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9:10 (금)
[초점 ① ] 우리나라 대학의 초라한 연구비 규모
[초점 ① ] 우리나라 대학의 초라한 연구비 규모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02.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1-02-19 00:00:00
연구자라면 누구나 우리나라 대학의 연구비가 외국대학과 견줘 형편없는 수준일 것이라고 짐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에 드러난 통계는 이런 짐작을 뛰어넘어 연구자들의 의욕을 꺾어버리기에 충분하다. 한민구 학술진흥재단 사무총장은 지난 1일 열린 제2회 민주사회정책포럼(민주사회정책연구원 주최)에서 “우리나라 대학 전체의 연구비가 미국의 존스홉킨스 대학 일년 연구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가 발표한 연구논문 ‘우리나라 학술연구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따르면 지난 98년 한국 대학의 연구비 총액은 7천억원 내외로, 같은 시기 미국의 존스홉킨스 대학의 7천1백65억원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탠포드 대학 5천4억원, 하버드 대학 4천8백21억원, MIT 4천5백21억원 등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우리나라의 웬만한 대학 한해 예산보다 많은 비용을 연구비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학술진흥재단이 대학에 지원한 연구비 7백60억원도 미국과학재단(NSF)의 4조6천7백60억원의 1/62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가 전체의 연구개발비 규모는 더욱 초라한 수준이다. 99년 현재 우리나라의 연구개발비는 정부와 민간부분을 합쳐 1백억만 달러(GDP 대비 2.46%) 정도인 반면, 미국은 우리의 24배가 넘는 2천4백72억만 달러, 일본이 13배가 넘는 1천3백33억만 달러, 독일이 5배 가까운 4백93억만 달러를 넘고 있다. 물론 이는 절대적인 비교이다. 하지만 GDP, GNP 등에 근거한 상대적 비교에서도 우리나라 연구비는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있다. 한 총장은 특히 정부의 연구개발비 부담비율이 외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GNP에 대비해 볼 때 우리나라의 정부부문의 연구개발비는 3%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1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연구개발비 투자가 해가 갈수록 늘고 있기는 하다. 94년 15.9%에서 99년 26.9%로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선진국의 30~40%에는 여전히 견줄 수 없는 비율이다. 연구의 성격상 대학이 주로 담당하는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비도 미약하기는 마찬가지이다. 2000년 현재 정부의 기초연구투자비율은 14.21%에 이르고 있지만 호주(26.1%), 프랑스(22.0%), 미국(16.7%)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이다.
한 총장은 “정부의 살림형편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비를 무턱대고 늘릴 수는 없지만, 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대해야 하며, 대학도 연구 잘하는 교수가 혜택받을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