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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항상 진행 중
연구는 항상 진행 중
  • 이상윤 부경대 박사
  • 승인 2017.10.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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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이상윤 부경대 박사/수산해양LMO 위해성 평가센터 연구원

‘연구’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하여서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하여 진리를 따져 보는 일이라고 한다. 나는 언제 연구를 시작했었을까?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시절 양파 표피세포를 염색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면서, 사전적 의미대로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해 진리를 따져보지는 못했지만, 과학 수업 시간부터 연구를 접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 입학 후에 전공강의를 듣고 연구실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연구를 접할 수 있었다.

나의 연구 분야는 수산·해양생물을 분자생물학적으로 분석하고 형질전환생물을 개발·분석하는 것으로, 포유류를 대상으로 하는 분자생물학 연구와 분석 측면에서는 유사하지만 대상 생물 측면에서는 매우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수산·해양생물을 연구하는 연구자와 대학전공학과의 수도 포유류에 비해 매우 드물다. 어떻게 보면 생소하고 희귀한 연구 분야를 선택하는 데 있어, 어렸을 때 아버지가 어장을 하시면서 물고기에 대한 설명과 환경을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처음 대학 연구실에 들어왔을 때가 학부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날 무렵이었다. 전공 능력은 아직까지 너무나 부족하지만 의욕과 체력은 매우 충만해 다른 학생들에 비해 조금 이르게 연구실에 들어왔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연구실에서 실험복과 실험장갑을 착용하고 실험한 뒤에 실험결과를 논의하며 논문을 작성하는 모습을 상상했으니까. 하지만 그 상상은 연구실에 들어간 후 바로 현실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교수님, 선배님이 사용하시는 단어를 알아들을 수도 없어 연구에 관한 대화에는 참여가 어려웠고, 실험 기구와 기계의 사용 방법 등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더 많았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나는 하나씩 단계를 밟아나가며 생활을 시작했고, 항상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인 “연구 앞에서 겸손하라”는 말씀을 되뇌었다. 그렇게 시작된 연구실 생활과 연구가 15년째 접어들었고 현재는 한국연구재단의 학문후속세대 리서치펠로우 연구과제를 진행하면서 독립된 연구자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또한 하고 싶은 것도 생겼다.

나는 학위과정 중에서 내가 진행한 연구뿐만 아니라 타 과제, 타 연구자가 수행한 연구가 ‘연구’로서만 남는 것을 무수히 봤다. 물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것은 아니며 추후에 그 연구 결과물들이 인용되거나 활용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요즘 하고 싶은 연구의 방향은, 어떻게 하면 연구결과가 산업적으로 연계해 국가발전이나 인류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가 하는 것과 일반인들이 어떻게 연구와 가까워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처음 연구를 접한 건 어린 시절이었음에도, 성인이 된 현재 과학·연구라고 하면 모두들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그 편견을 조금이나마 없애는 데 도움을 주고 싶고, 과학·연구가 항상 일상 가까이에 있으며 삶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위 목표의 성공 여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고 본다. 단, 조건은 나뿐만 아니라 학문후속세대에 해당하는 모든 연구자가 함께 끊임없이 연구를 진행하고, 정부의 정책과 지원, 학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을 때 말이다. 
 

이상윤 부경대 박사/수산해양LMO 위해성 평가센터 연구원

부경대에서 어류 분자생물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산·해양생물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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