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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양성’ 체제 사회적 관심 높아져 … 새로운 대안은 없나?
초등교사 ‘양성’ 체제 사회적 관심 높아져 … 새로운 대안은 없나?
  • 박남기 광주교대·교육학과
  • 승인 2017.10.09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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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기의 솔직한 교육 13. 초등교사 양성프로그램 개편 방향은?

최근 서울의 초등임용시험 절벽, 광역시 지역과 도 지역 사이의 임용 시험 경쟁률 양극화, 도 지역 교사들의 대도시로의 이탈이라는 초등교사 수요 공급 관련 이슈가 부각됐다. 이 이슈는 초등교사 양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손쉬워 보이는 대안은 사대처럼 교대 정원을 대폭 증원하는 것인데, 이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법학전문대, 의대, 신학교, 사관학교 등 배운 지식을 다른 분야에 활용하기 어려운 특정 전문 직종 종사자를 양성하는 기관은 수요와 공급을 어느 정도 일치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기관의 입학정원을 크게 늘리면 취업률이 떨어지면서 지원자의 질이 떨어진다. 또한 재학생의 일부만 해당 전문직에 종사하게 될 경우에는 재학생 모두에게 엄격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 또한 어려워진다.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젊음의 시간 낭비, 국가 차원에서는 재원 낭비가 되기 때문이다.

다른 대안은 과거 사법시험처럼 학력과 무관하게 지역별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사람을 대상으로 2-3년 정도 연수를 시켜 교사로 내보내는 것이다. 현행 교대를 법관양성을 위한 사법연수원과 유사한 형태로 전환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초등교사 양성 특성에 비추어 보면 문제가 있다. 초등 예비교사는 여러 과목을 가르치고, 아이들을 전인적인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며, 이들의 타고난 소질을 발견해 훌륭한 인재로 길러내는 담임교사가 되도록 교육받는다.

이러한 업무의 특성상 교육에 대한 남다른 소명의식과 헌신하는 자세를 갖추어야만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역량과 소명의식을 갖춘 초등교사는 2년 정도의 연수로 길러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4년 이상 6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만 원하는 자질을 갖춘 교사 배출이 가능하다. 초등의 경우도 교과 전담교사는 2년 연수를 통해 양성하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이들도 결국은 담임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초등학교의 현실을 고려할 때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교사 양성체제 통합 주장도 고민해봐야

교육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하고자 할 경우에 초등교사 양성은 중등과 달리 2년제의 교육전문대학원이 아니라 학·석사 통합과정의 전문대학원 체제가 바람직하다. 이때 각 지역의 교육전문대학원은 해당지역 교사 공급을 주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수요의 유동성, 예비교사 인력의 다양성 등을 고려해 다른 유형의 교사자격증 소지자나 일반대학생을 학·석사 통합형 교육전문대학원 3학년으로 편입 받는 방안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졸업 시 의사나 변호사 자격시험과 같은 시험을 보게 해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만 발령받게 하는 제도가 병행돼야 한다. 물론 불합격자 비율은 아주 낮게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유치원, 초등, 중등 교사 양성체제에 대한 통합 주장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교사 양성체제는 궁극적으로 하나로 묶거나 연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 경우 선행돼야 할 것은 과잉 공급되고 있는 유치원 교사와 중등교사 양성체제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이들도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일치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급 주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초등교사 양성은 국립대학이 하고 있는데 유치원과 중등교사 양성은 사립대학 담당 비율이 높다. 현 상태에서 국립 교대와 사대를 통합할 경우 국립 유아 및 중등교사 프로그램도 충분한 실습과 질 높은 교직과정을 적용해야 하는데 학생들의 임용시험 합격 비율이 낮은 상황에서 이렇게 가는 것이 타당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구절벽 대비 첫걸음 … 전면적인 투자·개혁 필요

초등의 경우 양성체제에 대한 고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양성 프로그램의 질, 교수 요원의 특성, 교대생의 특성 문제다. 초등교사 양성체제의 특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교대가 높은 소명의식과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음이 입증돼야 한다. 교육여건 차원에서 보면 교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 교수 확보율 등의 기본 여건이 다른 전문직 종사자 양성기관에 비해 상당히 열악하다. 교수들의 교사 양성기관 교수로서의 소명의식과 전문성, 교대 재학생들이 예비교사로서의 소명의식 수준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도 지역 교사 자원 확보를 위한 도교육감 추천입학제 활성화, 교수요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현직교원 교대 파견제도 도입, 실습 내실화를 위한 실습협력학교제도 강화 및 실습기간 연장, 교육과정의 현장 요구 적합도를 높이기 위한 현장형 교육과정 개발, 교대 교수들의 초등현장 체험 기회 강화, 그리고 교육청 협력형 초등교사 양성 등 전면적인 프로그램 개편과 지원체제 개혁 또한 필요하다.
인구절벽으로 인해 우리사회에도 일본과 같은 고급인력 부족 사태가 곧 몰아닥칠 것이다. 이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급감하고 있는 아이들 대부분이 훗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초등교사 양성체제와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와 개혁은 이 모든 것을 대비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박남기  광주교대·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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