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4:55 (수)
"구성원 의견 수렴 노력…평양 캠퍼스 복원 사업 추진중”"
"구성원 의견 수렴 노력…평양 캠퍼스 복원 사업 추진중”"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3.04.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취임 1년 맞은 이중 숭실대 총장

 이중 숭실대 총장이 대학 정상화를 위해 모교에 취임한지 1 년, 숭실대가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지난 해 겨울까지만 해도 대학이 총장퇴진운동으로 학사행정에 파행을 겪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그 과정 속에서 얻은 ‘결속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대학’을 계획하고 있는 것. 최근에는 대학교육과 연계된 벤처 육성, 국내대학 최초 ‘전자상거래시스템’ 개발 등으로 최초로 컴퓨터 학부, 중소기업대학원 등을 설립한 대학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 9일 이 중 총장을 만나 취임 1년 소감과 향후 대학의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이라면 무엇입니까.
“상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갈등의 골을 치유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갈등의 시작이 대학 발전을 위한 방향 설정 문제에 있었던 만큼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묶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이제 대학발전위원회도 가동을 시작했고, 공학관과 종합강의동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들이 하나 하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발전하는 것만 남았습니다.”
△총장님께서는 재임 기간 역점을 두실 부분은 무엇입니까.
“조급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숭실대의 미래를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싶습니다. 학내구성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시스템도 필요할 것입니다. ‘성실하며 창조적인 인재 양성’이 교육의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숭실대는 이학, 공학, 농학 분야에서 대학 교육·연구 활동이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T·BT 특성화 대학을 위한 숭실대만의 방안이 있다면.
“숭실대는 정보과학대학, 중소기업전문대학원, 바이오벤처학과 등을 국내 최초로 개설하는 등 실험정신이 강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지니고 있습니다. 교명에서 알 수 있듯이 ‘虛’가 아닌 ‘實’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인문·사회 과학 분야가 아닌 농학에서 숭실대가 시작한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기독교 정신, 이념 등을 지향하는 ‘崇’과 과학정신, 물질에 기초한 ‘實’이 숭실대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숭실대가 벤처활성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중요한 것은 이론과 현실을 이어주는 것입니다. 대학의 역할은 창조적인 발상이 죽은 이론이 되지 않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중심에 선 대학이 숭실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창업지원연구센터를 1998년에 세웠고, 정통부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줄곧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정부가 벤처 선도대학으로서의 숭실대를 인정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총장님께서는 취임 초부터 숭실대를 다시 평양에 복원하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평양캠퍼스 복원을 위해 1백억원의 설립기금을 준비하는 등 여러 가지 방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교 설립 문제로 여러차례 평양에 가서 알게 된 점은 북한이 우수 학생들을 외국에 유학시키기보다는 북한 체제 내에서 가르치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 때문입니다. 해외 교육자들의 대학 설립에 북한이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만큼, 우리대학의 숙원인 평양캠퍼스 복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지난 1년동안 한국에서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한국대학과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라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한 관점은 모순에 차 있습니다. 자율성과 공익성이라는 두 개념이 섞여 왔다갔다 합니다. ‘대학의 자율성’과 ‘공교육 강화’를 상황에 따라 자기 입장에 맞춰 끌어다 씁니다. 공교육 강화를 외치면 대학 자율성을 해친다고 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하면 비리 사학 재단을 옹호한다고 말합니다. 평준화를 주장하면 교육개혁의 발목을 잡는다고 호통칩니다. 배려의 차원이 아니라 상대를 매도하려는 차원에서의 주의주장과 논리는 아무래도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및 교수사회의 발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진보든 보수든, 좌파든 우파든, 또 계층과 지역, 세대, 사회적 지위에 있어서 차이가 있든 간에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진지성과 합리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역사가 때로는 빗겨나가기도 하고, 미끄러지기도 한다고 할 때, 근시안적인 ‘배타성’은 역사를 더욱 엉키고 왜곡되게 할 것입니다. 서로의 가치관에 대한 인정이 기초가 돼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발전의 출발입니다.” 

허영수 기자

□약력: 1936년 生. 숭실대 영어영문학과 학사. 경원대 문학박사. ‘현대시’ 창간 동인. 일요신문 논설위원. 한국조폐공사 이사. 경남신문 사장. 정보화정책포럼 회장. 중국 연변과학기술대 부총장 및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