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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교수 충원 기대 이하
국립대 교수 충원 기대 이하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3.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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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03년도 상반기 교수임용경향 분석

신임교수 임용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올해도 이어졌다. 2003년 상반기 교수임용현황 조사 결과, 올해 1백 51개 대학에서 총 1천5백85명을 임용해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은 신임교수를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진하기는 하지만 지난 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국·공립대 교수 충원도 상당수 이뤄져, 학문후속세대의 숨통을 틔워줬다. 교수신문은 지난 2월 28일 각 대학에 협조 공문을 보내 3월 26일까지 회신이 도착한 1백51개 대학의 신임교수 현황을 분석했다. 

나날이 가열되는 대학 경쟁, 학생수 모집난 등이 대학 사회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는 가운데, 대학들의 교수 임용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임교수 임용은 IMF 이후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교수신문이 2003년 상반기 신규 임용된 전임교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1백51개 대학에서 1천5백85명의 교수가 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상반기에는 이보다 60여명이 적은 1천5백21명이 임용됐다. 이같은 교수 임용 증가는 주요 대학들의 교수 충원과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의 국립대 교수 2천명 증원 방침에 따른 국립대 교수 임용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립대 여교수 임용 ‘하락’
교육부가 국공립대 교수 2천명 증원 방침을 내세운 이후, 국립대의 교수 임용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대규모 임용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국공립대는 3백78명(23.8%)을 임용, 교육부의 기대치에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상·하반기에는 1천명에서 3백여명이 모자란 총 6백94명을 뽑았었다. 지금까지 총 1천 72명만이 충원된 셈.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국립대에 많은 수의 신임교수가 임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대(61명), 충북대(24명), 창원대 (19명) 등 일부 국립대는 이미 교수초빙 공고를 통해 2003년 하반기에 많은 인원의 교수를 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한편으로 국립대 여교수 채용 목표제가 도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립대 여교수의 임용 비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임교수 가운데 여교수는 2백85명(17.6%)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비율을 보여줬지만, 국립대의 경우 42명(11.1%)이 임용돼 지난 해의 12.4%보다 낮은 비율을 나타냈다.
교육부가 법제 정비를 통해 △정부의 여교수 채용 확대를 위한 정책 수립·시행 의무화 △국·공립대(전문대, 산업대 제외) 총장의 여교수 채용 확대를 위한 3년 계획 수립·공표 의무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인문·이학 계열 교수 임용 증가
학문분야별로 봤을 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회 계열·의약학 계열이 강세를 보였다. 사회 계열은 지난 해 23.6%에서 24.2%(3백84명), 의약학 계열은 22.6%에서 23.2%(3백67명)로 늘어났다. 특징적인 면은 지난 해 21.5%를 차지했던 공학 계열이 19.9%(3백15명)로 낮아졌다는 점. 반면 인문 계열은 4.9%에서 8.4%(1백33명)로, 이학 계열은 6.9%에서 8.1%(1백29명)로 크게 늘어났다. 그 외에 예체능 계열은 7.7%(1백22명), 어문 계열은 6.7%(1백6명), 농수산계열은 1.8%(29명)의 비율을 차지했다.
이학 계열의 강세는 BT, NT 분야에 대한 관심이 기초학문인 수학·물리학·화학·생물학 분야의 교수 임용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립대 교수 임용의 증가도 이학 계열의 교수 충원 확대를 가능하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립대에서 임용된 교수 가운데 이학계열은 14.9%였으며, 사립대에서 임용된 교수 가운데 이학 계열은 6%였다.  
 


‘국내 박사’ 우세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에 이어 ‘국내 박사’가 ‘외국 박사’ 보다 많이 임용됐다. 박사학위를 소지한 신임교수 1천2백75명 가운데 국내 박사가 7백21명(56.5%), 외국박사가 5백54명(43.5%)으로 최근 5년들어 국내박사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상위권 대학의 해외박사 선호도는 이와 대조적이었다. 서울대의 경우 75명 가운데 38명(50.7%)이 해외박사였다. 연세대의 경우 33명 중 25명(75.8%)이 해외박사였으며, 서강대의 경우 12명 전원(100%)이 해외박사였다.
외국박사학위 수여국은 미국이 3백41명(26.7%)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일본 63명(5.3%), 독일53명(4.1%), 영국 33명(2.6%), 중국 33명(0.9%), 프랑스 12명(0.9%) 순이었다. 국내 박사 학위자들 중 서울대가 1백6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과학기술원(70명), 고려대(66명), 연세대(48명), 한양대 (33명), 경북대(30명), 부산대(28명) 순이었다.

24개대 20명 이상 교수 뽑아
가장 많은 교수를 뽑은 대학은 서울대로 79명의 교수를 뽑았으며, 40명 이상의 교수를 뽑은 대학은 단국대(48명), 경희대(46명), 인제대(46명), 고려대(45명), 한국외국어대(40명)였다. 다음으로 건국대(39명), 한양대(39명), 부산대(38명), 인하대(37명), 연세대(34명), 전남대(32명), 나사렛대(31명), 중앙대(31명), 한서대(30명), 강원대(29명), 충북대 (28명), 동국대(25명), 세종대(25명), 원광대(25명), 영남대(23명), 계명대(22명), 서울시립대 (21명), 조선대(20명) 순이었다.

수도권 대학 ‘경력교수’ 선호
올해 신규임용 교수 현황을 직급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지역 대학과 지방대학 간의 교원임용의 이원화가 뚜렷하게 진행되는 특징을 보였다. 전체 신임교수의 직급은 전임강사가 53.1%, 조교수가 35.3%, 부교수가 8.8%, 교수가 2.8%의 비율을 보였다면, 수도권 지역 대학의 경우는 전임강사 35.4%, 조교수 45.9%, 부교수 14.1%, 교수 3.2%의 비율을 보였다. 전임강사의 비율이 낮고 조교수와 부교수의 비율이 높은 것.
이는 경력직 교수들이 조교수 이상의 직급으로 임용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방 대학의 경우는 전임강사 67.4%, 조교수 26.8%, 부교수 3.3%, 교수 2.5%의 비율을 보였다.

서울대 모교출신 비율 83.5%
서울대는 여전히 대학들 가운데 모교출신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를 기준으로 서울대는 79명 가운데 66명(83.5%)을 모교출신으로 선발했다. 서울대의 경우, 모교출신도 아니고 해외박사도 아닌 타교출신 국내박사는 3명에 불과했다. 고려대는 45명 가운데 34명(75.6%)을, 경북대는 44명 가운데 23명(52.3%)을, 부산대는 38명 가운데 20명(52.6%)을, 연세대는 34명 가운데 20명(58.8%)을 모교출신으로 채웠다.

교수들 ‘거점대학’으로 자리 이동
한편, 일과성 현상으로 여겨졌던 교수들의 자리 이동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임 교수 가운데 대학을 옮긴 교수는 1천5백85명 중 2백77명으로 전체의 17.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 상반기에는 전체 1천5백21명 가운데 2백57명(16.9%)이, 2002년 하반기에는 7백66명 가운데 1백31명(17.1%)이 대학을 옮긴 바 있다. 지난 해의 큰 특징으로 꼽혔던 대학간 교수 이동이 올해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
‘지방대 교수들의 지방대 이동’과 ‘수도권 소재 대학의 교수들의 수도권 이동’이 증가했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의 경력교수 선호 현상과 지방대 교수의 서울 이동, 지방 군소 도시 대학 교수들의 ‘거점대학’으로의 자리 이동 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대의 경우 79명의 신임교수 가운데 33명(41.8%)이 타 대학에서 자리를 옮긴 경력교수였으며, 연세대는 34명 가운데 14명(41.2%), 한국외대는 40명 가운데 16명(40%), 경북대는 44명 가운데 13명(29.5%)을 경력교수로 뽑았다.

외국에서 재직하던 교수의 국내 영입도 두드러졌다. 이근 애버딘대 교수(경영학)는 서울대 국제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세대에는 박철원 홍콩대 교수(경영학), 김재능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응용과학), 임건신 콜로라도대 교수(경영학), 김현민 교토대 교수(세라믹공학) 등 6명의 교수가 옮겨왔으며, 한양대는 김동철 룻거스대 교수(경제학)를 영입했다.

지역간 이동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대학을 이동한 교수 2백77명 중 지방대에서 지방대로 자리를 옮긴 교수는 89명(31.7%)으로 가장 많았으며, 지방대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옮긴 교수는 79명(28.5%), 수도권 대학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옮긴 교수는 51명(18.4%), 외국 대학에서 국내 대학으로 옮긴 교수는 42명(15.2%), 수도권에서 지방대로 옮긴 교수는 16명(5.9%)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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