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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항일음악 담은 『항일음악 330곡집』 발간
민족문제연구소, 항일음악 담은 『항일음악 330곡집』 발간
  • 최성희 기자
  • 승인 2017.08.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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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동은 중앙대 교수(창작음악학)가 병상에서 집필한 유작

“삼천만 대중 부르는 소리에 젊은 가슴 붉은 피는 펄펄뛰고 반만년 역사 씩씩한 정기에 광복군의 기빨 높이 휘날닌다” '광복군가 1' 중

1942년 이후 이두산 작사·작곡의 항일노래 ‘광복군가 1’이다. 1940년 중국 충칭에서 창설된 한국광복군이 불렀던 노래다. 노래는 시대를 반영한다. 항일노래에는 일제침략에 저항했던 항일운동의 정신이 담겨있다.

지난 13일 故 노동은 중앙대 교수(창작음악학)가 항일노래를 정리해 5년여 간 집필한 『항일음악 330곡집』이 올해 광복 72주년을 기념해 발간됐다.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은 6년 전 11월 신흥무관학교 100주년 기념으로 항일음악회를 개최한 후 당시 총감독을 맡았던 故 노 교수와 항일노래를 집대성한 자료집을 기획해 출간했다.

이 자료집은 동학농민운동부터 애국계몽운동, 해방운동까지 항일의 현장에서 불렸던 국내외 항일노래 330곡을 담아 정리했다. 1860년대~1900년대 구한말기 항일노래 83곡, 1910년대 68곡, 1920년대 72곡, 1930년대 63곡, 1940년대 44곡까지 총 330곡이다. 구전돼 악보로 전해지지 않던 노래들까지 악보로 정리한 것.

항일음악은 일제침략에 저항해 국권을 회복하고 독립을 이루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지고 불리어진 모든 노래다. 이 노래들은 가요, 가곡, 동요, 가극, 무용, 군가혁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형태로 보급됐다. 민족주의 계열과 사회주의 계열의 모든 항일노래를 총망라했다.

특히 기존 알려진 항일노래 외에도 항일노래 100여 곡을 새로이 발굴해 수록해 의의가 있다. 작사자와 작곡자의 실명 여부, 가사 원문, 출전, 원곡과 출전, 노래의 성격과 유래, 원곡과의 관계, 보급된 지역 등 음악적인 특성을 밝혀 정리했다.

이 자료집에는 동학군이 불렀던 ‘칼노래’, ‘새야새야 파랑새야, 1938년 4월 19일 도산 안창호 선생 추도식에서 불렸던 ‘추도가’, 3월 1일 독립운동 기념식 등에서 불렸던 ‘군가(혁명군가)’, ‘전기가’ 등 항일정신이 담긴 항일노래가 담겨있다. 국내 민요를 차용한 ‘광복군 아리랑’, ‘미나리타령’, ‘광복군 석탄가‘도 있으며, 서양곡을 차용한 노래로는 ’경성‘, ’만세가‘, ’구주전장 한인군가‘ 등이 있다.

그만큼 오랜 집필기간이 필요했다. 책임 집필을 맡은 故 노 교수는 병상에서 마무리 집필 작업을 했다. 그가 작년 12월 작고한 후, 아들인 노관우 국립전통예술고 강사를 비롯해 한국음악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자들이 원고 정리와 마무리 작업을 진행했다.

故 노동은 교수는 중앙대 국악대학장과 한국음악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음악학계의 원로로서 민족음악 연구에 초석이 됐다. 이번 자료집은 그의 유작으로서 국내외 항일노래를 총망라해 해방 72주년을 기념해 세상에 빛을 봤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병상에서도 마무리 작업을 계속하던 故 노 교수의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편집 서문에 전했다. 자료집을 기획한 민족문제연구소는 자료집을 통해 항일음악을 민족의 유산으로서 교육현장에 널리 보전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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