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연구비를 수주해야 했다. 비정규직이자 연구자로서 느끼는 불안정한 고용상태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연구비 수주는 중요한 문제였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 박사후국내연수에 지원해 과제가 선정됐다. 규모는 작았지만 연구자적 역량이 부족하다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나에게 “그래, 할 수 있어” 라며 독립된 연구자의 첫발을 디딜 수 있는 용기를 준 소중한 기회가 됐다. 

석,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연구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실험 경험을 통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지만, 독립된 연구자로서는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잘 하고 있는지 등에 의구심에 위축될 때가 있다. 연구비를 수주하는 것은 중요한 만큼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가져온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동안의 실적을 정리하고 연구 계획서를 작성하면서 나의 연구방향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돼주기도 하며, 독립된 연구책임자로서 나를 더 성장시키고 단련시키는 일련의 과정 같다. 앞으로도 계속 연구재단의 지원사업이 나를 포함한 모든 연구자들의 동반자가 돼 함께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권덕화   전남대 의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전남대에서 ‘심혈관 질환에서 전사조절자들의 역할 연구’로 박사를 했다. 혈관 석회화 발생 과정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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