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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vs공적 투자의 민낯 … 해외 교육개혁이 주는 교훈은?
민영화vs공적 투자의 민낯 … 해외 교육개혁이 주는 교훈은?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7.10.23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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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육개혁』 보고서, 세계교육개혁의 동향 한 눈에

지난 8월 10일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절대평가 과목을 확대해 과열된 입시경쟁을 완화하겠다던 취지와 달리, 이른바 ‘금수저 전형’이라 불리는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확대될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21일 만에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을 1년 유예하는 걸로 논란을 잠재웠다. 이렇게 대학입시는 국민적 관심사이자, 중요한 정치 바로미터가 돼왔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마다 교육정책에 있어서 민영화와 공적 투자라는 두 가지 갈림길을 마주하기 마련이다. 『세계교육개혁』(린다 달링-해먼드·프랭크 애덤슨·비에른 오스트랜드 엮음, 심성보 옮김, 살림터, 2017.9)은 세계 교육의 흐름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 보고서다. 이 책은 교육 개혁 움직임에서 민영화 접근을 취한 칠레, 스웨덴, 미국과 공적 투자를 강화한 쿠바, 핀란드, 캐나다의 교육정책 집행 이슈를 다룬다. 우리나라 교육개혁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세계교육개혁운동(GERM)은 세균(GERM)?

‘세계교육개혁운동(GERM, Global Education Reform Movement)’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식 교육개혁의 기조와 방향성을 지칭한다. 이 용어는 1970~1980년대 교육부문에서의 시장 기반 정책을 뒷받침하는 의제로서 국가가 교육을 ‘독점’하는데 대한 일종의 해법으로 등장했다. 세계교육개혁운동은 칠레를 선두로 많은 나라로 퍼져나갔다. 이 교육개혁의 다섯 가지 원칙은 학습의 표준화, 문해력과 수리력 과목에의 집중, 미리 정해둔 학습목표 달성, 학교 운영과 교육정책의 민영화, 높은 부담의 책무성 시험제도 도입이다. 그러나 시장 원리에 기반을 둔 교육개혁은 공교육의 황폐화를 불러일으켰고, 교육개혁으로 드러난 병폐들은 ‘세균(GERM)’으로 풍자됐다.

 

세계교육개혁운동의 태동: 칠레의 바우처 체제

1971년 칠레는 교육에 대한 투자와 사회정의를 옹호하던 아옌데 정권의 정책으로 ‘교육 민주화의 해’를 맞이한다. 아옌데 정권은 피노체트에 의해 쿠데타로 축출되고 만다. 독재자 피노체트는 프리드먼의 시장 기반 이론을 교육부문에까지 적용했다. 피노체트는 1980년 국공립 구별 없이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재정을 투입하는 바우처 제도를 시행하면서 ‘프리드먼식’ 교육계획을 따랐다. 그러나 그의 이론과는 달리 프리드먼식 접근은 교육의 불평등을 가중시켰고, 대규모 학생 시위로 번졌다. 바우처를 통해 사립학교에 공적인 재정을 제공하는 방식의 도입은 오히려 교원의 전문성 하락과 사립학교의 자율성 상실로 이어졌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교육의 질을 떨어뜨렸다.

 

기로에 놓인 미국의 교육개혁

지난 40년간 미국에서는 교육개혁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밀워키 시, 뉴올리언스 주 등, 시장 중심 교육개혁을 선택한 지역들은 학생들의 계층화와 차별화가 심화됐다. 밀워키 시는 미국 내 최초로 시장 중심 학교 선택제를 적용한 지역이다. ‘밀워키 공립학교 제도 당국’은 지역구가 운영하는 학교를 늘리고 학교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밀워키 시의 교육 시장에 대응했지만,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한편, 뉴올리언스 주는 미국 내 최초로 학교 운영을 전면 민영화한 도시다. 2005년 카트리나 허리케인 재난 이후, 학교회복지구(RSD)는 뉴올리언스 주의 학교 운영을 지역민이 아닌 차터 스쿨에 맡겼다. 학교가 학생을 선택해 입학시킬 수 있게 한 이 제도는 다인종, 특수학생들에 대한 차별로 이어졌다.

반면, 코넷티컷 주, 메사추세츠 주, 뉴헴프셔 주, 뉴저지 주, 버몬트 주는 장기적으로 공적 투자를 해온 지역이다. 매사추세츠 주 교육위원회는 차터 스쿨 수에 제한을 두고 있으며, 1993년부터 ‘교육개혁법’을 시행해 학교에 실질적인 공적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장려했다. 1994년에는 전문성 개발을 위한 주 단위 계획을 수립해, 역사상 최초로 수학, 과학 부문 여름집중과정과 교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기금제도가 마련됐다.  

핀란드 공교육의 평등한 모델

핀란드는 세계교육개혁운동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았다.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핀란드는 학교 소유자나 경영자를 엄격히 관리하고, 재단이나 법인이 사적으로 학교에 기부하는 일이 없도록 했으며, 학교 간에 우호적인 경쟁을 추구하도록 했다. 핀란드는 1970년대 초반부터 6년 간, 시험 점수를 기반으로 학생의 전공을 구분하던 기존의 시험제도를 폐지하는 수순을 밟았다.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 핀란드는 3년제 교원양성과정을 5년제 일반학술 교육과정으로 확대·개편했다.

이로써 핀란드는 계열을 통합해 학생의 진로가 과목이나 성적으로 결정되지 않도록 했고. 전문적인 교육자들이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교육현장을 마련했다. 핀란드의 교육모델은 학교 간 경쟁이 아닌 협업, 표준화가 아닌 개별 맞춤식 학습, 특정과목 중심이 아닌 전인적 교육을 목표로 했다. 또한, 책무성 시험에 집중하기보다 책임과 신뢰를 기반으로 뒤처지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고 공평한 교육과정에 따른 결과를 지향한다.

GERM을 거부한 캐나다 온타리오 주

캐나다 온타리오 주는 2003년부터 전면적인 교육 시스템의 개혁으로 높은 학업성취를 이뤄냈다. 1995년 보수당 출신 주지사 마이크 해리스는 공교육 예산 삭감, 성과에 대한 외부책임제에 초점을 맞춘 내용의 ‘상식혁명(Common Sense Revolution)’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추진했다. 이에 따라 교원들은 사기가 저하 됐고, 학교는 더 이상 취약 계층 학생들을 지원할 수 없게 됐다.
그러다 2003년부터 온타리오 주에 자유당이 집권하면서 정치적 안정을 회복했다. 주 정부는 학습자의 성취도 격차를 줄이고 교육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개혁을 추진해나갔다. 2006년까지 16억 캐나다 달러가 교육 분야에 추가로 투자됐고, 교사들의 사기를 꺾었던 평가 및 재인증 제도는 철회됐다.

최성희 기자 is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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