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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표는 ‘교수’ 아닌 ‘연구와 지도’
내 목표는 ‘교수’ 아닌 ‘연구와 지도’
  • 이은정 기자
  • 승인 2003.04.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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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교수 인터뷰 ] 김명선 성신여대 교수(심리학과)

몸 속의 ‘소우주’라고도 불리는 뇌에 대한 연구에 점차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20~30년 사이에 미지의 세계로 여겨졌던 뇌과학에 대한 결과물들이 국제 학계에서 하나 둘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 나라에서도 ‘뇌신경과학’이 차츰 인정을 받아가고 있다.

2003년 성신여대에 새 보금자리를 튼 김명선 교수(심리학과)는 ‘뇌신경심리학’을 전공한 몇 안 되는 학자 중 하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최근 수십 년간 각광을 받고 있는 연구 분야이지만, 9년 전 미국 조지아 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 대학의 반응은 차가웠다. 생소한 분야인데다가 의학과 심리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학문이다 보니 국내 심리학계조차도 “지나치게 의학 쪽 공부가 아니냐”라며 고개를 내젓기 일쑤였기 때문.

서울과 지방을 오갔던 4년간의 강사 생활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몇 학기를 함께 있어도 과 교수들과 어울리기 어려운 강사라는 신분이 주는 ‘이방인’의 느낌. 그래서일까. 신임교수가 된 후 김 교수는 자신의 과 강사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전체 강의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강사들이 학교에 애정을 가질 때 학문도 발전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제 교수가 된지 한 달 남짓 됐지만 김 교수에게는 벌써부터 고민이 생겼다. 연구와 강의간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이왕 하는 것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강의와 교수법 개발에 전력을 쏟아 붓고 있는 중이라, 연구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임상심리학이 과학적인 학문으로 발전하려면 검사에 치중하기보다는 실험과 같은 객관적 자료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임상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제학문을 하고 싶습니다.”

그간의 학문하는 과정의 목표가 ‘대학 교수되기’가 아닌 ‘연구하기’와 ‘지도하기’였듯이, 학생들에게도 학문에 있어서도 좋은 ‘학자’가 되고 싶다는 김 교수. 앞으로 강박증, 정신분열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인지기능이 뇌의 어느 부분과 연결되고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연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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