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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예측한 이론… 100년 만에 확인했다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이론… 100년 만에 확인했다
  • 김재호 과학전문기자
  • 승인 2017.10.16 15: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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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94. 노벨상 받은 중력파 연구

2017년 노벨물리학상은 중력파를 연구한 미국의 과학자 3명에게 수여됐다. 바로 라이너 바이스 MIT 교수, 배리 배리시 칼텍 교수와 킵 손 명예교수다. 킵 손 명예교수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2014)를 감수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한 장본인이다. <사이언스>는 이번 노벨 물리학상 소식을 즉각 전했다. 그렇다면 과연 중력파란 무엇이고, 왜 중요하며, 어떻게 발견돼 왔는지 살펴보자.

현재 중력파 탐지는 미국 루이지애나와 워싱턴 주에 있는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이하 LIGO)와 이탈리아 피사의 VIRGO에서 진행하고 있다. 중력파는 쉽게 생각하면 한 아이가 평평한 고무판을 뛰면 주변의 다른 아이들 몸도 덩달아 출렁이는 것이다. 또한 자석 주변의 자기장이나, 물 표면에 돌을 던졌을 때 일어나는 파동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출렁임도 중력파와 연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1960년대 메릴랜드대의 조지프 웨버는 최초로 중력파 검출기를 제작하고 실험했다. 이후 2015년 9월 14일 중력파 신호가 직접 검출되기에 이르렀다. 쌍성블랙홀에서 방사선 에너지가 중력파에 의해 뿜어져 나온 것이다.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일종의 파장이 발생했고, 그게 이제 우리에게 검출됐다. 13억 년 전 발생한 이러한 충돌은 우주의 대격변이다. 노벨재단에 따르면, 이 시기는 지구상 단세포 생물이 다세포 생물로 막 진화하던 때였다. 물리학자들은 두 블랙홀이 각각 빙빙 도는 것에서 나온 무한한 물결을 탐지했다. 이 진동은 초당 35주기의 주파수(헤르츠)로 나타났고, 0.25초 후 사라지기까지 250헤르츠까지 가속됐다.

중력파가 검출됐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추가 확인 및 분석이 끝나기까지는 수 개 월이 더 걸렸다. 이로써 간접적으로만 알려져 왔던 블랙홀의 존재가 확실해졌고 이후 천문학자들은 중력파의 발생원으로 쌍성계를 눈여겨보았다. 아인슈타인은 이미 100년 전에 중력파를 예측했다.

하지만 그는 정말로 인간이 중력파를 탐지할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워낙 미세하고 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은 중력을 시공의 휘어짐으로 간주한다. 질량을 가진 것이 공간을 흔들어 휘어지게 해 파동처럼 퍼지게 하면 중력파로 퍼진다는 것이다. 평평한 공간 위에 삼각형이 그려져 있다고 해보자. 여기서 공간이 늘어나거나 줄어들면서 휘어지게 되면 삼각형의 각이 변하게 된다. 이러한 곡률로 중력파의 크기를 아는 것이다. 즉, 일반상대성 이론은 질량과 에너지가 시공간을 비틀 때 중력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자유낙하 하는 물체는 구부러진 궤도를 따르는 것이다.

쌍성이 서로 ‘회전’하다가 ‘병합’ 후 ‘안정화’

항성이 다른 별과 짝이 된 경우를 쌍성이라고 하는데, 항성의 50%가 쌍성을 이루고 있다. 쌍성의 하나가 블랙홀이냐 중성자별이냐에 따라 블랙홀 쌍성계, 중성자별 쌍성계와 같이 이름이 달리 붙여진다. 또한 쌍성마다 별들의 거리와 질량, 회전 주기가 다르기에 발생하는 주파수도 다르다. 예를 들면, 태양 질량의 0.07~8배 되는 백색왜성 쌍성의 경우 공전궤도가 길고, 중력이 작아 오래 회전하다가 병합한다. 이 때문에 낮은 주파수의 중력파를 발생시킨다.

되는 순간마다 방출되는 중력파 파동은 모두 다르다. 병합단계에 들어선 별들의 경우 폭발적으로 합쳐져 가장 강한 중력파를 방출한다. 각 단계 중력파의 주파수와 세기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여러 중력파 검출기가 필요하다. LIGO와 VIRGO는 펄서나 중성자별, 블랙홀 쌍성계 등 고주파 대역을 검출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밖에 세계 각지에서 중력파에 의한 공간의 신축을 레이저 간섭계로 포착하려는 시도가 이뤄진다.

원리는 이렇다. 중력파가 다가오면 공간의 신축과 함께 간섭계 내의 거울 사이를 레이저가 왕복하는 거리가 변한다. 레이저는 빛이다. 결과적으로 되돌아오는 레이저 경로 변화로 시공간의 뒤틀림이 측정된다. 즉, 중력파가 L자형 진공관 안으로 들어가면, 이곳에서 반사되는 레이저 빔에 주는 미세한 변화가 측정된다. L자형 진공관 안의 양 끝과 가운데에 거대한 거울이 있다. 이 거울은 빛을 반만 통과시킨다. 이로써 양성자 하나의 1/10,000 너비만큼 작은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작은 변위를 탐지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지진파의 울림, 교통에서의 떨림, 먼 해안선에서 일어나는 파도의 충돌과 같은 진동들을 감쇠시켜야 한다.

블랙홀과 별이 남긴 잔해들

그러나 중력파에 의한 공간의 신축정도는 매우 작다. 블랙홀 합병에서 중력파 신호는 일반적으로 1초 또는 그 이하로만 지속된다. 중성자별의 경우 블랙홀보다 질량이 작고 덜 강력한 중력파를 방출해 합병에서 1분 동안 지속되는 신호를 만들어 낸다.

중력파 관측의 정밀도를 높이려면 중력파 망원경 네트워크가 잘 이뤄져야 한다. 중력파 레이저간섭계, 감마선 망원경, 광학천문대, 우주과학 위성, 중성미자 검출기 등으로 데이터를 교류해 진짜 중력파 신호로 오인될 가짜 신호들을 가려내야 한다.

중력파 탐지가 중요한 이유는 전자기파로만 관측하던 우주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있다. 특히 블랙홀과 별이 폭발하며 남긴 잔해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 물리학자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조건에서의 중력만을 연구했다. 중력파를 연구함으로써 물체의 중력장 에너지가 질량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차지하는 극한 조건에서도 탐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게 바로 중력파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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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2017-10-20 01:20:11
만유인력을 생산할 수 있는 최소 단위는 무엇일까? 만약에 원자가 만유인력을 생산하는 최소 단위라면 그 이하의 물질은 만유인력이 없다는 모순이 발생하므로 최소 단위는 양자가 돼야 하는데 양자 속에 만유인력을 생산, 발사, 고착, 견인하는 시스템이 있을 수 있겠는가?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융합한 통일장이론으로 우주와 생명을 새롭게 설명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 오른 과학자들(김정욱, 김진의, 임지순, 김필립)도 반론을 못한다. 반론을 못하는 이유가 궁금하면 그들에게 물어보거나 이 책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