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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으로 직선제 주문 · 코드인사 비판 … 그들은 누구인가?
익명으로 직선제 주문 · 코드인사 비판 … 그들은 누구인가?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7.10.30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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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선임에 반발하는 ‘성신여대 비대위’

익명의 목소리들이 유령처럼 성신여대를 배회하고 있다. 성신여대 임시이사회는 지난 13일 김호성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를 제 10대 총장으로 선임, 대학 정상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체불명의 ‘성신여대 총장 직선제 촉구를 위한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나타나 이사회의 총장 선임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지난 20일 기자에게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김호성 교수가 소속된 ‘교수회’와 코드가 맞는 임시이사들이 우리 대학에 파견됐으며, 이들이 성신 구성원의 의사를 묵살한 채 총장으로 멋대로 선임했다. 임시이사 중 한 명은 ‘교수회’ 소속 교수와 함께 전국교수노조 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데, 누가 어떤 의도로 임시 이사들을 임명하는 데 관여했는지 우리는 그 진실을 알아야겠다”는 내용이었다. 기자가 취재를 원한다며 연락처를 남겼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비대위에 어떤 이들이 참여하는 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비대위는 24일에 다시 두 번째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이번에는 한층 더 거칠고 원색적이었다. “실제로 현 임시 이사들 중 이사장을 포함한 일부 이사는 교수노조, 민교협 등에서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사람들이며, 모 이사는 현 정부의 교육 정책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중략) 사립학교 운영에 국가권력이 개입하여 대학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한 행위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비대위의 면면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기자의 연락에도 답은 없었고, 교수와 학생들도 전혀 알지 못했다. 총장직선제를 외치지만 이들 비대위는 여전히 ‘얼굴’을 감추고 있다. 한 임시이사는 “비대위가 계속 베일에 싸여 있어 의견을 수렴하고 싶어도 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이 익명성 뒤에서 학내 문제를 ‘정치화’ 하고 김호성 총장체제를 교묘히 흔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보다 심각한 것은 비대위가 정상적인 임시이사 체제 활동까지 문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임시이사 파견’은 교육부의 고유한 권한으로, 한계 상황에 이른 대학들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 그런데도 비대위는 “교수회 교수들의 코드에 맞는 임시 이사가 파견됐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육부 소관의 공적 문제를 사적인 문제로 끌고 들어온 셈이다. 게다가 비대위는 구성이사들이 교수노조, 민교협 소속이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관선이사가 대학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대학을 흔드는 것은 오히려 익명 뒤에 정체를 감춘 목소리들이다.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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