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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연대 13주짜리 지성교류 시작
고대-연대 13주짜리 지성교류 시작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7.09.12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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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공동강의’바람이 분다

고려대(총장 염재호)와 연세대(총장 김용학)가‘진리·정의·자유를 향한 인문학적 성찰’이라는 교과목의‘양교 공동강의’를 지난 7일부터 시작했다. 이들 두 대학의 공동강의는 12월 21일 기말고사까지 13주간 진행한다.
서로 다른 대학이 공동으로 강의를 개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위해 뜻을 같이 했다. 진정한 학문에는 학교와 학문간 장벽이 필요 없다는 데서 추진된 이번 공동강의는 두 대학을 대표하는 교수들의 강의를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라는 점에서, 나아가 한국 정상의 두 사학이 선보이는 지적 향연의 깊이를 측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공동강의는 지난 7일부터 매주 1회씩 진행되고 있다. 각 수업마다 배정된 교수진 명단도 화려하다. 수업 주제는 심리학·사학·철학·법학·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돼있다. 두 대학은 지난 해 말부터 이번 합동 강의를 위해 실무진을 구성해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해왔다. 공동강의는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이 없고 P(패스·pass)/NP(논패스·Non-pass)로 3학점이 주어진다.

단순 체육 교류에서 학문·문화적 교류로

‘연고전’,‘ 고연전’이라는 체육 교류가 두 대학 사이에 하나의 전통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번 공동강의는 일차원적 교류를 넘어 한국의 두 명문 사학이 학문적, 문화적 교류까지 깊어질 필요가 있다는 두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가 작용한 결과다. 공동강의에 앞서 올해 5월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고려대에서‘총장 교차특강’을 진행했으며 이 달에는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연세대에서‘총장 교차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진리·정의·자유를 향한 인문학적 성찰’이라는 전체 강의의 주제에 맞게 참가 교수들은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소주제를 정해 소속 학교와 무관하게 두 대학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예를 들면,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철학’을 주제로 합동 강의가 열리고, 같은 날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는‘법학’을 주제로 합동 강의가 열리는 방식이다. 또한 매 강의마다 두 대학에서 각 1명씩‘리딩멘토’를 맡은 교수들과 함께 토론으로 강의를 마무리를 하게 된다. ‘리

딩멘토’는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과)와 김주환 연세대 교수(언론홍보영상학부)가 맡았다. 리딩멘토는 두 대학의 수업이 끝난 뒤 매일 마지막 1시간씩 있는 토론의 좌장 역할을 한다.


“서로 다른 학문적 전통과 학풍 경험하는 기회”


공동강의 수업 참여 교수진을 섭외하고 강의주제를 선정하는 작업에는 리딩멘토 교수들이 주축이 됐다. 초기 수업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이승환 고려대 교수와 김형철 연세대 교수(철학과)가 함께 일을 추진했다.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학생들이 전공과 학교의 벽을 넘어‘열린 지성’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추진했다”고 설명하며“지난해 말, 겨울방학부터 교수진들의 시간을 맞춰 인문학을 중심으로 사회과학, 이공계 과목으로 수업 과목을 구상했다”며 공동강의 추진과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신촌-안암 두 캠퍼스를 서로 오고가야해서 교수진들의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을 때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이승환 교수는“고려대는 350명, 연세대는 150명 정도의 수강인원이 꽉 찰 정도로 이번 양교 공동강의의 반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개강을 앞두고 두 대학에는 입소문이 퍼져 추가 수강신청이 가능한지 문의가 빗발치고 있을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에서는 최장집 명예교수(정치외교학), 황현산 명예교수(불어불문학), 김민환 명예교수(미디어학)를 비롯해 하태훈 교수(법학), 조성택 교수(철학), 차진아 교수(법학), 최준식 교수(심리학), 허태균 교수(심리학), 손병석 교수(철학), 최용철 교수(중어중문학) 등이 참여한다. 연세대에서는 신규탁 교수(철학), 성태윤 교수(경제학), 김민식 교수(심리학), 이상엽 교수(언론홍보영상학), 조대호 교수(철학), 정명교 교수(국어국문학), 정진배 교수(중어중문학), 설혜심 교수(사학), 이경원 교수(영어영문학)가 공동강의에 참여한다. 두 학교 교수 총 28명이다. 여기에 리딩멘토인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과 김주환 연세대 교수(언론홍보영상학)까지 30명의 교수들이 학문적 교류의 장에 참여한다.
이번 달 주요 강의로는 최준식 고려대 교수의‘정서란 무엇인가?’(7일, 연세대), 조대호 연세대 교수의‘그리스의 서사시와 철학’(21일, 연세대)이 있다. 28일에는 성태윤 연세대 교수가‘한국의 자본주의 진화’를 주제로 고려대에서 강의를 한다. 이호근 연세대 교무처장은“우리 사회의 현안을 관통하는 통합적 주제와 연구대상에 대해 이 시대 최고전문가들의 식견을 한자리에서 들어보는 것으로 좀더 깊이 있는 사유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며“앞으로 두 대학의 학문적 전통과 학풍의 특징을 경험하고 느껴볼 기회를 더욱 폭넓게 제공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강의 교류의 바람 시작되나


그간 대학에 따라 주중·주말, 주간·야간, 캠퍼스간 교차 수강이 진행돼 왔다. 기존 학점교류제도로 학생들이 듣고 싶은 강의를 찾아 듣거나 거리가 가까운 대학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제도화 한 것이다. 청원대와 가야대도 자격증 교차수강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남대는 경북대·부산대의 학생들을 영·호남 교류장학생으로 모집해 운영해온 바 있다.
그러나 고려대-연세대 공동강의는 학내 구성원 간의 자발적인 소통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변별점이 있다. 이들의 공동강의는 두 대학의 내로라하는 석학들이 참여해 학교·학문 간의 경계를 허물고 학문적 소통을 위해 추진됐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들의 강의 교류에도 롤모델이 될 수 있다. 공동강의가 교수 교차교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지성의 성찰과 더 깊은 모색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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