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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교수회, “총장 공약 이행 믿는다” … 일부 前 보직교수들은 의심
성신여대 교수회, “총장 공약 이행 믿는다” … 일부 前 보직교수들은 의심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7.10.30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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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성신여대 총장 체제, 출범했지만…

성신여대가 제10대 김호성 총장 취임 이후 ‘내홍’을 겪고 있다. 성신여대 총장 자리는 공금횡령 문제를 일으켰던 심화진 전 총장이 사퇴함에 따라 지난 석 달간 ‘공석’이었다. 그러다 9월 18일자로 새로운 ‘관선이사’들이 파견되고, 9월 29일 황상익 서울대 교수(의학)가 ‘제32대 성신학원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사태가 급변했다. 황 이사장이 지난 13일 김호성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제10대 총장으로 선임한 것이다.

김 교수는 성신여대 ‘교수회’ 소속으로, 총장 공모방식을 ‘공모제’에서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며 이전 이사회와 갈등을 겪어왔던 인물이다. 김 교수는 새 이사회에 의해 총장으로 선임된 뒤 “여러 가지 학내 여건을 감안해 새 이사회가 제의한 총장직을 수락하게 됐다”면서 “민주적인 총장을 선출하고 내년 6월 말경에는 연구실로 돌아가겠다”고 뜻을 전했다.

성신여자대학교 전경
성신여자대학교 전경

김 총장 선임을 문제 삼은 일부 교수들

그런데 성신여대 일부 교수들이 김 총장의 선임에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최민자 전 총장직무대행은 지난 16일 “이사회에서 기습적으로 총장 선임을 강행한 것은 민주적인 방식의 총장 선출을 기대하고 있던 성신 구성원들을 모독한 비상식적인 처사”라고 목소리 높였다. 같은 날 김현경 전 생활과학대학장도 “임시이사회에서 새로 임명된 신임 총장이 총장 직선제를 요구해오던 김호성 교수라는 사실에 배신감과 허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한란 전 대학원장도 지난 17일 “선임 과정에 정당성이 결여된 김호성 교수는 즉각 사임하고, 성신의 모든 구성원들의 민의가 반영된 민주적인 총장 선임 절차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에는 ‘성신여대 총장 직선제 촉구를 위한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임시 이사회-‘교수회’로 이어지는 ‘커넥션’과 이들의 뒤를 봐주는 배후가 성신에서 벌이고 있는 모욕적인 작태에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면서 “성신 비대위는 앞으로 민주적인 방식의 총장 직선제 추진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장 직선제 반대해놓고 이제 와서 … 황당”

성신여대 교수회는 이런 반응에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김도형 성신여대 교수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최민자, 김한란 교수는 오히려 얼마 전까지 총장직선제를 주장하는 교수들을 ‘해교 행위하는 자’라 비난했고, 이사회에 총장을 ‘임명’하라고 다그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민자, 김한란 교수는 7월 26일에 “성신여대 이사회가 추호의 흔들림 없이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따라 새 총장을 선임하길 기대하고 성원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었다. 그런데 새로운 이사회가 들어와 김호성 총장을 선임하자 “총장 직선제를 해야 한다”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최민자, 김현경, 김한란 교수는 공통적으로 심화진 전 총장에 의해 보직을 임명받았던 이들이다. 심 전 총장 재임 당시 최민자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사회과학대학장(14.1.24.~)을 맡았으며, 김현경 교수(스포츠레저학과)는 생활과학대학장(14.9.1.~16.8.31.) 직에 있었고, 김한란 교수(독일어문·문화학과)는 대학원장(15.9.1.~17.10.13.) 직에 있었다. 비대위의 구성원이 누구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비대위는 이들 최민자, 김현경, 김한란 교수의 글을 함께 묶어 기자에게 보도 자료로 보내왔다.

비대위가 지난 20일 기자에게 보도를 의뢰하면서 보낸 메일.
비대위가 지난 20일 기자에게 보도를 의뢰하면서 보낸 메일.

김 총장, 민주적인 총장후보 선출제도 마련키로

성신여대 교수회는 지난 2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김호성 총장이 ‘민주적인 총장후보 선출제도 마련과 실시’ 공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또한 “만일 김 총장이 공약을 소홀히 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성신교수회가 누구보다 앞장서 비판해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상익 이사장도 지난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장 직무대행보다는 ‘총장’이 더 책임감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김호성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했다”면서 “김 총장은 학내 구성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차기 총장 후보를 선임하는 것을 ‘임무’로 맡았다”고 설명했다.

성신여대 임시이사로 파견된 임재홍 방송통신대 교수(법학)도 같은 생각이다. 임 교수는 “1년 임기의 임시이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고 설명하면서 “김호성 총장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고, 이사회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것”이라 밝혔다. 성신여대 학생들도 김호성 교수가 총장으로 선임된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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