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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離合集散’·‘眼下無人’의 해는 가고, 화합의 새해 밝아라
‘離合集散’·‘眼下無人’의 해는 가고, 화합의 새해 밝아라
  • 이은정 기자
  • 승인 2003.0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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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다, 합쳤다, 다시 모이고, 또다시 흩어지고…. 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헤쳐 모여’를 연발한 정치인들과 권력과 실리를 좇아 움직여 ‘철새’라는 별칭까지 회자했던 2002년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교수들은 ‘離合集散’을 선택했다.

교수신문에서 한 해를 마감하는 의미로 전국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해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교수들이 바라본 2002년’이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번 설문은 인터넷과 팩스를 이용해 진행했으며, 교수 1백20명이 참여했다. <관련기사 11면>올 한해 교수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1위로 뽑힌 것은 ‘월드컵 개최 및 4강 진출’ 과 ‘여중생 압사사건과 촛불시위’. 온 국민을 하나로 묶었던 ‘붉은 악마의 응원’과 ‘SOFA 개정운동’ 역시 올해를 대표하는 사건으로 손색이 없다는 의견이다. 그 뒤를 이어 ‘국민 경선과 후보 단일화’가 자리를 차지했다.

김대중 정부의 교육정책 중 베스트 정책으로는 62%에 이르는 교수들이 ‘인문학 지원정책’을 꼽았다. 그러나 ‘좋은 정책이 없었다’ 등 기타 의견이 26%에 이르고 있어 긍정적인 점수를 주기 어려울 듯 하다. 실패한 교육정책으로는 사립학교법 개정 폐기(29%), 두뇌한국21사업(26%), 계약제·연봉제 도입(20%), 모집단위 광역화(14%) 등이 골고루 차지했다.

대학·교수사회 분야에서는 ‘교수노조 설립 1년’과 ‘부당한 교육인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뽑혔다. 지난해 설문에서도 상위 순위에 자리 매김했던 ‘교수노조 설립’은 올해로 1년을 맞으며 많은 아쉬움과 기대를 남겼고, 세종대 김동우 교수 재임용 탈락, 한성대 김동애 비정규직 교수 사건 등 잇따른 재임용·인사 문제 등을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외에도 ‘논문 무단도용 및 표절사건’, ‘총장들의 국립대학발전안 지지’, ‘동국대 교수 성폭행 역고소 사건’ 등도 2002년 대학사회의 대표적 사건으로 집계됐다.

교수 자신의 2002년에 대한 설문에서는 전반적으로 엉거주춤, 사면초가, 전전긍긍, 암중모색, 제행무상, 등하불명 등으로 표현해, 연구와 강의, 그리고 학교 행정 업무와 사회적 활동 사이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교수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내년 가장 바라는 일로 상당수의 교수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 및 시설 마련’으로 답한 것을 볼 때에도 교수들의 학문외적 부담이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이은정 기자 iris79@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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