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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얇고 더 선명한 빛의 예술
더 얇고 더 선명한 빛의 예술
  • 김병수 과학객원기자
  • 승인 2003.05.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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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속의 과학: 최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의 현주소



작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각종 디스플레이들 각축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기술들이 선보였다. 수십만 명이 지켜본 대형 전광판, 대형 음식점의 프로젝터, PDP 및 LCD TV 등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첨단 디스플레이들을 동시에 볼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의 2002년 보고서에 따르면, TFT-LCD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 특히 국내의 LCD 생산 기술이 선두를 달린다.

선두 달리는 국내  LCD 생산 기술
그렇다면 월드컵 경기를 생동감 있게 지켜 볼 수 있도록 해준 각종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작동되는 것일까. 디스플레이는 각종 기기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시각정보로 변환시켜 인간에게 전달해 주는 전자기술로 정의될 수 있다. 기계와 인간을 연결해 주는 매개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술인 것이다. 이 때문에 디스플레이 장치는 컴퓨터, 반도체와 함께 정보 기술의 핵심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까지 디스플레이 장치의 대부분은 부피가 큰 CRT(음극선관, cathode ray tube)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보의 양과 종류가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부피가 작고 편리한 평판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우선 디스플레이의 기본 요소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화소와 해상도가 기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화소는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색상의 최소단위다. 컬러 디스플레이에서는 색상을 구성하기 위해서 적(R), 녹(G), 청(B)의 3원색을 사용한다. RGB의 다양한 조합은 수많은 색상을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즉 화소를 통과하는 빛의 양의 조절을 통해 표현 가능한 색의 수가 결정된다. 예컨대 화소를 완전히 열면 흰색, 닫으면 검정 이런 식이다. 해상도란 디스플레이 모니터 내에 포함돼 있는 화소의 숫자를 말하는데, 대개 가로방향으로 있는 화소의 개수에 세로방향 축 위에 있는 화소의 개수를 곱하기 형태로 나타내는 수가 많다.
화면의 선명도는 해상도와 모니터의 크기에 좌우된다. 동일한 해상도에서는 크기가 작은 모니터에서 더 선명하고 큰 모니터로 갈수록 선명도가 떨어지는데, 그 이유는 면적이 더 크면서도 같은 개수의 화소가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즉 해상도란 화상정보를 어느 정도까지 세밀하게 표시할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척도인 셈.
평판 디스플레이에는 액정 디스플레이(liquid crystal display: LCD), 플라즈마 디스플레이(plasma display panel: PDP), 전계 방출 디스플레이(field-emission display: FED) 및 전기 발광 디스플레이(electroluminescence display: ELD)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은 플라즈마와 액정 디스플레이다.  PDP 디스플레이는 네온, 아르곤, 크립톤 등의 가스 혼합물을 밀폐된 유리판 사이에 마치 샌드위치처럼 집어넣어 동작시킨다. 판들은 완전히 밀폐되고 전극봉들은 정확한 각을 이룸으로써 화소를 만든다. 전압 펄스가 두 개의 전극봉 사이를 지날 때 가스가 화학변화를 일으키면서 약하게 전리된 플라즈마를 만든다. 이것이 색상 인광 물질을 동작시키고, 각 화소에서는 가시광이 방출된다. 플라즈마는 전형적인 CRT 디스플레이와 비교할 때 두께가 약 1/10 정도고 무게는 약 1/6 정도에 불과하다.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지만 50인치 이상의 대형화에 장점을 가지고 있고, 화질이 전반적으로 균질하기 때문에 대형 TV에 적합하다.

  게임, 영화에선 재생화질 떨어져
LCD는 플라스마를 통해 자체 발광을 하는 PDP와는 달리 빛을 발하지 않은 비발광 디스플레이다. LCD를 통해 화면을 만들려면 형광등과 같은 백라이트(backlight)가 필요하다. 액정 디스플레이의 구조는 편광판이 부착된 두 장의 유리 사이에 액정이 주입된 상태로 돼 있다. 액정이란 고체와 액체의 중간적인 상태를 말한다. 여기로 빛을 보내면 액정이 가해지는 전기장의 세기에 따라 움직이면서 빛의 투과량을 조절한다. 액정은 전기장을 받으면 분자들의 배열이 변화해 빛의 방향을 바꿔주는 전기적 異方性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성질로 인해 빛의 투과량이 조절되는 것이다.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LCD는 TFT(Thin-Film Transistor) LCD다. TFT LCD는 화면의 최소 단위인 각 화소마다 트렌지스터가 들어가 있는 형태를 말한다.
LCD는 빛을 내뿜는 것이 아니라 저지하는 원리로 동작하기 때문에, LED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보다 전력소모가 적다. 또한 CRT와 달리 전자파도 거의 없고 눈의 피로도 적다. 반면 전기장의 세기에 따라 분자의 배열이 바뀌는 전기적 이방성이 있어서 응답 속도가 느리고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에 차이가 생긴다. 일반적인 작업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게임이나 영화같이 빠르게 작동하는 화면에서는 화질이 나빠질 수 있다.
김병수 과학객원기자 bski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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