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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학부제 반대 서명운동 펼치는 김승옥 고려대 교수협의회장(독어독문학과)
[인터뷰] 학부제 반대 서명운동 펼치는 김승옥 고려대 교수협의회장(독어독문학과)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1.0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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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20 11:51:39

학부제가 도입된 지 5년. 대학의 안과 밖에서 학부제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다. 전공선택 시 인기학과에만 학생들이 몰리고 인문학 등의 기초학문은 고사직전이다. 특히 내년부터 모집단위 광역화 확대 실시는 학부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김승옥 고려대 교수협의회장은 지난달부터 학부제 반대 서명운동을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학부제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최근 들어 학부제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교육부는 내년부터 학생들이 원하는 학과로 모두 진학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모집단위를 더욱 광역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인문학이나 기초학문 등 비인기학과의 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학부제로 인한 문제점을 더 이상 방기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학부제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학부제’와 ‘모집단위 광역화’실시는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학부제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점이 많다면 고쳐서 가는 것이 옳지 않는가. 지금 실시하고 있는 학부제는 2학년이나 3학년 때 전공을 선택해 다시 학과체제로 돌아가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학부제로 보기 어렵다. 또 학부제 실시로 교육의 질은 갈수록 저하되고 있고, 학생들의 인기학과 편중현상도 심각한 수위에 도달했다. 지금까지 학과 선택에 제한이 있어 원하는 학과를 가지 못한 학생들은 휴학을 하는 등 학부제로 인한 개인적, 국가적 손실은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비인기학과의 황폐화는 물론 이공계열도 이 같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공대의 경우 인기 있는 전자계열에만 지원하고 소위 ‘굴뚝산업’이라 하는 분야는 지원자가 줄어들고 있다. 결국 학부제 실시는 모든 영역의 인재를 길러내지 못해 지금의 교육부 정책이 나라를 살리는 진정한 교육정책인지 의심스럽다.


△서명운동을 벌이는 ‘올바른 교육개혁을 위한 모임’은 어떤 단체인가.
일부 지방 사립대학 중에는 교수협의회와 같은 교수 단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곳도 있다. 교수협의회가 없는 대학의 교수들이 학부제 반대서명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교수협의회와 별도로 모임을 만들어 진행하게 됐다. 현재 국중광 한신대 교수와 서용자 전남대 교수, 김용민 연세대 교수, 이원양 한양대 교수 등 8명 정도가 참가하고 있다.


△학부제 반대 서명운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지난 1월 전국의 65개 대학에 서명용지를 보내 지난 15일 1차 마감을 마쳤다. 오는 3월말까지 반대서명운동을 마무리 해 국회 교육위원회와 청와대에 서명용지를 보낼 계획이다. 마감 이전에 서명 용지를 보내는 적극적인 교수들도 많아 교수들의 학부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일부에서는 인문학이나 기초학문 하는 사람만이 학부제로 인해 피해를 본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대학의 재료공학과는 99년에 1명, 지난해 9명이 겨우 지원했다. 우리들의 활동은 교육부가 말하는 소위 ‘밥그릇’ 싸움이 아닌 우리 나라 교육개혁과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정당한 분노의 표출이다.


△교육부의 대학자율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비판도 서명취지에 포함되어 있다.
학부제와 두뇌한국21사업을 실시하면서부터 교육부는 대학 자율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점을 상대 평가해라’, ‘두뇌한국21사업에 참가하는 학과가 있는 단과대는 학과조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등 일일이 대학행정에 간섭하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 자율권에 대한 침해 정도가 날아갈수록 높아지자 교수노조에 대해 처음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던 교수들도 지금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수들이 큰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인기학과 교수들이 앞장서 학부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우리 나라 대학들은 교육부 지원금이 대학운영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교육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으므로 교육부의 거시적인 교육개혁 틀 속에서 학부제 개선이 진행되어야 한다. 학부제의 유용성은 대학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교육부는 지원은 하되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한다.
김미선 기자 whwoor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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