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지 계속증가…일부 평가 항목학계 특성 반영 못하고 ‘제자리’
학술지 계속증가…일부 평가 항목학계 특성 반영 못하고 ‘제자리’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7.09.18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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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_ 한국연구재단 학술지‘평가’를 보는 학회들의 시선

학술지 발행기관인 학회들은 한국연구재단 ‘2017년도 학술지평가 결과’를 어떻게 체감하고 있을까? 학회들은 항목과락 배점에 대비해왔다. 등재지 유지를 위해서는 이미 계량돼있는 평가에 맞출 수밖에 없지 않냐’는 게 지배적이다. 학술지가 등재지 권위를 유지해야만 학회 회원도 늘릴 수 있고, 학회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더욱이 교수 업적평가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평가’에 소홀할 수 없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학술지, 학계 질적 향상인가?


매년 등재지 목록에 이름을 올리려는 학술지가 우후죽순생겨나고 있다. 올해 신규평가 학술지 112종이 등재후보 목록에 올랐다. 2015년에는 60종(50.8%), 2016년에는 124종(72.1%)의 학술지가 신규평가를 통해 등재후보로 선정됐다. 3년간 296개의 신규 학술지가 새로 등재후보 목록에 오른 것이다. 등재후보지 대부분은 등재후보를 유지했고, 절반이 넘게 등재지로 선정됐다. 등재후보지의 등재지 선정률은 2015년 45.7%, 2016년 65.0%, 2017년 65.4%로 계속해서 증가했다. 또한, 계속평가에서 등재후보로 탈락하는 비율도 2015년 16.5%, 2016년 8.2%에서 2017년 6.4%로 감소 추세다.
등재지였던 학술지가 등재후보로 떨어지는 비율은 2015년 8.7%, 2016년 14.3%, 2017년 9.3%로 점차 줄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 학회지가 안정화되고 있다는방증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평가 사업의 목적은 ‘국내 학술지의 관리체계 확보를 통해 질적 수준 향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대학들이 교수 업적평가규정에 등재(후보)등급의 학술지 게재이력을 주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연구자들 입장에서는 논문 게재이력(점수)이 필요해 유사한 여러 학회에서 활동하며 논문을 출판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등재(후보)지의 숫자는 늘고 있지만, 논문을 출판할 수 있는 교수들은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일부 학회원들이‘학회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학회마다 논문 게재율을 의식해, 완성도 안 된 논문을 제출 받아 심사에 포함시키거나, 학회지 간 논문 게재를 떠밀어주는 등 편법을 쓰는 경우도 있다. 기존 학술지 평가가 투명하게 진행되더라도, 이 같은‘정량적 평가’의 구멍 때문에 ‘학술지 증가=학문 발전’이란 등식은 좀처럼 성립하기 어렵게 된다.

 

학계에 따라 평가항목 개선해야


학계 특성상 기존 평가제도에서는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곳들도 있다. 평가항목과 배점, 내용평가에서 평가위원의 주관성이 들어갈 여지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 학회는 올해 평가에서 등재지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 학회의 관계자는“우리 학회지의 경우 논문게재율도 낮고, 인용지수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내용평가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기존 평가제도 부분에 불편함을 토로했다.
등재지에서 등재후보지로 떨어진 한 학술지 관계자는“특수하고 전문적인 분야에 기여하는 학문의 경우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정성평가 항목 배점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하소연만 할 수도 없다. 다음 연도의 평가를 대비해 다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등재지 유지판정을 받은 한 학술지의 편집위원장은“학술지평가 규정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역 중심 학술지를 통해 학문적 담론을 나누는 학문공동체들의 특성도 고려돼야 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교수는 여러 학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교수업적평가에 요청되는‘점수’라는 지표에 연구자도, 대학도, 연구재단도 목을 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학술지는 그 자체로 각 학문분야의 담론적산물의 최전선이 돼야한다. ‘점수’로 환원되는걸로 그쳐서는 한국 학문의 성숙과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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