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2:45 (금)
장관·의원 교수들의 빈자리
장관·의원 교수들의 빈자리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3.03.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부분 시간강사로 대체…대학측 ‘전략적’ 배려도

새 정부 내각에 진출한 교수들의 빈자리에 대해 대학측은 “동료 교수들로 충분히 메꿀 수 있다”, “시간강사를 충원했다” 등의 설명으로 ‘피해는 없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아무래도 영향을 받는다”, “첫 학기일수록 피해가 크다”라는 입장도 불거져 나왔다.

이번에 정치권으로 빠져나간 교수들이 가장 많은 서울대는 파장도 제일 컸다. 윤영관 교수의 강의 6학점 중 대학원 강의 1개는 폐강됐고, 학부 강의는 시간강사가 맡은 상태다. 차관급으로 인선된 김태유 교수는 총 15학점을 맡은 상태에서 세미나 강의 2개가 폐강되고, 나머지 강의 세개는 타 교수와 시간강사에게 각각 맡겨졌다. 심창구 교수의 강의는 단독 강의 2개와 공동 강의 1개가 타 교수에게 맡겨졌으며, 나머지 6학점은 시간강사로 메워졌다.

명지대에서는 탁병오 교수가 휴직원을 내, 9학점이 현재 시간강사 1명에게 맡겨져 있는 상태다. 권기홍 영남대 교수의 6학점은 타 교수 1명과 시간강사 1명이 맡았다. 제주 정무부지사로 선임된 제주대 김경택 교수 역시 휴직을 한 상태로, 김 교수의 강의 세 개는 현재 시간강사 2명이 맡았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수강신청을 받기 이전에 내정이 확실시돼 혼란을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윤제 서강대 교수 역시 올해부터 안식년을 받기로 돼 있던 터라 큰 차질 없이 ‘외유’를 하게 됐다.
김화중 서울대 교수와 나종일 경희대 교수는 지난 2000년부터 이미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강철규 서울시립대 교수 역시 지난해 1월 부패방지위원장으로 선임되며 휴직원을 낸 바 있다. 서울시립대는 강 교수를 대신할 전임교원을 이미 충원한 상태.

반면 현승일 국민대 교수는 지난 2000년 휴직원을 냈으나 국민대 사회학과는 아직까지 충원을 하지 않아 사회학과 전임교원은 5명이다. 허운나 한양대 교수 역시 2000년에 휴직했고, 교육공학과 전임교원은 1명 줄어 4명이다. 이재정 성공회대 교수 또한 2000년 이후 휴직 상태다.
한편 조융규 계명대 교수는 96년 6월 휴직계를 낸 후, 계속 휴직 상태로 자리를 비우다 지난해 8월에 정년퇴직했다. 현재 정치학과의 전임교원은 3명뿐이다.

이처럼 정계로 떠난 교수들의 ‘장기 외유’에 대해 대학 측은 “정당법,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적법한 휴직”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의 위상을 높이는 등 다른 차원의 봉사”라는 입장도 있었다. 
그러나 “F를 받은 학부생이나 지도 받던 대학원생의 경우 피해가 없을 수 없다”거나 “당분간 새로운 프로젝트는 맡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한 시간강사는 “나보다 학생들이 문제”라며 갑작스레 결정된 강의에 임하는 부담감을 내비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